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과 다르다” 강조했던 IT공룡들, 그간 무슨 일 있었나
“재벌과 다르다” 강조했던 IT공룡들, 그간 무슨 일 있었나
2021.06.08 10:06 by 이창희

21세기 벤처붐과 함께 등장한 국내 IT기업들은 그간 눈부시게 성장해왔다. 유연하고 개방적인 조직문화를 앞세워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삼성·현대·LG 같은 기존 대기업을 제치고 ‘입사하고 싶은 기업’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이 가장 전면에 내세웠던 장점의 이면에는 지독한 갑질을 비롯한 각종 병폐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올해 IT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각종 사건들을 다시 돌아봤다.

 

국내 IT기업들은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국내 IT기업들은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불길한 조짐을 올해 초 있었던 성과급 논란으로 시작됐다. 올해 2월, 국내 최대 규모의 포털인 네이버의 노조가 성과급 산정 기준에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의 메일을 전체 임직원에게 발송하며 갈등을 야기했던 것. 비슷한 시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유서가 올라왔다. 글쓴이는 해당 글에서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동시에 지나치게 가혹한 카카오의 인사평가 제도에 대해서도 분노를 나타냈다.

관심을 갖는 여론이 커지면서 후속 폭로도 잇따랐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의 인사평가 시스템에 적잖은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함께 일하고 싶지 않다’ 등의 항목을 제시하고 여기에 투표한 이들의 숫자를 해당 인물에게 제공하는 등 노동자로 하여금 모멸감과 박탈감을 느끼게 만드는 장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최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이 실시한 근로감독을 통해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을 비롯한 6개 항목을 위반한 사실도 드러났다. 주 52시간 이상 근무, 임산부 직원의 시간 외 근무, 연장근무 기록 금지 지시 등이 적발된 것이다.

 

제주에 위치한 카카오 본사.(사진: letspicsit/Shutterstock.com)
제주에 위치한 카카오 본사.(사진: letspicsit/Shutterstock.com)

지난 5월에는 네이버에서 실제 자살 사건이 발생했다. 네이버 직원인 한 40대 남성이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인근 아파트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것이다.

이 사건의 배경에는 직장 내 갑질 문제가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다는 사실이 후속 언론 보도로 드러났다. 가는 회사마다 괴롭힘으로 문제를 일으켰던 가해자가 네이버에 복귀한다는 소식에 많은 직원들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학연 등을 이유로 경영진이 이를 강행했다.

결국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사외이사로 구성된 리스크관리위원회는 숨진 직원이 근무했던 조직 임원들의 직무정지를 결정했다. 한성숙 대표는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외부 노무법인을 통해 객관적 외부조사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성남 네이버 본사.(사진: SUNG YOON JO/Shutterstock.com)
경기도 성남 네이버 본사.(사진: SUNG YOON JO/Shutterstock.com)

이달 들어서는 국내 최대 게임사인 넥슨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내부 직원들을 프로젝트별로 업무에 투입시켜온 넥슨이 1년 동안 프로젝트를 맡지 않은 인원들을 대상으로 3개월의 대기발령과 함께 임금 대신 임금의 75%에 해당하는 휴업수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노동자들은 넥슨에 소속돼 있으면서도 월급을 100% 받지 못하고 프로젝트에 배치되기 위해 면접을 치르게 된다. 당사자 동의 없이 임금을 삭감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비판과 함께 고용 안정에 대한 논란이 뒤따르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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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으며 편집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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