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리테일의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랄라블라의 행보가 위태롭다.
GS리테일은 지난 2017년 홍콩 AS왓슨으로부터 지분 50%를 인수하며 단독경영권을 확보해 브랜드명을 '왓슨스'에서 '랄라블라'로 바꾸는 등 H&B 시장에서 인지도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 이같은 공격적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랄라블라는 수년째 연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랄라블라는 올해 3분기 219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는 2분기 196억원보다 12% 가까이 증가한 23억원 늘어난 수치다. 랄라블라는 2018년 254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2019년 역시 15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사실상 단독경영을 선언한 이후 영업이익을 낸 적이 없다.
랄라블라는 업계 2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점포 수 역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18년 3월 기준 190개로 점포수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2018년 말에 168개점으로, 1년 후인 지난해에는 140개점으로 줄었다. 현재는 130여 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약 3년 사이에 60여 개의 점포가 없어진 것이다.
랄라블라의 암울한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비 형태가 언택트화되고 있어 매장에 방문해 직접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H&B(헬스앤뷰티) 시장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1위의 CJ올리브영은 즉시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을 앞세워 독주체제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또한 뷰티숍들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위협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세계에서 운영하는 '시코르'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세포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들은 젊은 층을 주 타깃으로 SNS 상에서 활발히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소비층을 늘리고 있다. 또한 다양한 백화점 브랜드와 국내 로드샵 브랜드는 물론 해외에서만 구할 수 있는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해 기존 구매층 외에도 직구족들을 유입시키고 있다.
이에 랄라블라도 매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요기요과 손잡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랄라블라는 GS25에 숍인숍을 입점시키는 등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같은 랄라블라의 노력이 브랜드 인지도와 수익성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랄라블라는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납품업자를 대상으로 부당 반품, 판촉 비용 전가 등 위반 행위에 대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0억5800만원을 부과받아 소비자들에게 '갑질기업'으로 낙인찍힌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상황에서 랄라블라의 반등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GS리테일의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랄라블라는 부진 점포를 일부 정리해 현재 우량점포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배달서비스 대상점 확대와 MD통합 등을 통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