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9세 젊은 성인에서 지방간이 있는 경우 간암뿐 아니라 갑상선암과 췌장암 등 일부 간외암 발생 위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대서울병원 첨단의생명연구원 지용호 교수와 소화기내과 전호수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39세 성인 409만4천241명을 대상으로 2022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지방간과 장기적인 암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대상 가운데 건강보험 청구자료에서 지방간 진단을 받은 사람은 25만4천897명으로 전체의 6.2%였다.
분석 결과 지방간이 있는 남성은 지방간이 없는 남성보다 전체 암 발생 위험이 1.48배, 여성은 1.23배 높았다.
암종별로 보면 간암 발생 위험이 가장 두드러졌다. 지방간이 있는 남성의 간암 발생 위험은 지방간이 없는 남성보다 2.39배, 여성은 2.88배 높았다.
간 이외의 암에서도 연관성이 관찰됐다. 갑상선암 발생 위험은 남성 1.49배, 여성 1.18배였으며, 췌장암은 남성 1.71배, 여성 2.30배 높았다. 남성에서는 방광암 발생 위험도 1.4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질량지수(BMI)가 25kg/㎡ 미만인 젊은 성인만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도 지방간과 간암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지방간이 있는 경우 간암 위험은 지방간이 없는 경우보다 남성 2.82배, 여성 3.14배 높았다.
다만 연구팀은 이 분석이 BMI를 기준으로 나눈 하위집단 분석이며, 대사 이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정의하는 ‘마른 지방간(lean MASLD)’ 자체를 분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음주 여부를 나눠 분석한 결과에서도 비음주자 가운데 지방간이 있는 사람은 지방간이 없는 사람보다 전체 암 발생 위험이 남성 1.59배, 여성 1.26배 높았다. 간암 위험은 남성 2.60배, 여성 3.43배 높았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비음주자와 음주자의 위험도를 직접 비교한 것이 아니라, 각각의 음주 여부 집단 안에서 지방간 유무에 따른 암 발생 위험을 비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B형간염과 C형간염, 간경변 등을 추가로 고려한 분석에서도 지방간과 간암 발생 사이의 연관성은 남녀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유지됐다. 추적 초기 1~2년 안에 발생한 암을 제외하거나 지방간 진단이 두 차례 이상 확인된 사람으로 분석 대상을 제한했을 때도 전반적인 결과는 비슷했다.
지용호 교수는 “젊은 성인의 지방간을 단순히 간 건강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건강 위험과 연관된 상태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지방간이 확인된 경우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혈당, 지질, 간기능 등 대사 건강 전반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관찰연구인 만큼 지방간이 암을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향후 어떤 젊은 지방간 환자를 고위험군으로 선별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는 이선주 국민건강보험공단 NHIS인공지능실 부연구위원과 신현영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각각 공동 제1저자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ancer Medicine* 9월호에 게재됐으며, 한국연구재단 세종과학펠로우십 연구과제(RS-2023-00210888)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번 연구는 400만명이 넘는 젊은 성인을 장기간 추적한 전국 단위 자료를 통해 지방간과 이후 암 발생의 연관성을 살펴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관찰연구 결과인 만큼 지방간이 암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인지, 또 특정 젊은 지방간 환자에서 실제 암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는 추가 연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더퍼스트미디어 임한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