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 김제사회복지관 관장 “아빠를 인정해 주는 사람들이 있구나!”
김준수 김제사회복지관 관장 “아빠를 인정해 주는 사람들이 있구나!”
김준수 김제사회복지관 관장 “아빠를 인정해 주는 사람들이 있구나!”
2015.03.16 16:20 by 황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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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여섯 남매 중 한 명은 나처럼 아프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구나….” 

파킨슨병을 앓던 어머니는 자녀들을 불러 모아 말씀하셨습니다. 김준수 씨가 선교사를 꿈꾸며 철학을 공부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제가 할게요, 어머니!” 

사회복지를 전공하면 자신이 어머니를 모실 수 있겠다는 생각에 김준수 씨는 어머니와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지금 김제사회복지관의 관장이 돼 있습니다. 입사 10년만이 2011년, 그는 서른 여섯 살의 나이로 전국 최연소 사회복지관 기관장이 됐습니다. 김준수 관장은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그때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관장의 현재는 어머니에게서 시작된 셈입니다.      

 명함에 ‘관장’ 대신 ‘대표 사회사업가’라고 적은 이유 

전라북도 김제시에 위치한 김제사회복지관은 장애인, 어르신, 취약계층의 삶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김준수 관장의 명함에는 ‘관장’이라는 직함 대신 ‘대표 사회사업가’라는 낯선 명칭이 적혀있습니다.   

“사회복지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기 위해 ‘사회사업가’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관장은 복지관의 사회복지사들을 대표할 뿐이에요. 약자의 입장에 서서 그들을 돕는 사람이라는 본질을 되새기기 위해 관장이라는 표현을 뺐습니다.” 

김준수 관장이 ‘대표 사회사업가’로서의 역할을 수행한지도 벌써 5년째에 접어들었습니다. 김 관장은 “관장이란 무게에 어느덧 익숙해졌다”고 말했지만, 취임 초기에는 부담감이 상당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지금은 40~50대 사회복지관 관장을 많이 볼 수 있지만 김준수 관장이 취임을 했던 당시만 해도 60대 관장이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후배들의 앞길까지 막을 수 있다는 부담을 안고 시작했어요. 관장으로서의 제가 후배들에게 하나의 모델이 되는 셈이 됐죠. 하지만 제가 잘못해서 ‘젊은 사람이 기관장을 맡으면 안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싫었어요. 제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더욱 노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회복지는 음악을 믹싱하듯 다양한 소리를 조화롭게 만드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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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관장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사회복지사의 이미지에서 한 걸음 벗어나 있습니다. 김 관장이 손님을 맞는 관장실에는 기타와 음향 장비가 놓여있고, 정성스럽게 우려내는 차 역시 김 관장이 직접 만들었습니다. 그의 이력에는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방송모델이벤트학과에서 무대예술을 전공한 것인데요. 궁금하면 꼭 배워야 하는 성격 덕분이기도 하지만, 무대예술은 김준수 관장이 추구하는 사회복지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으로 공연을 하거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사회복지는 음악을 믹싱하듯 다양한 소리를 조화롭게 만드는 일이에요. 약자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살만한 사회, 누구도 억울하지 않은 사회, 모두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요.” 

물론 김 관장 역시 사회복지 현장에서 많은 아픔을 겪었습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만난 주민이 숨을 거뒀을 때는 감정적으로 침체기를 겪었어요. 제가 도울 방도가 없는 현실에 자괴감도 느꼈죠.”  

또한, 사회복지사가 된 직후에는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사회에서는 사회복지사의 사명감과 희생만 강조할 뿐, 사회복지사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말하기조차 어렵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동료와 선배들이 김 관장을 든든하게 지탱해주었다고 합니다.  

“사회초년생 시기에는 기관 사정이 매우 열악했어요. 수습 기간에는 월급이 20만 원이 채 안 됐어요. 당시 부장님이 신입직원들의 통장에 사비로 10만 원씩 입금해주셨어요. ‘돈이 아닌 실력으로 보상 하겠다’는 부장님의 말씀을 믿고 따라갔어요. 제가 좌절할 때마다 조언해주는 멘토들이 있었고, 격려해주는 동료와 후배들도 있었고요. 제가 이 길을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죠.” 

  “당신 참 괜찮게 일한 것 같다”는 아내의 칭찬  

“사회복지사는 남에게 도움을 주기만 하는 줄 알았더니 이렇게 받기도 해? 아빠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있구나.” 

지난 해 8월, 필리핀 보라카이 해변을 함께 거닐던 딸이 말을 건넸습니다. 항상 바쁜 아버지에게 “직업이 몇 개야?”라고 묻던 아이들이 비로소 아버지의 직업을 자랑스러워한 순간이었습니다. 중부재단의 사회복지사 안식휴가 지원사업 ‘내일을 위한 휴’를 통해 휴가를 떠났던 김 관장은 모처럼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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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보라카이에서 가족들과 (사진 제공 : 중부재단)

“김제사회복지관의 관장이자 사회복지사로, 또 김준수라는 개인으로서 미래를 고민하던 시기였어요. 바쁘게 달려온 삶을 잠시 멈추고,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과 아내도 ‘이렇게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참 괜찮게 일한 것 같다’며 칭찬해줬어요. 휴식의 즐거움이 두 배가 됐습니다.(웃음)” 

김 관장은 올해도 더 조화로운 지역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바쁘게 달릴 예정입니다. 올해부터는 전북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시작한 김준수 관장의 에너지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주민들의 삶 속에 제가 살아있음을 느낄 때 가슴이 뛰고 즐거워요.  

앞으로도 이 일을 즐겁게 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중부재단은 사회복지사들의 쉼의 필요성을 우리 사회에 알리고, 사회복지사들이 전문 인력으로서 그 역량을 다할 수 있도록 <내일을 위한 休>를 전개합니다. 올해는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 한화생명 지정법인」 지원으로 더욱 의미 있는 休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경력 3년 이상인 실무자와 현직 경력 1년 이상인 사회복지사에게 신청 가능하며,. ‘내일을 위한 휴’에 선정된 사회복지사에게는 안식휴와 휴식비를, 사회복지 기관에는 복리후생비를 지원합니다.

내일을 위한 휴 정보 (http://www.jbfoundation.or.kr/business/business.php?seq=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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