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가장 확실한 모티프를…스마트 미러 홈트 서비스 ‘모티프’
김형민 에이치랩 대표 인터뷰
건강에 가장 확실한 모티프를…스마트 미러 홈트 서비스 ‘모티프’
2021.11.15 01:38 by 이창희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 커다란 상처를 남기고 있다. 가장 민감한 건 역시 건강 문제다. 감염보다 걱정되는 건 삶의 활력 자체가 위축됐다는 점이다.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펜데믹 이후 체중 증가를 경험했을 정도다. 최근 집에서 할 수 있는 비대면 운동 즉 ‘홈트레이닝(이하 홈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치솟는 이유도 그래서다. 특히 젊은 층들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지난해 SNS의 ‘홈트’ 언급량은 전년보다 113% 증가했으며, 홈트 동영상의 유튜브 업로드 건 수와 조회 수는 각각 150%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들을 정조준하는 서비스를 선보이는 스타트업들도 점점 늘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플랫폼을 넘어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트레이닝 그 이상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은 많지 않다. 그 몇 안 되는 스타트업 중 하나가 바로 김형민(35) 대표가 이끄는 ‘에이치랩’이다.

 

김형민 에이치랩 대표.
김형민 에이치랩 대표.

|겁 없던 사회초년생, 고난이도 과제를 자처하다
강원도 출신의 김형민 대표는 비교적 무난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가 자라난 강원도에서는 열심히 공부해 공무원이 되는 것이 보편적인 진로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는 조금 달랐다. 대학을 졸업 후 삼성엔지니어링에 입사했고, 그 순간 인생의 항로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당시 삼성엔지니어링은 다수의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김 대표가 무작정 끌렸던 분야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입사 2년차가 되자마자 무엇엔가 홀린 듯 전격적으로 해외 근무를 자원했다. 그가 선택한 곳은 사우디아라비아 사막 한복판의 샤이바 유전지대였다. 가깝고 날씨가 온화한 동남아도 있었고, 치안이 뛰어난 두바이·아부다비도 있었지만, 비행기를 3번이나 갈아타야 닿을 수 있는 중동의 오지 중 오지에서 승부를 보고 싶었다. 해당 지역은 당시 중동에서 가장 양질의 원유가 쏟아져 나오며, 전 세계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기회의 땅이었다.

“아침저녁으로 모래바람이 쉼 없이 불어대고, 말이 통하는 사람은 몇 없고, 인터넷은 심각하게 느려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요. 스마트폰에 5G도 LTE도 아닌 ‘G’ 하나만 뜨는 건 난생 처음 봤죠.(웃음) 하지만 이렇게 열악한 환경과 난이도를 경험하고 극복하면 역치가 높아져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에 머물던 김 대표의 모습.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에 머물던 김 대표의 모습.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김 대표의 역할은 가스전 프로젝트의 예산 관리를 담당하는 코스트 엔지니어였다. 여느 프로젝트와 달리 협력업체 없이 삼성엔지니어링이 직영으로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그는 선임 관리자 한 명과 함께 비용뿐만 아니라 각종 장비와 자산을 총괄해야 했다. 이름이 ‘모하메드’ 혹은 ‘알리’가 대부분인 현지 노동자 2000여명의 관리도 그의 일이었다.

경력과 연차에 비해 쉽지 않은 업무였다. 그럼에도 그는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스스로를 세뇌시켰다. 무엇보다도 프로젝트 전반을 주도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기에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깨지고 깨닫고…돌고 돌아 데이터를 손에 쥐다
김 대표는 2012년 1월부터 2014년 5월까지 2년 4개월을 사우디 관련 프로젝트에 매달렸다. 누구보다도 귀한 경험을 쌓은 기간이었지만 그만큼의 시련도 감내했던 시간이었다. 한국에 있던 조모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사우디 내의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비자 시스템이 까다롭게 돌아가면서 빚은 상처였다.

“큰 조직에선 불가항력적인 상황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많아요. 이렇게 계속 근무를 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가 찾아 들더라고요. 그래서 어렵사리 좋은 고과를 받았음에도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어딜 가서도 제몫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이미 얻었으니까요.”

