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창업가 영입이 이어지고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표심을 얻는 동시에 새 분야의 인물 수혈을 통해 이미지 쇄신을 꾀하는 정당의 노림수다. 이를 두고 창업가 출신들이 국회에 진입해 업계의 발전과 규제 개혁을 도모할 수 있다는 긍정론이 나온다. 하지만 과거의 사례로 볼 때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회의론도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타트업 청년창업가로 알려진 조동인 ‘미텔슈탄트’ 대표를 영입을 전격 발표했다.
조 대표는 지난 8년 동안 5번의 창업과 실패를 겪은 인물이다. 2012년 경북대 4학년 시절 스타트업 ‘해피위켄위드어스’ 설립을 시작으로 (주)디바인무브, (주)플래너티브, (주)다이너모트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IT개발업체까지 다양한 창업을 시도한 바 있다.
실패의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창업연구회 ‘솔라이브’를 창립했고, 청년창업동아리 ‘NEST’의 대구·경북 지부장을 지내며 대구·경북지역 청년창업 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날 회견에서 자신을 ‘9년차 청년창업가’로 소개한 조 대표는 “우리 정치도 창업정신과 도전정신으로 국민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국회에서의 창업에 도전한다”고 선언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9일 홍정민 ‘로스토리’ 대표를 영입한 바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출신인 홍 대표도 스타트업 창업가다. 그가 설립한 로스트리는 AI기반 자동화 기술을 접목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중 수임료의 1/3 가격으로 저렴하고 신속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국민을 바탕에 두고 공익적 경제 가치를 우선으로 ‘실생활 4차 산업혁명’의 법률적 준비를 다짐했다.

여의도 정치권에 수혈된 창업가들이 21대 국회에 입성하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같은 상임위에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 해당 상임위에서 스타트업과 창업 분야의 정책을 입안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창업 육성 정책과 예산 지원 등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예산에 창업기업 지원 항목을 크게 늘렸다. 유니콘 기업 100개 육성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당선이 된다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활약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앞서 20대 국회에서 활동한 창업가 출신 국회의원들의 성적표가 신통치 않아서다. IT 창업가로 유명한 김병관 민주당 의원과 디자인벤처 ‘브랜드호텔’ 창업가인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 그리고 IT 전문가로 이름을 날린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등은 나름 고군분투했지만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산통위 관계자는 “아무래도 초선 의원들이다보니 운신의 폭이 넓지는 못했다”며 “국회에 더 많은 창업가 출신들이 들어와 교류하고 협력하는 단계가 돼야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