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하게 시장조사 보고서를 만들 일이 있었다. 며칠 동안 고민을 하며 흰머리가 날 지경이었다. 일반적인 정부지원사업 사업계획서에 들어가는 시장조사 내용이 A4로 한 2장 정도 된다면, 이번에 정말 겉핥기식으로 만든 시장조사 보고서인데도 피피티로 16장 정도가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퀄리티 부분에서 만족스럽지 않았고, 시장이 아예 형성되지 않는 분야를 조사하다 보니 추정치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시장조사를 하면서 느낀 점을 공유하고자 몇 자 적는다.
일단 이 시장에 대해서 잠깐 설명하자면,
1. 국내에는 시장이 거의 형성되어 있지 않은 분야이고, 유럽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 세계적으로도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는 분야.
2. 국내에 본 분야의 업체가 1곳임, 즉 국내 경쟁사가 없음.
3. 수입이 점조직이라 개수 파악 불가. 무게나 수입단가 등으로 추정해야만 함.
여태껏 시장조사 중에 최악이라 할만한 것이 다 들어있었다. 이런 분야를 조사하면서 느낀 점은 아래와 같다.
해외 선점 경쟁사 업체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자
해외 선점 경쟁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자사의 능력치를 보여주기 위해서 각종 자료를 올려놓는다. 특히, 그 회사 매출을 적어 놓는 경우가 있는데, 이 자료를 토대로 시장의 크기나 매출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와 해외의 유통, 단가 등이 달라서 애먹긴 한다.
코트라(KOTRA)는 사랑입니다
해외 쪽 시장조사를 하다 보면, 영어로 된 자료를 봐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구글 번역 돌리고, 다시 원문 보고... 이렇게 하다간 정말 시간이 다 가버린다. 이럴 경우에는 코트라를 찾아봐야 한다. 사실, 코트라 내부 검색기 능력이 좋진 않다. 그래서 차라리 구글에서 코트라 자료를 골라서 보는 것을 더 추천한다. 매년 각 분야, 해당 국가별로 다양한 내용을 분석해놓기 때문에 시장조사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이트가 바로 코트라다.
신뢰감 있는 추정이 중요
자료가 정말 너무 없다 보니 추정, 추산을 많이 해야만 했다. 개수, 단가, 시장 형성 상황, 시장 전체 크기 등 이런 중요한 자료 전체를 추정해야만 했기에 신뢰도가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나마 자사에서 보유한 데이터를 근거로 시장을 체크하고, 단가에 따른 시장 크기를 추정하고... 이러다 보니 그래도 어느 정도 사이즈는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즉, 추정하려거든 "명확하진 않지만 정말 이 정돈 됩니다."라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짜임새를 잘 짜야만 한다.
몇 주를 골머리 앓던 일이 떠났다. 좀 더 다듬어야 할 작업이 남아 있지만 아무튼 흰머리 날 일은 조금 줄어든 느낌이다. 이번 기회로 시장조사 분석에 관한 부분에서는 노하우가 조금 생긴 느낌. 정부지원사업때문에 컨설팅하러 오시는 대표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더 드릴 수 있을 듯하다.
*원문 출처: 박기택 필자의 브런치 <데이원비즈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