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임아동을 지켜내기 위해, 저희는 오늘도 달립니다”
“방임아동을 지켜내기 위해, 저희는 오늘도 달립니다”
“방임아동을 지켜내기 위해, 저희는 오늘도 달립니다”
2015.03.30 16:25 by 황유영
| 왼쪽부터 (사)미래를여는아이들 김영미 사무국장, 윤나영 간사, 손혜정 간사

방과 후 모든 아이들이 집으로, 학원으로 뿔뿔이 흩어진 학교의 운동장. 책가방을 맨 아이 가 운동장을 배회하고 있습니다. 발로 흙장난을 하는 아이는 한참이 지나도 떠날 생각을 않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접해봤을 광경이지만 이 아이는 주변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방임 피해 아동’일 수도 있다는 사실, 생각해보셨는지요.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사단법인 ‘미래를여는아이들’은 2012년부터 ‘방임아동제로(zero)’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호자 없이 3시간 이상 홀로 있는 아동을 ‘방임 아동’으로 규정하고, 방임아동을 줄이기 위해 방과 후 아동 돌봄 기반 마련 및 인식 전환 캠페인을 벌이는 프로젝트입니다. ‘미래를여는아이들’의 김영미 사무국장은 “모든 문제의 시작에 ‘방임’이 있다”며 방임의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방치된 아동은 보호자가 없으니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해요. 직접적으로는 영양 부족과 사회성 결핍에 시달리고, 나아가 학교 폭력, 성(性) 문제, 학대 피해, 인터넷과 게임 중독으로 이어집니다.”  

 ◎ 한 아이라도 더, 하루라도 빨리   

미래를여는아이들이 2013년에 실시한 ‘천안지역 아동방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방과 후 보호자 돌봄 없이 3시간 이상 혼자 있는 아이들의 비율이 16.1%로 전국 평균 수치인 14%보다 높았습니다. 방임 아동들이 처한 환경은 아주 열악하며 방임에서 다른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김영미 사무국장은 아버지에게 오랫동안 방치됐던 아이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아이는 방치됐던 탓에 게임 중독에 빠졌어요. 성적이 좋은 아이였지만 학교에도 나오지 않게 됐죠. 교사들과 함께 아이 아버지를 찾아가 대화를 시도했지만 방임에 대한 인식이 없으셨고, 아이도 아버지에 대한 불신이 커서 부자 관계 회복이 쉽지 않았어요.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는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도 그 아이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커요.”

| 2014년 충남 천안시 쌍용지구대 아동안전지킴이 방임아동 예방교육

한 아이라도 더, 하루라도 더 빨리 아이들을 방임 상태에서 구하기 위해 미래를여는아이들은 다양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주민들을 찾아가 방임 아동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학교 · 관공서 · 지역아동센터 등과 협력해 토론회 등을 진행했으며, 저녁돌봄(맞벌이나 저소득층 가정의 아동을 밤 10시까지 보살피는 프로그램) 확대를 위해 발로 뛰었습니다. 천안시는 올해 ‘천안시 지역아동센터 저녁 돌봄 사업예산’을 책정하는 등 그 결과는 지금 천안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저녁 돌봄을 진행했어요. 제대로 씻지 못해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던 아이가 공부방에서 저녁 돌봄을 받으며 또래 관계 회복을 이루고 있어요. 방임으로 인해 스마트폰 중독 증세를 보이던 아이는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지도를 받았고, 자신이 ‘영어’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죠.”  

 
“일당백 여전사들은 오늘도 꿈을 꿉니다”
 

미래를여는아이들은 올해부터 ‘방임 아동 인식 개선’ 캠페인에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돌봄 확대도 중요하지만, 부모와 교사, 이웃과 지역사회의 인식 개선 역시 중요하다고 판단했지요. 방임 아동 관련 메뉴얼을 배포하고, 2016년부터는 방임아동 전문 강사도 운용할 예정입니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어요. 동네를 배회하는 아이들이 있으면, 예전에는 이웃들이 집에 데려가 밥을 먹였지만 요즘은 그러기 쉽지 않잖아요. 대신 이웃들이 방치되는 아이들을 찾아 관련 단체에 신고하면, 단체 혹은 지자체에서 방임 아동을 지원하는 거죠.” 

| 2013년 천안지역 방임아동 실태조사 중

하지만 방임에서 아이들을 구하는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미래를여는아이들은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단체인지라 안정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했죠. 지자체 담당 공무원이 바뀌면 동일한 캠페인을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했습니다. 때로는 담당자의 성향에 따라 캠페인에 대한 반응이 바뀌기도 했죠.

“방임아동제로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에는 방임에 대해 사회적으로 합의된 정의조차 없었어요. 하지만 방임 아동들이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이 때 손을 내밀어준 곳이 중부재단이었습니다. 중부재단은 2004년부터 ‘한울타리’ 사업을 통해 충청남도 지역사회 복지증진에 기여하는 복지서비스 및 프로그램의 사업비와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미래를여는아이들의 ‘방임아동제로(zero)’ 프로젝트는 중부재단 ‘한울타리’ 사업을 통해 3년간 지원받았으며, 좋은 성과를 거두어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올해부터는 중부재단이 장기지원 하는 파트너 기관으로서 방임 아동을 줄이기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2014년 충남 천안시 쌍용동 지역사회 아동돌봄협의회 회의

미래를여는아이들은 방임 아동 지원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이 목표입니다. 찾아가는 캠페인뿐만 아니라, 이전보다 더욱 단단해진 네트워크를 통해 공동 대안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방치되어 고통 받는 아이들이 없는 세상. 그 꿈을 향해 미래를여는아이들은 오늘도 바쁘게 움직입니다.

“한 사람이 여러 몫을 하다 보니 힘들때도 있지만 저희의 노력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낼 때 보람을 느껴요. 언제나 아이들의 필요를 생각하면서 달려왔습니다. 앞으로 저희의 활동을 기대해주세요.(웃음)” 

중부재단의  ‘한울타리’ 사업은 충청남도 지역사회 복지증진에 기여하는 복지서비스 및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회복지기관과 단체, 시설을 지원합니다. 매년 1월 중, 지원기관으로 선정된 단체에는 지원금과 정기적인 슈퍼비전을 제공합니다.

<중부재단 ‘한울타리’ 정보>

http://www.jbfoundation.or.kr/business/business.php?seq=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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