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민우 블랍스 대표 "삼성 나와 스타트업 도전… 블록체인의 진정한 상용화 꿈꾼다"
[인터뷰] 김민우 블랍스 대표 "삼성 나와 스타트업 도전… 블록체인의 진정한 상용화 꿈꾼다"
2020.04.01 11:00 by 김주현
▲김민우 블랍스 대표

"블록체인은 지금 기술적으로는 꽤 성숙한 단계에 왔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비즈니스에서 응용되고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측면은 이제야 걸음마를 뗀 수준입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아직 많습니다. '보여주기식'으로만 활용됐던 블록체인 기술의 진짜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산업영역에 밀접하게 적용되는 진정한 상용화가 목표입니다.“

 
국내 최고의 대기업 삼성에 근무하던 직장인이 블록체인과 사랑에 빠졌다. 뜻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없는 시간을 쪼개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공부에 매진했다. 블록체인에 대해 알아갈수록 그의 생각은 확고해졌다. 결국 그는 동료 6명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개발 기업 '블랍스'를 설립했다. 김민우 블랍스 대표의 이야기다. 

김 대표는 블랍스의 설립 계기에 대해 "암호화폐 붐이 일어났던 시기는 워낙 스캠이나 거래소 파산같은 안좋은 일들이 너무 많았다"며 "그래서 처음에 생각했던 것이 암호화폐 지갑을 만들어서 홀더들의 암호화폐를 보다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당시에 외국의 암호화폐 지갑 브랜드가 하나 있었는데 직접 사용을 해 보니 상당히 불편했다"며 "그래서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다가 암호화폐 지갑을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암호화폐의 부산물처럼 여겨지고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의 진정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산업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Q. 블랍스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블랍스(Blobs)라는 단어가 물방울이라는 뜻을 가지고있다. 원래는 블록체인의 B에 Labs(연구소)를 더해서 '비랩스'라고 지었었다. 근데 어감이 읽다보니 블랍스가 좋았고 마침 물방울이라는 뜻이 블록체인의 본질 중 하나인 탈중앙화 개념과도 의미가 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바꾸게 됐다.

저희는 산업영역에 적용시킬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다. 2018년 출범했고 '블랍스 하이브리드 홀더 브리드'라는 암호화폐 지갑 플랫폼을 만들면서 6명의 동료와 함께 처음 시작하게 됐다. 암호화폐 붐이 일어났던 시기에 블록체인 기술이 조명받기 시작했는데, 워낙 스캠이나 거래소 파산과 같은 안좋은 일들이 많아서. 블록체인에 대한 통상적인 인식이 너무 나빠졌다. 그런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암호화폐를 보다 안전한 자산으로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처음에 생각했던 것이 암호화폐 지갑을 만들어서 홀더들의 암호화폐를 보다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개발에 나섰다. 이후에는 기업들 측에서 코인개발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더라. 그래서 코인 개발 사업도 많이 했었다. 지금 플랫타 생태계에 합류한것은 실질적으로 지난해 쯤인데, 함께 가보자는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지금까지 오게 됐다."

 

Q. 회사를 나와 창업에 도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블랍스를 시작하기 전에는 삼성SDS에서 스마트시티 관련 일을 해왔다. 방범체계나 교통시스템 등의 사물인터넷 분야에 대한 통합 관리와 관제시스템, 인프라 구축 관련 일을 맡았다. 마지막에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쪽 일도 했었는데 그 시기에 블록체인 공부를 하고 있었고 마침 뜻이 맞는 동료들이 있어 함께 나오게 됐다.

우리는 정말 블록체인이 새로운 시장이라고 봤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지만 열정적으로 스터디 모임을 진행해왔다. 그러다가 결과적으로 창업을 하게 됐다. 운이 좋았던 것이 동료들 중 몇명은 블록체인 분야에 대해 심도있게 공부를 했던 사람들이어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고, 다른 동료들은 영업과 마케팅 측면에서 뛰어난 친구들이 있어서 꽤 조화를 이룬 편이었다. 지금도 저를 믿고 함께해준 동료들에게 감사하고 있다."

 

Q. 블랍스만이 가진 기술력?

-"많이 알려진 것이 '콜드월렛'이다. 기존의 온라인 지갑은 PC해킹에 따라 보안성에서 위험도가 매우 높았다. 실제로 보안 이슈들이 많이 발생하지 않았나. 암호화폐 자체가 돈이다 보니까 하나의 금융시스템처럼 발전해야했는데, 암호화폐는 별다른 제재나 규제가 없었다. 보안 시스템이 미달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했고 해킹같은 보안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그래서 온라인이 아니라 오프라인상에서 별도 보관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고 콜드월렛을 생각하게 됐다. 우리 지갑은 카드형태로 만들어 스마트폰에 태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편리성을 도모하면서도 보안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했다.

