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겐 경기장, 우리에겐 비즈니스 무대!’
스포츠 현장에서 비즈니스 기회 포착하는 스타트업들
‘그들에겐 경기장, 우리에겐 비즈니스 무대!’
2020.06.02 15:57 by 이지섭

문화체육관광부의 ‘2019 스포츠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스포츠산업에서 발생한 매출액은 78조원에 달한다. 전년 대비 4.5% 상승한 수치. 문체부는 국내 스포츠산업 시장 규모가 2023년 95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사태로 성장세가 한 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국내 스포츠 산업의 미래는 밝다. 

응원하는 팀과 희비를 함께하는 스포츠팬들과 더불어, 직접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도 점차 늘고 있다. 새내기 직장인들의 ‘주적’과도 같았던 등산마저 2030대 사이의 유행이 되고 있을 정도다. 최근 코로나로 야외활동이 제한되자 ‘홈트(홈트레이닝)’에 빠지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다. 큰 규모와 빠른 성장세에는 기회가 있기 마련. 이러한 기회를 빠르게 포착하고 가장 먼저 뛰어드는 첨병의 역할은 역시 스타트업에게 제격이다. 

 

스타트업, 스포츠 산업에서 기회를 엿보다
스타트업, 스포츠 산업에서 기회를 엿보다

| 운동은 장비 빨, 의류‧장비 분야로 헤쳐 모여!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은 그 시기와 관계없이 운동의류 및 장비에 대한 구매욕을 갖게 된다. 운동 애호가들의 일차적이고 직관적인 소비대상이자, 운동하는 ‘태’는 물론, 수행능력까지 향상시키는 것이 바로 의류와 장비다. 자연히 이 분야에도 여러 스타트업이 진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사내벤처 프로그램에서 탄생한 ‘솔티드’(대표 조형진)는 지난 2017년 스마트 골프화 ‘아이오핏’을 출시했다. 신발 밑창에 내장된 센서가 스윙할 때의 하중 정보를 포착하고,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코칭을 제공하는 원리다. 제품은 당해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7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했고, 2019년에는 데상트와의 협업을 통해 피트니스 시장에도 진출했다. 현재는 피트니스 센터와 재활센터 등 400여 곳이 넘는 기관에서 해당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으며, 41억원 이상의 누적 투자금도 유치했다. 

 

스마트골프화 아이오핏(사진:솔티드)
스마트골프화 아이오핏(사진:솔티드)

스타트업이라고 해서, 모든 아이템이 고도의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에슬레저(운동을 의미하는 athletic과 여가라는 뜻의 leisure의 합성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요가복 브랜드 '안다르'(대표 신애련)는 "고객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라"는 스타트업의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미션을 잘 풀어낸 기업이다. 창업주는 요가 강사로 일하던 시절 매일같이 착용하는 요가복에서 불편함을 느꼈고, 이를 보완하는 형태로 'Y존'을 커버하는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창업주 스스로가 오랫동안 고객의 입장에서 느낀 불편함을 개선했다는 점은 주효했다. 창업 3년 만에 연 매출 400억원을 달성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에슬레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안다르(사진:안다르 공식유튜브)
에슬레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안다르(사진:안다르 공식유튜브)

| 스포츠 분야 역시 초연결의 시대! 
축구나 야구처럼 많은 인원이 필요한 스포츠는 단체에 속해 있지 않은 이상 즐기기가 쉽지 않다. 팀에 가입한다고 해도 참여 인원들의 스케줄을 맞추고 대관을 하는 과정, 매 달 내야하는 회비, 관계 속에서 느끼는 피로도 등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풋살 경기 매칭 플랫폼 ‘플랩풋볼’(대표 강동규)은 웹과 앱을 통해 개인 참가자들을 풋볼경기에 연결시켜 준다. 서비스 이용자들은 오픈된 경기 일정을 확인하고 참가비를 결제하기만 하면 혼자서도 축구를 즐길 수 있다. 게임이 끝난 후에는 참가자들의 상호평가가 이뤄지는데, 이를 토대로 참가자들을 실력별로 세분화해 장소와 시간에 맞는 경기에 후속 연결해준다. 대형마트나 건물 옥상에 설치된 풋살장 입장에서는 공실률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플랩픗볼은 앱을 론칭한 지 5달 만에 월 평균 참가자수 2000명, 개최경기 150경기를 돌파하는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는 다른 종목으로의 서비스 확장과 구장관리 자동화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풋살경기 매칭 플랫폼 ‘플랩풋볼’(사진:플랩풋볼)
풋살경기 매칭 플랫폼 ‘플랩풋볼’(사진:플랩풋볼)

