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의료진이 말레이시아에서 입안을 통해 접근하는 경구강 갑상선 로봇수술을 처음으로 시행했다. 중동에 이어 동남아시아에서도 국내 로봇수술 술기를 전수하며 한국 의료기술의 해외 진출 사례를 넓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비인후과 정우진 교수팀이 지난 10월 6일부터 8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수면 및 두경부 로봇수술 워크숍(Sleep and Head & Neck Robotic Surgery Workshop)’에 초청받아 강연과 카데바 시연, 라이브 수술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워크숍은 말레이시아 국립대학인 말라야대학교와 부속병원인 말라야대학교 의료원(UMMC)이 주최했다. 정 교수는 해외 연자 가운데 유일하게 명예 초청 연자로 참여해 현지 의료진에게 갑상선 및 두경부 로봇수술 경험과 술기를 공유했다.
이번 일정의 핵심은 경구강 갑상선 로봇수술(TORT)이었다. 이 수술은 아랫입술 안쪽 점막을 절개한 뒤 턱 아래를 지나 목 앞쪽으로 접근해 갑상선을 수술하는 방식이다. 목 앞쪽 피부를 절개하는 기존 수술과 달리 외부에 눈에 띄는 흉터를 남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워크숍 첫날인 6일 정 교수는 흉터 없는 갑상선·두경부 수술의 발전 과정과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관련 구인두암 치료에서 경구강 로봇수술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했다.
7일에는 카데바를 활용해 경구강 갑상선 로봇수술과 구인두암 로봇수술(TORS)을 시연하고 참석자들의 질의에 답했다. 이어 현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할 라이브 수술을 앞두고 사전 리허설도 실시했다.
마지막 날인 8일에는 현지 환자에게 경구강 갑상선 로봇수술을 시행했다. 병원 측은 이번 수술이 말레이시아 최초 사례라고 설명했다. 현지 의료진에 따르면 환자는 수술 후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

정 교수는 앞서 2024년 1월 쿠웨이트 보건부의 초청으로 현지에서 중동 최초 갑상선 로봇수술을 집도한 바 있다. 이번 말레이시아 수술은 국내 의료진의 갑상선 로봇수술 경험과 술기 전수 활동이 중동을 넘어 동남아시아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우진 교수는 “한국에서 꾸준히 발전시켜 온 갑상선 로봇수술을 현지 의료진과 함께 첫 수술로 이어갈 수 있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해외 의료진과 경험을 나누며 한국의 술기가 더 많은 나라의 환자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국내 의료진이 해외 의료기관에서 직접 수술을 시행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술기를 공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경구강 갑상선 로봇수술은 외부 흉터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든 갑상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환자의 병변 상태와 해부학적 조건 등을 고려한 적응증 판단이 중요하다. 단순한 수술 기술 전수를 넘어 현지 의료진의 독자적인 수술 역량 강화와 환자 안전을 뒷받침하는 지속적인 교육·협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더퍼스트미디어 임한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