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트업 요람으로 거듭날 군의 활약 기대해”
민영서 사단법인 스파크 대표 인터뷰
“K-스타트업 요람으로 거듭날 군의 활약 기대해”
2021.02.22 12:41 by 이창희

“제 군 시절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고민의 연속이었어요. 입대하는 순간부터 ‘전역하면 뭐하지’라는 고민을 달고 살았죠.”

민영서 사단법인 스파크(이하 스파크) 대표의 회상이다. 인생 황금기임을 감안하면 너무 아까운 시간이지만 꿈을 꾸기엔 너무 척박한 공간. ‘국방스타트업 챌린지’는 그때의 진한 아쉬움에 대한 민 대표의 솔루션이다. 군 복무 기간을 활용,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생존역량을 키우는 교육과 훈련을 받으면서 청년 개개인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기업가 정신을 함양시키겠다는 의도다. 의도는 적중했다. 론칭 첫 해 805개 팀이 참가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666개 팀이 함께하며 반짝반짝한 아이디어를 겨뤘다. 올해는 전문가 멘토링을 대폭 강화하는 등 더욱 내실 있는 프로그램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 이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하는 민 대표에게 군인정신과 기업가 정신 사이 그 어디쯤에 대한 얘기를 직접 들어봤다.

 

민영서(사진) 사단법인 스파크 대표.(사진: 스파크)
민영서(사진) 사단법인 스파크 대표.(사진: 스파크)

-먼저 ‘국방 스타트업 챌린지’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군복무를 수행하고 있는 장병들을 위해 창업 교육을 제공하며, 추상적인 창업 아이디어를 실질적인 비즈니스로 풀어갈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그렇게 다듬어진 창업 아이템을 가지고 육·해·공군 및 해병대 등 각 군 예선 리그부터 범정부 차원의 창업 경진대회인 ‘도전! K-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국방부가 주최하고 KT&G가 후원하는 등 정부와 기업 그리고 민간단체가 협업해 국방 창업을 지원한다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

-군 부대 내에서의 창업 교육이란 것 자체가 이색적이다.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개인적으로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깊었고 관련 활동도 오래 해왔다. 그 과정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이 비즈니스 역량이 부족해 애를 먹는 모습을 많이 목격했다. 이 부분을 채워주고 싶었다. 특히 군대는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의무 복무를 하고 있지만, 너무 많은 젊은이들이 이 귀한 시간을 허송세월하며 보낸다. ‘우리 젊은이들이 군 복무를 통해 기업가 정신까지 기를 수 있다면’이란 생각으로 출발한 것이다. 우리와 같이 의무 복무를 하는 이스라엘의 사례가 그 결과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젊은이들은 군 복무를 창업 준비과정의 일환으로 여기고 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이스라엘이 세계 1등 창업국가로 발돋움한 비결이기도 하다.”

-군은 폐쇄적이고 경직된 조직이다.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군대와 관련된 크고 작은 프로젝트들을 경험했던 게 도움이 됐다. 2016년 당시 국방부도 범부처적인 사업을 계획하고 있을 때여서 일이 잘 풀렸다. KT&G 등 후원사의 도움도 컸다. 별다른 홍보도 없이 시작했는데 론칭 첫 해에만 800팀 정도가 지원하는 걸 보면서 수요에 대한 자신감 가질 수 있었다. 이후 집체교육도 하고 동아리도 만들어주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개선점을 찾아내 수정 보완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에는 각 군의 하위리그 형태의 경진대회가 신설되면서 코로나19 국면임에도 역대 최대인 940개 팀이 참가했다.”

 

‘2019 국방 스타트업 챌린지’ 창업 경진대회 현장.(사진: 스파크)
‘2019 국방 스타트업 챌린지’ 창업 경진대회 현장.(사진: 스파크)

-군은 일과가 철저하게 정해져 있지 않나. 같이 밤새며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닐텐데.
“당연히 군의 일과가 먼저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와 비교하면 여러 제한도 있고 한계도 명확하다. 우리는 이를 ‘맨 파워’로 커버한다. 최고의 멘토를 배정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멘토와 참가자 간 커뮤니케이션의 질과 양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자연스레 멘토 선정에 심혈을 기울인다. 소위 ‘전투력’이 있고 애정이 많으신 분들이 일순위다. 이런 형태의 교육은 물리적인 접점이 극대화가 돼야 단기간의 임팩트를 낼 수 있는데, 작년에는 비대면으로 치러야 해서 애를 먹기도 했다. 하지만 더 나은 질의 교육과 보육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대안을 찾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프로그램 수료가 실제 법인 설립까지 이어지는 것인가.
“론칭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인큐베이팅을 강화하면서 여러 창업기업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국에서 모여드는 군 장병들의 배경이 모두 다른 만큼 창업하는 분야 역시 각양각색이다. 가장 유명한 건 역시 마시는 링거 제품을 출시한 ‘링티’다. 특히 대학교 때까지 창업 준비를 하다가 군대에 와서 결실을 맺은 사례가 많다. 개발도상국 수인성 질병 예방을 위해 식수 살균처리 기구를 만드는 ‘TAB’나 인공지능(AI) 기반 모바일 크라우드소싱 플랫폼 ‘캐시미션’을 개발한 ‘셀렉트스타’ 같은 곳들이 대표적이다. 다들 ‘군인정신’으로 무장해서 그런지 경쟁력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도전! K-스타트업’ 대회에서는 9개 팀이 결선에 올랐고, 그중 2개 팀은 왕중왕전까지 진출했다.”

-앞으로도 ‘국방 스타트업 챌린지’를 통해 탄생한 스타트업들을 많이 만나 볼 수 있겠다.
“기대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의 근본적인 목표가 대회를 열고, 입상을 시키는 것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전 부대의 장병들을 대상으로 창업을 위한 마인드와 기초체력을 키워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년을 그냥 보낸 젊은이와 이런 역량을 안고 사회로 나간 젊은이의 차이는 크다. 이 차이는 창업뿐만 아니라 다른 여타의 활동에서도 영향을 미친다. 해외 사례를 봐도 기업가 정신 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이 창업뿐만 아니라 취업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직은 군대라는 배경이 가진 특수성 때문에 미비한 점도 많고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지만, 차근차근 풀어내 우리 군이 K-스타트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갈 계획이다.”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으며 편집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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