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가 근로자 부주의 탓?"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 실언에 노동계 격분
"산재가 근로자 부주의 탓?"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 실언에 노동계 격분
2021.02.24 09:43 by 김주현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가 산업재해의 책임을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뉘앙스의 실언을 한 것에 대해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사상 최초로 '산업재해 청문회'를 개최했다. 청문회에는 최근 2년간 산재가 다수 발생했던 9개 기업의 대표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산재 사고 유형을 보니 실질적으로 불안전한 상태의 작업자 행동에 의해 일어났다"면서 "안전 투자를 통해 환경을 개선할 수 있지만 작업자의 불안전한 행동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항상 표준 작업에 의한 작업을 유도하지만 불안전한 행동을 하는 작업자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한 대표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며 질타를 이어갔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재가 작업자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면 산재를 피할 수 없다"며 "철판이 흘러내려 사망사고가 일어났지만 그 전에도 철판이 떨어지는 사고는 많았는데 어떤 조치를 취했냐"고 반문했다.

이어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한 대표의 발언에)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산재 발생 원인이 노동자의 불안전한 행동 탓이면 청문회를 할 이유가 뭐냐"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작업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상황은 이미 엎어진 물이었다.

현대중공업은 산재 사고 사망자가 6년 연속 발생하는 등 사망사고가 많은 기업으로 불명예 낙인이 찍힌 곳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 대표의 책임전가성 발언은 비록 실언이었다고 해도 경영진의 산재에 대한 기본 인식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불과 얼마 전에도 작업 도중 노동자가 철판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곳"이라며 "사측이 산재 사고에 대해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한 대표의 전체 발언을 들어보면 진정성 있는 대책 마련이나 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고 그 자리의 위기만 넘기려는 태도가 엿보인다"며 "이런 이유로 안전보건 책임을 회피하고자 실시하는 '위험의 외주화'가 더욱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4년간 산재 1837건... '산재 왕국'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은 산재 사고가 많기로 정평이 나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현대중공업의 산재사고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 374건 ▲2018년 402건 ▲2019년 534건 ▲2020년 527건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경우 산재사고 중 질병의 의한 건수의 비중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의 질병에 의한 산재 건수는 ▲2017년 261건 ▲2018년 292건 ▲2019년 383건 ▲2020년 320건으로 조사됐다.

임 의원은 업무적 특수성에서 발생하는 직업 질병이 대다수임을 감안해도 산재사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현대중공업은 산재로 인한 사망자가 6년 연속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세부적으로 현대중공업의 산재 사망자는 ▲2016년 5명 ▲2017년 2명 ▲2018년 36명 ▲2019년 3명 ▲2020년 4명 등이다. 

임 의원은 "현대중공업은 중대재해 산재 사망사고 발생율이 매우 높은 대표적 기업"이라며 "산재 원인을 분석하고도 엇박자 대책으로 지속적인 산재 건수 증가세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망사고의 경우 비슷한 케이스나 유사 원인 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산재 사고 근절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김주현

안녕하세요. 김주현 기자입니다. 기업과 사람을 잇는 이야기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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