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과 기술의 결합은 현재진행형…프롭테크를 주목하라”
조인혜 한국프롭테크포럼 사무처장 인터뷰
“공간과 기술의 결합은 현재진행형…프롭테크를 주목하라”
2021.03.30 09:18 by 이창희

바야흐로 프롭테크의 시대다. 과거 토지와 건물에 국한됐던 부동산 분야에 갖가지 스마트 기술이 접목되면서 시대를 대표하는 새로운 산업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통적으로 저변이 넓은 시장에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유입되면서 가능성과 잠재력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다수의 해외 사례에서도 증명됐다. 프롭테크 분야의 국내 스타트업만 300여곳이 넘는 가운데 이들의 절반 이상이 소속된 한국프롭테크포럼의 조인혜 사무처장으로부터 프롭테크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들어봤다.

 

조인혜 한국프롭테크포럼 사무처장.(사진: 한국프롭테크포럼)
조인혜 한국프롭테크포럼 사무처장.(사진: 한국프롭테크포럼)

-현재 국내 프롭테크 생태계가 갖고 있는 잠재력이 궁금하다.
“부동산은 국내 산업 중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분야 중 하나다. 하지만 규모에 비해 디지털 전환은 다른 산업군에 비해 아직 많이 이뤄지지 못했다. 다행히 수년 전부터 부동산 중개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한 것을 계기로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다양한 기술을 가진 기업들도 프롭테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아직 개발이 덜 된 기회의 땅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가장 대표적으로 눈에 띄는 변화를 든다면.
“부동산 중개업계의 변화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과거부터 동네 목 좋은 곳에는 공인중개사무소가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젊은 공인중개사들은 플랫폼을 많이 활용하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굳이 입지가 좋은 오프라인에 자리하고 있지 않아도 기존 플레이어들과 경쟁할 수 있고, 실제로 성과를 거두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분명 성장하고 있는 분야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초기 단계다 보니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건설 분야의 기존 플레이어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과 함께 상생과 협업을 모색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좋은 모델이 나와야 한다. 또한 수도권 밀집도가 높은 우리나라 특성에 맞춰 다양한 서비스가 개발돼야 하고, 산더미처럼 쌓인 규제도 하나씩 풀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이 같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이 향후 2-3년 내 증명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산업 분야가 힘들었는데, 프롭테크 분야는 어땠나.
“작년 상반기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이라 모든 개발·투자·협업이 멈추거나 미뤄지면서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서 조금씩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우리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작년 4월에 조사했을 때 피해가 크다는 곳이 40% 정도였는데, 11월 조사에서는 그 40% 중의 70%는 매출과 투자 등이 상당부분 회복한 걸로 나타났다.”

 

한국프롭테크포럼 2021년 정기총회.(사진: 한국프롭테크포럼)
한국프롭테크포럼 2021년 정기총회.(사진: 한국프롭테크포럼)

-극복의 구체적인 과정이 궁금하다.
“상반기에는 어차피 힘들고 할 일도 사라지는 바람에 플레이어들이 스스로 그간 미뤄뒀던 것들을 많이 수행하는 시간으로 활용했다. 연구·개발(R&D)에 집중하면서 비대면 전환을 적극 시도했고, 그런 부분들이 하반기에 성과로 나타난 것 같다. 기업들이 대체로 작다보니 유연성과 신속성이 있다. 또한 이 시장의 잠재력을 다들 알고 있다 보니까 지치지 않고 계속 사업을 지속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들 ‘이것만 버티면 성공한다’라는 인식이 느껴졌다.”

-프롭테크 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할 것으로 보는지.
“공간을 매개로 하는 모든 기술이 프롭테크 영역에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이쪽 분야는 계속해서 넓어질 것으로 본다. 단순히 플레이어들만 많아지는 게 아니라 여러 갈래로 분화하는 속도도 빠르다. 계속해서 성장하는 시장이고 현재 1조원 가량인 시장규모는 금세 2-3조원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프롭테크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앞으로의 역할이 궁금하다.
“우리는 프롭테크 분야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결합 과정의 매개가 되려 한다. 만남의 장을 만들고 더 많은 협업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직은 많은 젊은 인재들이 프롭테크라는 개념을 잘 몰라서 자신의 진로로 생각하지 않는데, 이들의 유입을 위한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대학가를 돌면서 진행하는 ‘프롭테크 인 캠퍼스’ 같은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동시에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하고 협의하는 창구도 마련했다. 다행히 그 노력들이 통했는지 지난해 법이 개정돼 프롭테크 기업들이 활용할 지원사업들이 많이 늘어났다.”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으며 편집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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