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신호. 바로 ‘CES’ 개최 소식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ICT 융합 전시회인 CES(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국제전자제품박람회)는 그야말로 우리 시대의 기술이 과연 어디까지 도달했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1월 초에 열리는 특성 덕분에 올해 가장 ‘핫’한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는 장이 되기도 한다.
사실 CES는 국제판 ‘하이마트’ 같은 행사였다. 초반엔 그저 동시대의 최신 가전제품을 나열하는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대에 이르러 그 위상이 급변했다. 생각해보면, 정보통신 기술의 폭발적인 진화와 기술 간 융·복합이 이뤄지기 시작한 것도 딱 그 무렵인데, 이때 기가 막히게 노선 변경을 이뤄냈다. 전시회의 테마를 ‘제품’에서 ‘기술’로 바꾸고 국제 행사로서의 스케일도 확보했다. 시대의 변화를 굉장히 예민하게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한 덕분에 현재의 독자적이며 독보적인 위치로 올라선 것이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전시회가 시작도 하기 전에 분위기가 달궈졌다. 다양한 분야의 혁신 기업들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기네 기술을 뽐내며 전시회의 관심을 돋우고 있는 것. 올해는 특히 국내 벤처·창업기업들이 전시회의 꽃인 ‘CES 2024 혁신상’을 대거 수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들이 보여줄 참신하고 파격적인 기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전시회에서 소개되는 기술적 성과가 모두 우리 일상으로 녹아들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동시대의 가장 뛰어난 기술이기는 하지만, 당장 상용화되어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약간의 시간차를 감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