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댐들이 말라가고 있어요”
“한강 댐들이 말라가고 있어요”
“한강 댐들이 말라가고 있어요”
2015.06.16 19:15 by 황유영
중부지방 극심한 가뭄  “한강 댐들이 말라가고 있어요” 
소양호 상류 지역이 훤히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6월 11일 KBS 뉴스광장 방송 화면)

훤히 바닥을 드러낸 모습, 곳곳에 팬 물웅덩이가 물이 흘렀던 자리임을 알려줍니다. 주위의 산들이 중턱까지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은 어색하기만 합니다. 평소 같으면 녹음과 푸른 물결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을 텐데 말이죠. 이곳은 소양강댐과 소양강 상류지역의 현재 모습입니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중부지방의 가뭄이 날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요원한 비 소식에 주민들의 속은 타들어만 갑니다. 

 서울‧경기‧강원 1~5월 강수량 평년의 57% 수준
한강 수계 댐들 저수율 바닥…지속되면 수도권 용수 공급도 차질 우려

6월 14일 오후 2시 현재,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소양강댐의 수위는 152.69m를 가리키고 있으며, 저수율은 26.2%입니다. 지난해 같은 날 171.2m에 비하면 수위는 20m 가까이 곤두박질 쳤고, 저수율도 46.5%에서 20% 이상 하락한 수치입니다. 1973년 준공 이후 댐 수위 최저치는 지난 1978년 6월 기록한 151.93m로, 현재 수위와 불과 0.8m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역대 최저치 갱신은 물론, 발전 중단 수위인 150m 아래로 떨어지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소양강댐을 비롯한 한강 유역 댐들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14일 현재 충주댐과 횡성댐의 저수율은 각각 23%와 26%로, 평년대비 58%, 68% 수준에 불과합니다. 한강 수계 댐들은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수도권 2천만 시민들의 식수와 생활용수 공급을 책임지고 있어 가뭄이 지속될 경우 큰 파장이 우려됩니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내린 비의 양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역대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자료:기상청)

올 들어 전국 누적강수량은 평년대비 84% 수준인 274.0mm로, 기상청은 특히 서울‧경기 등 수도권 및 강원지역의 누적강수량이 153.3mm로 평년대비 57%에 불과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001년 139.7mm, 1988년 142.3mm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수치로, 전라남도와 경상남도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강수량 부족현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무심한 하늘’…중부지방 장마 늦게 찾아올 듯
농작물 피해 속출, 강원도 속초는 6월 17일부터 제한급수 시행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에는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중부지방에 눈이 적게 내렸고 특히 동해안지방에는 동풍의 영향이 약해 적설량이 매우 적었다고 합니다. 이 기간 영동지방의 강수량은 37.4mm로, 평년의 27% 수준에 그쳤습니다. 봄철 남해안지역은 남해상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강수량이 평년보다 다소 많았던 반면, 중부지방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강수량이 평년의 40~50% 수준으로 매우 적게 나타났습니다.  

1~6월 강수량 평년비(왼쪽, %)와 6개월 표준강수지수(6월 2일 기준) (자료:기상청)

기상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기상청은 당분간 큰 비 소식도 없는데다 장마철도 평년보다 늦게 찾아올 것으로 예상돼, 7월에서야 가뭄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제주도 및 남해안은 평년과 비슷한 시기에 장마가 시작되겠지만, 그 밖의 지방은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상이 지연되면서 장마도 다소 늦게 시작될 것이라는데요.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는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현상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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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시의 한 저수지가 완전히 말라버렸습니다. 인근의 밭작물들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6월 15일 연합뉴스TV 방송 화면)

좀처럼 해갈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농작물 피해 및 용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지역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전국 고랭지 배추 대부분을 생산하는 강원도 평창, 정선, 삼척, 태백지역의 상황이 특히 심각합니다. 파종 시기를 맞은 지금, 도내 고랭지 배추와 무 파종 계획 면적은 7,200ha지만 현재 파종이 끝난 면적은 33%인 2,357ha에 불과합니다. 강원도의 고랭지 배추와 무 생산량은 전국의 98%를 차지한다고 하는데요. 이로 인해 농산물 소비자가도 요동칠 전망입니다.

한편, 강원도 속초시는 6월 17일부터 도내에서 처음으로 제한급수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시의 주 취수원인 쌍천의 수원이 고갈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매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8시간 동안 급수가 제한되며, 이 같은 조치는 안정적인 취수량이 확보될 때까지 계속될 예정입니다. 물 사용량이 많아지는 여름철을 앞두고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게 됐습니다. 

강원도 춘천시 일대에 위치한 소양강댐의 모습(사진:한국수자원공사)

‘대가뭄 주기’에 접어들어 가뭄 장기화할 가능성도
저류시설 확충, 중수도 활성화 등 수자원 확보 위해 다양한 대책 강구해야

가뭄이 오랜 시간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부경대학교 연구팀은 역사 기록과 누적된 관측 정보를 토대로 한반도가 대가뭄 주기에 접어들었다고 밝혀 주목됩니다. 38년 주기의 대가뭄 주기와 124년 주기의 극대가뭄 주기가 있는데, 지금 우리나라가 대가뭄 주기에 들어가 있고, 124년마다 오는 극대가뭄의 시작점에 위치해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소양강댐이 역대 최저수위를 기록한 것이 37년 전인 1978년이었습니다. 당시 3년 동안 지속됐던 가뭄이 같은 해 6월 말 해갈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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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학교 환경대기과학과 오재호 교수는 “비가 오는 데도 주기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물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함과 동시에 강수량도 그에 맞춰서 늘어나면서 물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강수량이 정점을 찍고 점점 줄어들게 되면 그때부터는 물 공급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가뭄이 현실화한다면, 수자원 확보가 큰 과제일 텐데요. 이에 대해 오 교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수자원 확보를 위해 댐과 같은 대규모 저류시설을 확충할 필요가 있고, 이 외에도 해수를 담수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고비용이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죠. 지구온난화로 가뭄이 심화하는 가운데 해수 담수화는 그 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로 지구온난화를 더욱 가속시킬 수 있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셈이죠. 여기서 필요한 것이 중수도인데요. 지금은 대부분 지역에 상하수도는 활성화 돼 있지만 중수도는 그렇지 않습니다. 빗물로 인한 공급은 한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물을 재사용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합니다.” 

양수기, 생수 지원 등 희망브리지의 가뭄 피해 구호활동 모습

매년 재난재해의 순간을 함께했던 희망브리지는 가뭄으로 인한 피해 구호에도 앞장서 왔습니다. 2012년에는 전라남도 도서 지역에 생수 2,080 박스를 긴급 지원했고, 2014년에도 전라북도 지역에 양수기 20여대와 생수 3,000박스를 지원했습니다.
 

현재 가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각 지역 지자체를 대상으로 피해 규모와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희망브리지는 피해 지역에 양수기와 생수 지원을 비롯하여 기타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 적극적인 구호 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가뭄 및 기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이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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