갓난쟁이에게 배우는 창업 마인드셋
갓난쟁이에게 배우는 창업 마인드셋
2024.01.19 17:13 by 최태욱

아기를 키우다 보면 매 순간 여러 감정이 교차하기 마련이다. 물론 현실 육아의 대부분은 고단함과 답답함의 연속이지만, 그저 힘들다고만 하기엔 그 복잡미묘한 기분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 캐리커처인 듯 미니어처인 듯 묘하게 나와 닮은 모습을 보며 유전자의 위대함에 탄복하기도 하고, 스치듯 지나가는 배냇웃음 한 번에 황홀경에 빠지기도 하며, 사람구실 하려고 아등바등하는 모습에 형용할 수 없는 기특함을 느낄 때도 많다.

어느 날은 아기들이 자유분방하게 노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이 녀석들에게 없는 세 가지를 발견했다. 그 세 가지는 바로 ‘잡념’, ‘주저함’, 그리고 ‘눈에 뵈는 것’이다.

아기들에게 좋아하는 장난감을 쥐여주면 그 어떤 잡념도 없이 거기에만 집중한다. 어렵사리 터득한 모든 스킬, 즉 잡기, 물기, 빨기 같은 동작들을 총동원하여 놀이에 몰두한다. 그 순간 아기들의 우주에는 오롯이 자신과 장난감 둘 뿐이다.

어떤 행동이든 결코 주저하지 않는 것도 아기들의 특징이다. 이들은 결코 재거나 미루는 법이 없다. 엄마가 현관문을 여는 소리와 동시에 현관문을 향해 미끄러지듯 기어가고, 기저귀를 가는 중에도 소변이 땡기면 거침없이 쏴버린다. 언젠가 물이 펄펄 끓고 있는 주전자를 향해 주저 없이 손을 뻗는 아기를 보면서 화들짝 놀랐던 기억도 있다. 단언컨대, 인간의 전 생애주기를 통틀어 가장 실행력이 왕성한 시기는 영유아기일 것이다.

앞서 두 가지 이유는 ‘아기들은 눈에 뵈는 것이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예전에 어디선가 “아기들은 매일매일 가장 창의적인 방식으로 자살을 시도한다”는 표현을 본 적이 있는데, 이 말이 너무나 사실이라는 사실에 소름이 끼칠 정도다.

 

영유아기는 인간의 전 생애주기를 통틀어 가장 실행력이 왕성한 시기다.
영유아기는 인간의 전 생애주기를 통틀어 가장 실행력이 왕성한 시기다.

아기들은 커가면서 자연스레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탈퇴한다. 결국 사람이 성장하고, 사회화 된다는 것은 이리저리 재고 고민하는 법을 익히는 과정이란 생각이 든다. 그 과정을 거치며 순간순간 최선의 선택을 골라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학습을 거치며 갓난쟁이 시절 순수하고 과감했던 행동력이 사그라지는 것은 다소 아쉽다. 특히 나같이 매사에 잡생각이 많고, 엉덩이가 굼뜬 종자는 더욱 그렇다. 새로운 도전 앞에서 매번 장고 끝에 악수를 뒀던 기억을 떠올리면 아기들의 ‘3無 정신’이 일정 부분 부럽기까지 하다.

잡념이 없다는 것은 순수한 열정과 의욕이 생각을 지배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복잡다단한 현실을 살아내는 우리가 아기만큼의 순수함을 갖기는 힘들다. 사회의 기준도 생각해야 하고, 남들의 시선도 신경 쓰인다. 그렇게 생각하고 신경 쓸수록 잡념이 끼어들 여지는 늘어난다.

잡념을 제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저 자신의 욕망에 솔직해지는 것이다. 사회의 기준이나 남들의 시선을 잠시 제쳐두고 진짜 원하는 걸 찾는 거다. TV에 나오는 유명인사들은 자신의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늘 비스무리하게 대답한다. “그저 즐기면서 했다.” “좋아서 하는 일이라 힘들지 않았다”는 류의 멘트. 그 말이 진심이라면, 잡념을 최소화하며 순수하게 매달릴 수 있었을 것이고. 성취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쌓였을 것이다.

문제는 스스로 무엇을 진짜 좋아하는지 잘 모른다는 데 있다. ‘좋아요’가 지배하고 있는 세상에서 진짜 좋아하는 걸 찾지 못하는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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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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