‘내 길’이 아니라는 판단에 회사를 나오긴 했으나 막상 적을 둘 곳이 사라지고 나니 막막함이 찾아들었다. ‘당장 오늘부터 무엇을 해야 하지?’라는 고민이 그를 괴롭혔고, 그렇게 반년 동안 그는 소위 ‘핫’하다고 하는 창업 아이템들은 죄다 기웃기웃했다. 하지만 창업은 자신감만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자신의 신분은 분명 예비창업가지만, 어느 순간 주위 사람들에게는  실체 없이 계획뿐인 사람으로 비춰지고 있었다.

그래서 김 대표가 선택한 것이 대학원 진학이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포항공대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링 전공으로 석사 과정을 소화했다. 여기에서 그는 시스템의 ABC부터 존재 이유까지 깊이 공부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대학원생이라는 명확한 신분이 확보되고 나니 생각의 여유가 조금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학교를 다니던 중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서핑보드 제조·판매부터 특이한 제품을 다루는 플랫폼과 플리마켓, 새벽세차 서비스까지 여러 비즈니스를 경험했었죠.”

작지만 다양한 사업과 대학원 공부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그가 배운 가장 큰 소득은 데이터가 가진 본질과 잠재력이었다. 제품·서비스의 판매와 소비, 그리고 플랫폼의 구축과 운영 과정, 그리고 주변의 다른 창업가들로부터 이를 배울 수 있었다.

이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게 된 것은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의 디딤돌 R&D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부터다. 에이치랩을 본격 설립한 김 대표는 치열한 연구·개발(R&D)을 통해 특정 공간 내 대상의 3차원 위치와 움직임을 포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AI 기술로 레이더가 사용자 움직임을 인식하게 하고 인식된 모션 정보를 통해 사물인터넷(IoT) 장비를 컨트롤하는 기술이다. 이는 공장·조선소·VR공간 등에 활용될 수 있을 정도로 고도화됐다.

 

|트레이닝 넘어 ‘케어’를 위한 서비스로
기술적 수준은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준까지 발전했다. 2018년 팁스(TIPS)에 선정된 데 이어 이듬해 제20회 세계지식포럼에 참가, 아세안 스케일업 세션에서 진행된 IR피칭을 통해 최고 영예의 ‘넥스트 유니콘상’을 수상했다.

“기술이 확보됐으니 이를 활용할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다음 단계였어요. 우리는 소프트웨어적인 강점을 분명히 갖췄지만 이게 어딘가에 탑재가 되고 활용이 돼야 한다는 게 숙제였습니다.”

그때 그가 주목한 분야가 바로 홈트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안에 머무는 이들이 늘어나고 운동 수요가 치솟으면서, 홈트는 폭발적인 성장세에 접어들고 있던 터였다. 이를 겨냥해 올해 9월 출시한 것이 바로 스마트 미러 기반의 홈트 서비스 ‘모티프(motif)’다.

 

에이치랩의 스마트 미러 ‘모티프’
에이치랩의 스마트 미러 ‘모티프’

자체 제작한 모티프 오리지널 콘텐츠를 하드웨어인 스마트 미러와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한다. 각종 단계의 클래스와 오프라인 커뮤니티도 여기에 추가됐다. 스마트 미러가 홈트와 관련한 콘텐츠를 보여주고, 동시에 사용자의 자세와 컨디션 정보를 수집한다.

모티프는 현재 골프·복싱·댄스·요가 등 9개 종목에서 200개 이상의 콘텐츠를 자체 제작해 제공하고 있다. 각 종목 크리에이터와 사용자가 소통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이벤트도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다. 이는 기존 홈트 서비스들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밖에서 운동을 하는 것과 같은 분위기와 흥미, 그리고 운동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1 한국전자전(KES2021)을 통해 대중에 첫 선을 보였고,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우리는 트레이닝을 넘어 사용자에게 더 큰 만족과 효능감을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헬스·멘탈을 모두 케어할 수 있는 최고의 서비스를 만들고 싶거든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모두 연결해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겁니다.”

KES2021에 등장한 에이치랩의 모티프.
KES2021에 등장한 에이치랩의 모티프.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으며 편집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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