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는 사람에서 제품을 ‘재창조’하는 역할까지 도맡는다. 짜파구리나 해시태그 등은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다시 생산자로 바통을 넘기는 '참여형 소비문화'의 대표 사례다. 눈여겨 볼 것은 이런 문화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KPR 인사이트연구소는 자사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들이 기존 콘텐츠·제품·스타일을 스스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흐름이 전 산업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신명희 KPR 인사이트연구소 소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자산을 쌓는 것과 동시에 이미 보유한 자산을 현재의 소비 맥락에 맞게 재해석하는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뚜렷한 분야는 역시 식품 업계다. KPR 인사이트연구소 온라인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나만의 레시피’ 관련 언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견’, ‘도전’, ‘취향’, ‘공유’ 등의 키워드가 함께 등장한 것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조합을 새로 만들어 공유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레트로 감성 관련 언급량 역시 지난 2년 새 약 4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점은 연관어의 변화다. 예전의 레트로는 ‘빈티지’나 ‘아날로그’처럼 과거의 분위기와 스타일을 직접 재현하려는 키워드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위로’, ‘공감’, ‘낭만’ 같은 감정 중심 키워드가 뜨고 있다. 연구소 측은 “레트로 소비가 과거의 감정을 현재의 맥락에서 다시 체험하려는 정서적 재발견 소비로 전환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보다 흥미로운 건 기업들도 이러한 경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의 니즈를 쉽게 파악하면서 마케팅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면에서 환영할 만한 문화다. 짜파구리가 유명해지자 동명의 신제품이 출시됐고, 오레오쉐이크가 공식 메뉴로 등장하는 식. 연구소 측 관계자는 “과거에는 브랜드가 제안하고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구도였지만, 이제는 소비자의 취향이 제품 기획 단계에 반영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