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국화이바 직원 고(故) 김모씨(32)가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유가족들이 직장 내 갑질로 인한 죽음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13년 한국화이바에 입사해 철도사업부에서 일하던 김 씨는 지난 2017년 특수선사업부로 이동해 일하던 중 지난 9일, 경남 밀양시의 기숙사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동료들에 의해 발견됐다.
유가족들은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씨의 죽음이 단순 자살이 아닌 직장 내 갑질로 인해 희생된 것이며 자식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또 유가족들은 김 씨의 휴대폰에 직장 내 갑질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유서가 존재하는데도 불구, 경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단순 자살로 사건을 종결했다며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어 유가족들은 한 언론을 통해 김 씨가 남긴 휴대폰 메모장 안 유서와 상사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김 씨가 남긴 휴대폰 메모장에는 '책임을 질 수 없어 떠납니다. 죄송합니다. 너무 힘들었어요. 마지막까지 죽기 싫은데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거 같아요. 가족들, 여자친구한테 미안해지네요. 강 과장 차 좀 타고 다니세요. 업무 스트레스도 많이 주고. 하..이 글을 적고 있는데도 무서워서 죽을 용기는 안 나네요. 몇 번 시도해보면 되겠죠...'라는 내용의 유서가 담겨 있다.
유가족들은 부산에 사는 과장 강모씨가 차량 없이 기차를 타고 다녀 밀양역이나 삼랑진역에서 김 씨의 차량을 이용해 출퇴근했으며, 이에 김 씨가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아 했다고 전했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강 씨는 오후 10시~11시 혹은 오전 6시~7시 사이에 메시지를 보내 자신을 태워 같이 출퇴근해 달라고 했다.
이어 유가족들은 고인이 죽기 하루 전인 지난 8일, 본가에 들린 김 씨가 모친과 함께 카센터에 들러 블랙박스를 수리하던 중 오전 11시 40분 경 회사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고 꽤 오래 통화했으며 통화 말미에 "수요일까지 어떤 일이 있어도 해결하겠다'고 말하며 불안해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김 씨의 휴대폰에서 결정적 단서일 수도 있는 해당 통화목록이 사라진 상태였고, 이를 모친이 발견했다.
유가족들은 경남지방경찰청 청문감사관실과 수사과에 재조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노동부에도 직장 내 갑질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 상태다.
이와관련 한국화이바 관계자는 "사측은 이런 부분에 대해 사전에 전혀 인지하고 있지 못했다"면서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