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이 ‘캐즘’의 터널을 빠져나오려는 모양새다. 그동안 관망에 머물던 소비자들의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기차 견적 비중이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 그 증거다. 전기차가 실제 구매를 비교·검토하는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분위기의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평가다.
이상의 내용은 ‘차봇 모빌리티’가 최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차량 구매 트렌드 리포트’의 골자다. 해당 리포트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차봇 플랫폼에서 실제 차량 구매를 검토한 고객들의 견적 신청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가 차량을 구매하기 직전 견적을 비교·탐색하는 ‘구매 의향 단계’의 데이터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소비자의 관심과 탐색 흐름을 보여주는 선행 지표인 만큼, 향후 자동차 시장의 소비 방향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전기차 견적 비중은 전체의 17.4%로, 지난해 동기(9.9%)보다 약 2배 늘었다. 유가 상승과 친환경차 보조금 확대, 전환지원금 신설 같은 정책적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관심이 높았던 차종은 기아 EV3(35.4%), EV5(22.9%), KGM 무쏘EV(8.3%) 등이다. BYD 씨라이언7이 리스·렌트 시장에서 공동 4위에 오르는 등 중국 전기차에 대한 인식 변화도 감지됐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브랜드의 국내 판매 확대와 신규 브랜드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이러한 흐름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스·렌트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상반기 시장의 주요 특징이다. 전체 견적의 24.0%를 차지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6.6%포인트 증가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길게 이어지며 전략적 소비가 확산되고 있는 것. 리스·렌트 할부의 평균 계약 기간은 50.5개월로 4~5년 계약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차량 가격이 상승하여 초기 구매 부담이 커진 가운데, 월 납입 부담을 분산하는 방향으로 소비자의 금융 선택 기준이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