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 스타트업 ‘플랫비’(PLAT.B)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 중순까지 약 4개월간 영상답변 Q&A 애플리케이션(app) ‘큐리(Curi)’ 서비스 이용자 중 1만9080명(초등학교 3321명, 중학교 8682명, 고등학교 7077명)을 대상으로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중학교 수학과정 정보를 검색한 전체 학생 중에서 고등학생 회원수가 2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 난이도가 높아지다 보니 기초가 없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아지며, 상위 학제 학생들이 하위 단계 수학 과정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례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검색 횟수’로 분석하면 이런 경향이 더 두드러진다. 고등학생이 큐리 앱에서 중학교 수학 정보를 찾은 ‘검색 횟수’는 고등학생이 본인 학제 수학과정에 대해 찾은 ‘검색 횟수’ 대비 약 41% 수준으로 분석됐다. 대학 입시를 앞둔 고3만 보면, 고교 과정 ‘검색 횟수’ 대비 중학교 과정 ‘검색 횟수’ 비중이 약 29%로 나타났다.
‘질문 횟수’를 분석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고등학생들이 중학교 수학과정에 대해 튜터에게 직접 묻는 ‘질문 횟수’가 고등학생이 제 수학과정에 대해 질문한 횟수의 6%를 차지했다. 이런 현상은 고등학교 3학년때 뚜렷이 나타났다. 고1과 고2때 중학교 수학과정에 대해 질문한 횟수는 각각 29%, 16% 수준이었고 고3 비중이 55%를 차지했다. 대학 입시를 앞둔 고3 학생들이 중학교 수학 등 기초 과정을 다시 배우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큐리 이용자 중 초등 과정을 검색한 중학생 비중도 전체 조사대상자의 17% 수준으로 조사됐다.
‘검색’은 큐리 앱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 서비스를 통해 궁금한 내용을 찾아보는 것을 말하고, ‘질문’은 큐리의 튜터들에게 직접적으로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개념이다.
반면 중학생이 고등과정을, 초등학생이 중등과정을 공부하는 등 선행학습을 하는 학생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학생 조사대상자 중 46%가 고등학교 수학과정을 검색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이 중등 수학과정을 검색한 학생 비중은 조사대상자 중 58%로 과반수를 넘었다. 학습 격차가 심화되면서 前 학제 과정을 다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은 반면, 오히려 선행학습을 하는 학생들도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향은 서울시교육청 산하 서울교육정책연구소가 지난 20일 발표한 '코로나19 전후, 중학교 학업성취등급 분포를 통해 살펴본 학교 내 학력격차 실태 분석' 보고서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코로나 유행 전후로 국·영·수 과목에서 중위권 학생이 줄면서 학력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위권 실종이 가장 심각한 과목은 수학으로 2018년 44.4%였던 중2 중위권 비율(60점 이상~90점 미만)이 코로나 여파가 컸던 지난해에는 34.2%로 줄었다.
플랫비 송하영 대표는 “수학 과목은 개념이 연결되는 부분이 많은 특성 때문에 고3이 중학교 수학 과정을 다시 공부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기초 과정에 대한 이해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2022학년도 입시부터 수학영역의 문, 이과 구분이 사라지면서 수학 학습의 중요성이 날로 증대하고 있는 만큼, 학생들이 수학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고 기초과정을 제대로 학습할 수 있도록 더 큰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큐리는 이용자들로부터 “학원이나 과외를 하지 않는 고등학생인데 늘 모르는 것을 질문할 곳이 없어 어려웠지만 큐리 덕분에 학년, 난이도 상관없이 자유롭게 질문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이미 지나친 학년에 대한 질문을 하기가 민망할 때가 많았는데 큐리에서는 그런 눈치를 보지 않고 할 수 있어 좋다”라는 평가를 받는 등 비대면 교육 시대 학생들의 학습 격차를 해소하는 솔루션으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