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외주? 스타트업의 ‘귀한 몸’ 개발자를 향한 딜레마
채용? 외주? 스타트업의 ‘귀한 몸’ 개발자를 향한 딜레마
2020.07.16 16:29 by 이창희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말 그대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는 전문가다. 오늘날 상당수 회사에서 필요로 하며, 특히 스타트업에겐 필수에 가깝다. 그래서 많은 스타트업들은 개발 업무를 전담할 직원을 채용하거나 외주를 주곤 한다. 다만 전자는 높은 인건비 부담이, 후자는 완성도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그래서 개발자 스스로 창업에 뛰어드는 경우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비용과 효과 사이의 난제를 품은 개발자, 그 효과적인 용인술을 알아본다.

 

너도 나도 ‘모셔 가는’ 개발자, 어떻게 구해야 할까.
너도 나도 ‘모셔 가는’ 개발자, 어떻게 구해야 할까.

|채용을 원한다면…주니어를 피하고 1년 이상 바라보라
유능한 개발자를 적시에 채용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많은 창업자들 역시 이 부분에 대해 공감한다. 그럼에도 ‘개발자 상주’의 메리트가 훨씬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적임자를 섭외하는 데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스타트업의 단계에 따라 그에 맞는 채용 형태가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이들에 따르면 자본과 인력이 크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비교적 다양한 서비스 개발 경험을 가진 최소 3년차 이상의 개발자가 필요하다. 2명 이상 채용할 여건이 아니기 때문에 그 한 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연차가 낮은 개발자는 상대적으로 ‘몸값’이 작지만 조직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울 수 있다. 한 공공 엑셀러레이터 기관의 실무자는 “창업자나 기획자는 비즈니스 모델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반면, 개발자는 프로그램의 구조와 설계로 접근해 엉성한 결과물이 나오는 사례를 종종 목격한다”고 설명했다.

 

개발이 복잡할수록,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해진다.
개발이 복잡할수록,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해진다.

한 번 채용할 때 최소 1년 이상을 바라보고 뽑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비스가 출시되고 그 이후 초반의 연착륙이 이뤄지기까지 한 개발자가 연속성 있게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 SDS 출신의 한 개발자는 “어떤 스타트업의 서비스가 출시되기 전 대타로 투입된 적이 있었는데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시간과 비용 면에서 스타트업에게 적잖은 손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좋은 개발자를 채용하기 위해 기업이 갖춰야 할 부분들도 존재한다.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것 못지않게 개발자로서의 커리어 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살펴야 하고, 깔끔하고 합리적인 보상 체계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이커머스 분야 스타트업 대표는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개발자에게 비즈니스적인 측면의 경험과 발전을 보장하고,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주를 선택한다면…믿을 수 있는 곳, 그리고 스스로 학습하라
반면 현 시점에서 개발자 채용이 무리로 느껴지거나, 단발성 프로젝트에 개발 업무가 필요한 경우라면 외주를 고려해볼 수 있다. 사업 초기 고용과 시설 투자에 따른 고정비 절감과 개발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외주 활용의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채용이 아닌 외주를 선택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외주 또한 기업 간 거래이기 때문에 신뢰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일부 부당한 개발 업체들은 의뢰 기업의 창업자가 개발에 문외한이란 점을 악용해 고의로 개발 기간을 늘어뜨리거나 추가 비용 부담을 요구하기도 한다.

한 반려동물 케어 서비스 스타트업의 CTO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꾸 추가금을 요구하고 출시 이후엔 업데이트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 처음부터 새 업체와 다시 만들었던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개발자인 지인을 통해 개발 업체를 소개받거나 외주 업체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들도 많다. 개발자 출신의 한 스타트업 대표는 “개발자와 개발 업체들 간에는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고 평판 조회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며 “플랫폼 역시 완전하진 않지만 경매처럼 경쟁이 붙어 합리적인 가격에 외주를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에서 외주 업체를 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스타트업 자체적으로 개발 작업에 대한 이해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스타트업 대표나 공동창업자가 공학적 기초가 없더라도, 자신들의 비즈니스와 연관된 개발에 대한 학습을 조금이라도 해 둬야 한다는 것이다.

전원이 개발자로 구성된 한 스타트업의 대표는 “개발을 조금만 공부해도 개발자나 업체를 보는 안목이 달라진다”며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고 구상한 아이디어를 제대로 구현하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으며 편집증도 없습니다.


Story 더보기
  • [메디컬 info]  3월 21일 암예방의 날, 사망원인 1위 ‘암’… 예방과 조기검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 없어
    [메디컬 info] 3월 21일 암예방의 날, 사망원인 1위 ‘암’… 예방과 조기검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 없어

    [더퍼스트 임한희 기자] 매년 3월 21일은 2006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암 예방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암 발생의 3분의 1은 예방 가능하...

  • 존중의 힘으로 구축한 모빌리티 유니버스…“이젠 소비자 곁으로 바짝!”
    존중의 힘으로 구축한 모빌리티 유니버스…“이젠 소비자 곁으로 바짝!”

    강성근 대표이사가 그리는 차봇모빌리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 “이수명리학, 시대의 아픔과 갈등 극복하는 열쇠 될 것”
    “이수명리학, 시대의 아픔과 갈등 극복하는 열쇠 될 것”

    당신의 이름에는 '대운'이 담겨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