우리는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주력으로 하면서 실질적으로 산업 영역에 기술을 적용시키는 노하우를 많이 갖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경험을 해 봤다는 것이다. 그 중에 하나인데 중국 물류회사와 함께 일을 했었던 적이 있었다. 물류에 담기는 계약이나 물품의 이력 같은 것들을 블록체인에 담는 작업을 했었다. 코드를 찍어보면 물품에 담긴 히스토리가 고스란히 나오는 식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상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방식이었다. 또 유튜브 관련된 일도 했었는데, 영상물에는 아무래도 저작권과 관련된 이슈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영상 내에 저작권에 관한 내용을 입히는 방식인데 실질적인 영역까지 접근하지는 못했지만, 어느정도 저변을 넓히는 계기는 됐다고 생각한다. 이 밖에도 공문이나 문서같은 것들 워낙 위변조 이슈가 많다보니 이것에 대한 인증을 블록에 담아 위변조를 막는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었다. 엄밀히 말하면 외주를 중심으로 일해왔었고 분야도 사실 중구난방이었다. 그런데 지나고 나니 여태 했던 것들이 블랍스의 자산이 됐고 이 것이 큰 도움이 됐다."

 

Q. 현재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영역은 어떤 것인가?

-"아직은 개발단계에 있지만 앞서 얘기했던 위변조 방지 영역을 확장시켜서 정품인증 서비스를 진행해 볼 생각이다. QR코드 기반으로 해서 블록에 정보를 담아 위변조를 가리는 그런 시스템을 최대한 편리하고 안심할 수 있는 영역으로 만들어 볼 계획이다.

OEM 관련 정품인증을 구현하는 동시에 생산부터 물류과정까지의 정보를 함께 넣어서 정품 여부를 판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명품 가방같은 경우도 찍어만 보면 이것이 진품인지 아닌지를 판별 할 수 있게하는 한편 그 제품이 어떤 경로로 들어왔는지까지 알 수 있도록.

이 시스템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 가능성이 있는데 사기업에서 발행한 문서에 대한 위변조나 유튜브와 같은 콘텐츠 시장에서도 적용시킬 수 있다고 본다. 기존에 존재하는 시스템이긴 하지만 기존 QR코드 정품인증이 복제가 가능한 것이어서 보안성 측면에서 완전하다고 볼 수 없었다. 실제로 대기업에서 이런 비슷한 서비스를 블록체인 기반 개발업체와 손잡고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그런데 시스템을 구축하다보면 비용이 많이 소모되기 마련인데, 우리는 클라우드나 플랫폼을 바탕으로 해서 비용을 대폭 절감시키는 방법으로 구상 중이다. 방향이 정해져서 개발을 실시하고 있는 만큼 5월 정도에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Q. 블록체인의 활용 범위가 생각보다 굉장히 넓은 것 같다. 블록체인 기술의 현 주소에 대한 대표님의 생각이 궁금하다.

-"블록체인의 장점은 투명성과 보안성이다. 누구나 들어가서 볼 수 있고 안전하다. 그런데 아직까지 블록체인하면 암호화폐가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블록체인은 정말 첫걸음을 뗀 수준에 불과하다.

사실 기술적으로는 블록체인이 꽤 성숙기에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산업화 측면에서 보면 암호화폐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모델이 떠오르지 않는다. 솔직히 제대로 비즈니스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고 떠들어대는 곳을 보면 사실 블록체인이 필수적인 기술이 아니다. 암호화폐에 적용했다거나 기존에 있던 시스템에 보안 측면을 얹은 것에 불과하다. 사실 보고 있으면 '굳이 블록체인을 쓸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곳도 많다. 어거지로 보여주기식으로 하는 곳이 많다는 거다. 기술은 우수하지만 실물 경제에서 통용되려면 뭔가 콘텐츠가 입혀져야 상용화로 갈 수 있다고 본다. 정부 주도하에 시도하는 것도 있고 일반 기업들도 고민을 하고 있는 부분이기에 올해가 지나면 어느정도 서비스들이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본다."

 

Q. 앞으로의 비전이 있다면?

-"일단 블록체인에 대한 인식 변화를 첫 번째 목표로 하고 싶다. 이렇게 된 것은 암호화폐 탓이 굉장히 크다고 본다. 이런 인식이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정부에서 의지를 가지고 암호화폐에 대한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고 그런 것들이 시장에서 어느정도 인식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측면이다. 우리도 암호화폐를 넘어서 블록체인을 중점으로 국민들의 인식 개선에 앞장서고 싶다. 특히 산업영역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것이 방법론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회사만을 놓고 본다면 올해 매출성장 500%가 목표다. 서비스형 사업으로 형태를 전환할 계획인만큼 이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정적인 사업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블록체인 사업의 특성상 국내에서 인프라를 갖추고 발판이 넓어지면 해외 진출도 어렵지 않다. 언어장벽이나 국제장벽이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신시장이기 때문에 제대로 사업을 발굴해서 진행하다보면 이 분야에서 선구자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필자소개
김주현

안녕하세요. 김주현 기자입니다. 기업과 사람을 잇는 이야기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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