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스타트업? 신한 퓨처스랩 현장에서 답을 묻다
대기업? 스타트업? 신한 퓨처스랩 현장에서 답을 묻다
2019.07.21 22:33 by 이기창

“미래의 제가 저에게 와서 '너 4년 뒤에 이렇게 될거야'라고 말했어도 안 믿었을 것 같아요. 그땐 15일치 월세도 못 내서 쫓겨 날 위기였거든요. 스타트업은 그래서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다양한 기회가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있죠.”

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의 말은 스타트업이 가진 잠재력을 대변한다. 하지만 가공할 잠재력만큼이나 ‘리스크’도 존재하는 게 바로 이 세계다. 누군가에게는 스타트업이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을지로 신한 L타워에서 열린 ‘신한 퓨처스랩 채용박람회’는 이 같은 ‘미지(未知)’의 속성을 가진 스타트업에 대해 탐구하는 시간이었다. AI, 블록체인 등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부터 콘텐츠, 리테일, 핀테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37개 스타트업이 참여해, 취업준비생부터 스타트업 이직 희망자까지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했다. 

 

국내에서도 쿠팡,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과 같은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기업) 스타트업이 등장하며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취업준비생이 공기업이나 대기업을 최우선 순위로 꼽고 있는 게 현실. 그들에게 스타트업 내부의 모습은 ‘미지의 세계’에 가깝다. 

이번 행사는 청년들에게 스타트업을 조금 더 이해시키는 동시에, 이를 통해 구인구직의 장을 활성화 시킬 목적으로 마련됐다. 이들을 돕기 위해 이틀 간 신혜성 와디즈 대표, 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 등을 포함, 참여한 스타트업의 CEO와 재직자의 강연이 진행되었다.

 

│이상과 현실,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취업준비생들이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많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아마 대부분은 실리콘밸리의 애플과 구글을 떠올리며 자유로운 근무환경, 혁신적인 분위기 등을 떠올릴 것이다. 실제로 스타트업 얼리이언스가 대학교 졸업예정자 200명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스타트업을 듣고 가장 먼저 연상되는 이미지로 ‘혁신적인/창의적인’ 항목이 34.5%로 1위를 차지했고 ‘젋은/새로운’ 항목이 32.5%로 그 뒤를 이었다.(출처: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18 –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하지만 스타트업의 실제 모습은 조금 다를 지도 모른다. 특히 자원과 인력이 부족한 초기 스타트업의 환경은 생각보다 열악하다. 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는 강연에서 창업 초기에 있었던 웃지 못할 일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극 초기 스타트업의 현실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아요. 열정페이도 그만한 열정페이가 없거든요. 15년도에 월급이 밀려서 급여를 못 준 적이 있었는데, 당시 개발자가 주말에 과외까지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더라고요.”(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

많은 재직자들은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가장 힘든 점으로 ‘불안정한 미래’와 ‘직무 외에 다양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꼽았다. 오혜신 빅밸류 빅데이터팀 매니저는 “스타트업이 여러분의 생각보다 훨씬 평범하게 일할 수도 있다”면서 “문제는 그렇게 특별할 것 없이 일하면서도, 인력과 시스템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니스트펀드의 초기 모습을 설명중인 서상훈 대표
어니스트펀드의 초기 모습을 설명중인 서상훈 대표

│성장, 성장 그리고 성장!
그렇다면 왜 이 시대 많은 청년들은 이렇게 불안정하고 힘든 미래속으로 자진해서 들어가는 것일까?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얻을 수 있는 장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역시 빠른 성장이다. 자신이 일하는 스타트업이 성장하면 개인의 역량도 기성 회사보다는 훨씬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오혜신 매니저는 “직원 개개인에게 보다 많은 역할이 주어진다는 점은 단점도 되지만 장점도 될 수 있다”면서 “그 속에서 개인의 빠른 성장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더 많은 업무를 경험하고 싶어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경우도 적지 않다.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컨설팅 업체에서 일하다가 회사를 옮긴 곽신재 SBCN 팀장은 ”전공인 시각디자인을 살려 실제 업무에서도 디자인을 하고 싶었다“면서 ”되도록 많은 고객을 만나고 그들이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 때 가장 큰 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강연중인 곽신재 SBCN 팀장
강연중인 곽신재 SBCN 팀장

│대기업? 스타트업? 어디로 가야하오?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스타트업. 그렇다면 취업준비생은 대기업과 스타트업 중 어디로 향하는 것이 좋을까? 핀테크 스타트업인 크레파스(CrePASS)의 박학수 이사가 대기업과 스타트업에서 모두 일해 본 경험을 살린 조언이 도움이 될 수 있을 듯하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중 어디가 좋은지에 대한 정답은 없죠. 대기업은 안정적이지만, 기업 문화에 끌려 다닐 수 밖에 없고, 스타트업은 기회가 있지만 그만큼 힘듭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자신에게 더 맞다면 스타트업에 지원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박학수 크레파스 이사)

만약 동등한 선택권을 가지고 있는 이라면, 대기업과 스타트업 중 후자를 택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그렇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막연함이 더 문제다. 하지만 그 도전 속에는 역동적인 성장이 있고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다. 그 도전을 꿈꾸며 채용박람회를 방문한 모든 취업준비생들을 응원한다.

필자소개
이기창

비즈니스 전문 블로그 Wiz&biz를 운영중이며, 스타트업 소식 및 칼럼을 전문으로 하는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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