사람을 모으는 것만큼 장소를 섭외하는 일도 골치 아프다. 스포츠 시설 대부분이 디지털화 되어 있지 않아 시설이용을 위해서는 일일이 전화를 걸어 물어야만 하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골프시장 역시 마찬가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크린골프 간편예약 서비스인 ‘김캐디'(대표 이요한)가 나섰다. 김캐디는 ‘골프시장의 디지털화’를 위해 스크린 골프장 정보를 모아 지도 위에 매장 정보를 표시하고 예약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 시설예약의 복잡성을 최소화했다. 2019년 9월 창업한 이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도, 현재 해당 앱을 통해 예약할 수 있는 스크린 골프장의 숫자만 6000개, 회원 수는 3만 명을 돌파했다. 재 예약 비중 역시 70%에 달해, 골퍼와 사업주 모두에게 환영 받고 있다.

 

디지털화를 통해 골프시장의 정보비대칭성을 해결하겠다는 김캐디(사진:김캐디 페이스북)
디지털화를 통해 골프시장의 정보비대칭성을 해결하겠다는 김캐디(사진:김캐디 페이스북)

| 스포츠는 결국 선수가 하는 것, 플레이어의 역량강화를 위해 
스포츠 시장에서 한 명의 프로선수가 창출해내는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2019년 세계에서 브랜드 가치가 가장 높은 선수는 바로 테니스 스타 로저 페더러다. 해당 선수의 브랜드가치는 73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수들이 속해있는 팀의 가치는 더욱 크다. 메이저리그(MLB)의 뉴욕 양키스는 9609억원, 미국프로풋볼(NFL)의 댈러스 카우보스는 1조 2256억원으로 평가된다. 한 명의 스포츠 스타, 하나의 팀이 상당한 경제적 가치를 가짐에 따라 선수들의 운동능력을 효율적으로 향상시키는 이슈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이 지점에서도 스타트업이 활약하고 있다. 

‘큐엠아이티’(대표 이상기)는 스포츠 선수들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퍼포먼스를 관리·향상시킬 수 있는 ‘플코’ 서비스를 제공한다. ‘당신의 플레이 코치’라는 슬로건을 내건 플코는 데이터를 통해 컨디션체크, 수면관리, 부상예방·예측을 수행한다. 큐엠아이티는 선수 개인과 팀의 퍼포먼스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전방위적 서비스를 통해 짧은 시간 내에 국내 250개 구단, 3500명의 프로 선수를 서비스 회원으로 만들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11월 프리시리즈A 라운드의 투자 유치에도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서비스 확장에 나서고 있다.

 

선수들의 퍼포먼스 향상을 돕는 플코 (사진:큐엠아이티)
선수들의 퍼포먼스 향상을 돕는 플코(사진:큐엠아이티)

축구 종목에 맞춰진 퍼포먼스 향상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핏투게더’(대표 윤진성)는 웨어러블 EPTS(Electronic Perfomance & Tracking System, 성과추적시스템) 기술을 기반으로 축구팀 종합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체개발한 웨어러블 EPTS ‘오코치(Ohcoach)’가 선수들의 유니폼에 장착돼 운동능력을 데이터화하고, 선수들 개인의 운동능력과 성장도·피로도를 지속적으로 분석·개선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아울러 전술변화에 따른 성과를 측정할 수 있어 전술 분석에도 도움이 된다. 핏투게더의 오코치는 지난해 10월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실시한 EPTS 품질 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증 받았다. 현재 K리그 17개 구단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유럽 시장으로의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운동능력을 데이터화해 분석·개선을 돕는 핏투게더(사진:핏투게더)
운동능력을 데이터화해 분석·개선을 돕는 핏투게더(사진:핏투게더)

| 이번 S/S시즌, S/S(스포츠‧스타트업)에 주목하라 
큰 큐모의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면 그 곳은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도 있다. 스타트업 컴퍼니 빌더이자 공유오피스 플랫폼 등 전방위적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패스트트랙 아시아’의 박지웅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시장의 크기는 생각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작은 시장에서는 아주 잘해야 얻을 수 있는 걸, 큰 시장에서는 조금만 잘해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의 크기가 전부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큰 규모의 시장이 보다 좋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스포츠산업의 시장규모는 1500조원에 달하며, 계속해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문체부의 중장기 계획에 힘입어, 해당 시장의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다양한 스타트업들의 등장이 시장의 활력과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기에 충분한 이유다. 변화를 이끄는 이들이 좋은 물살을 만나 더욱 빠르게 성장하며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라면, 2020 S/S 시즌, 스타트업들의 주 무대가 될지도 모를 스포츠 산업계를 주목해보자. 

 

필자소개
이지섭

배우며 쓰고 쓰면서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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