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Dr.] 화장실 스마트폰 장시간 사용… ‘치핵’ 원인 될 수 있어?
[Health& Dr.] 화장실 스마트폰 장시간 사용… ‘치핵’ 원인 될 수 있어?
2021.05.31 23:04 by 임한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김문진 교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김문진 교수

[더퍼스트 임한희 기자] 언제부턴가 어디를 가든, 어디에 있든 스마트폰 없는 세상은 생각하기 쉽지 않다. 전화나 문자메시지는 기본이고 SNS(사회관계망 서비스), 인터넷 검색, 게임, 동영상 감상에 최근에는 전자결제 기능으로 지갑 없는 세상을 앞당기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 곳곳에 자리한다. 그중에서도 스마트폰을 필수로 챙겨가는 곳이 있다. 바로 화장실이다. 멀뚱멀뚱 앉아 일을 보는 동안 잠시나마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는 자칫 항문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김문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스마트폰이나 독서 등으로 좌식 변기에 장시간 앉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혈액이 항문으로 심하게 쏠리게 해 ‘치핵’을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치질의 70~80%는 치핵… 10명 중 4명은 증상 없어= 치핵(痔核)은 항문 점막 주위의 돌출된 혈관 덩어리를 말한다. 한자로 항문의 질병을 뜻하는 ‘치(痔)’와 덩어리의 의미를 가진 ‘핵(核)’의 합성어다.

치핵은 항문에 생기는 모든 질환을 포함하는 치질의 70~80%를 차지한다. 항문의 점막이 찢어진 ‘치열’이나 항문의 염증으로 구멍(누공)이 발생한 ‘치루’와 구분된다.
 
치핵은 항문 안에 생기는 ‘내치핵’과 밖에 생기는 ‘외치핵’으로 나뉜다. 내치핵은 통증 없이 피가 나거나 배변 시 돌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돌출된 덩어리가 부으면 심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배변 후에도 시원하지 않을 때가 많다. 외치핵은 항문 가까이에서 발생하고 급성으로 혈류가 고여 혈전이 생기면 내치핵보다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항문 주위에서 단단한 덩어리를 만질 수 있고 터지면 피가 난다. 두 유형의 치핵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김문진 교수는 “치핵의 약 40%는 증상이 없지만 혈변이 있거나 혈전이 동반된 경우 통증이 있을 수 있고 항문 주변이 가렵거나 변이 속옷에 묻는 경우도 있다”며 “출혈은 대부분 통증이 없고 주로 배변 활동과 동반돼 나타나는데 대변 끝에 붉은 피가 같이 묻어나오는 형태가 흔하다”고 했다.

◇치핵 수술, 국내 2번째 多 수술… 약물·좌욕 등 보존적 치료= 치핵 수술은 국내에서 백내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시행되는 수술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주요 수술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치핵 수술 건수는 17만4015건이었다. 백내장은 40만2371건이다.
 
치핵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유전적 소인과 잘못된 배변 습관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 장시간 변기에 앉아 있는 습관, 변비, 음주, 설사 등도 치핵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으로 골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치핵이 생기거나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치핵의 진단은 직장수지검사를 통해 대부분 가능하다. 직장수지검사로 확인되지 않는 환자는 항문경 검사를 시행한다. 빈혈이 심하거나 40대 이상에서는 종양 또는 다른 장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내시경이 진행되기도 한다.
 
치핵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이나 좌욕을 이용한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은 ▲보존적 요법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 ▲출혈이 반복되거나 심한 경우 ▲가려움증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 ▲통증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피부 늘어짐으로 인해 불편하거나 제거를 원하는 경우 시행된다.
 
보통 ▲돌출된 치핵 조직을 수술적으로 절제하는 방법 ▲원형 자동문합기로 상부 항문관의 점막이나 점막하층의 절제 또는 고정을 통해 돌출된 치핵 조직을 항문관 안으로 되돌아가도록 하는 방법 ▲치핵 동맥의 결찰을 통해 치핵을 치료하는 방법 등이 있다.
 
◇화장실 스마트폰 사용, 항문 건강 악화 초래… 치질, 항문암 발전은 오해= 치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루 20~30g의 섬유질과 1.5~2리터의 물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변기에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스마트폰 사용이나 독서 등을 금한다. 또 변비나 설사를 유발하는 약물의 복용은 피하고, 증상이 발생하면 따뜻한 물을 이용한 좌욕을 시행한다.
 
간혹 치핵을 포함한 치질이 오래되면 대장암 등 항문암으로 발전한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다만 치루의 경우 항문암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김문진 교수는 “치질과 항문암이 공통으로 보이는 가장 흔한 증상은 항문 출혈인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대장내시경이나 검진을 통해 치질의 악화를 예방하고 조기에 암을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필자소개
임한희

산업경제부 국장. 중석몰촉 <中石沒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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