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선도대학? 그게 대체 뭔데?
창업선도대학? 그게 대체 뭔데?
2018.03.15 17:24 by 이창희

좋은 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대다수 취업준비생의 꿈인 시절이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아니라곤 말 못하죠. 하지만 세상은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이젠 스스로가 가진 아이디어로 세상에 도전장을 내미는, 입사 대신 창업을 꿈꾸는 이들의 규모가 유의미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 같은 흐름에 정부가 호응했고 각 대학들도 앞 다퉈 창업을 독려하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두 가지 의지가 만나 탄생한 것이 바로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이죠. 이미 시행 8년차를 맞고 있는 장수 사업, 하지만 의외로 알지 못하는 청년들도 많습니다. 정책과 제도를 이해하고 나면 어떻게 계획하고 접근해야 하는지가 보다 뚜렷해질 것입니다. 더퍼스트는 대학생 예비 창업가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상아탑에서 움트는 창업의 기운

기업이라는 완성된 조직에 구성원으로 들어가는 대신 조직 자체를 만든다는 것,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위기 뒤에 더 큰 위기가 오는 게 바로 창업이란 말이 있을 정도. 하지만 그어려운 일이 최근엔 시의적절한 것이 됐다. 어지간한 대학 치고 창업동아리 없는 학교가 드물고,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있다. 창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0%에 육박하는 학생들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을 정도다. 대학들도 이에 부응해 각종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몰두하며, 정부는 매년 예산을 올려 창업을 지원한다.

그렇다. 뜻을 이루고자 한다면 지금이 기회이자 적기다.

올해 3학년인 대학생 A. 지난해 그는 모두가 놀랄만한 번뜩이는 창업 아이템을 생각해냈지만 이를 구현할 자본도 기술력도 가지고 있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이 재학 중인 학교가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지정되면서 창업공간과 전문가 멘토를 배정받았고, 현장방문·팀 프로젝트·특강 등으로 구성된 창업강좌를 수료했다. 각종 창업경진대회에 도전해 수상 경력도 쌓았다. A씨는 이를 바탕으로 사업화에 착수했고, 이 과정에서 3000만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기술 개발과 마케팅에 사용했다. 꿈꾸던 창업에 성공한 그는 최근 한 벤처캐피탈로부터 억대의 투자 제의를 받은 상태다.

최근 한 대학생의 창업 성공기다. 평범한 대학생인 그가 남들과 달랐던 점은 단지 2가지 뿐이다. 차별화된 창업 아이디어 그리고 추진력. 이는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과 만나 비로소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만약 A씨가 10년만 일찍 태어났더라면 어땠을까. 다른 조건이 모두 같다고 할 때 그가 성공했을 확률은 현저히 떨어졌을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그가 가진 것은 아이디어와 추진력뿐이었고, 10년 전 우리 사회는 창업의 황무지나 다름없었다. 특히 대학생에겐 말이다.

 

창업선도대학 알고리즘. (사진: 창업진흥원)

생존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창업선도대학을 노려라

맨땅에 헤딩A씨를 성공의 길로 이끈 인프라, 다시 말해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이 무엇인지 깊이 더 알아보자.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011년 전국 주요 권역별로 창업선도대학을 지정해 창업 전 과정을 일괄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목적은 대학 중심의 창업 클러스터 구축과 함께 지역별 창업 활성화였다.

그해 15개 주관기관(대학)2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이를 통해 86개 창업강좌가 열려 4461명이 수강했다. 1536명이 사업화를 신청했고 그중 537명이 선정됐다.

이후 주관기관과 투입 예산은 매년 점차적으로 상승해 2017년 기준으로 주관기관은 40, 예산은 922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창업선도대학의 형태도 입소형과 일반형으로 나뉘었으며, 창업강좌를 수강하는 인원도 3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2016년까지 총 4176명의 예비 창업자가 선정돼 지원을 받았고, 이들 대부분인 4092명이 실제 창업에 성공했다. 이들이 창출한 일자리는 1595, 매출은 5234억원 규모다.

20173월 기준으로 창업강좌를 수강한 대학생 누적 규모는 107666명으로 집계됐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강좌 역시 7859명이 수강했으며, 지금까지 891명이 창업의 꿈을 이뤘다. 그 사이 전국 대학에서 생겨난 창업 동아리는 3000개에 육박했고 26733명이 활동 중이다.

무엇보다도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을 통해 창업한 기업들은 일반 창업 기업보다 높은 생존율을 나타냈다. 창업 1년차 기준으로 일반 창업 기업은 60.1%가 살아남은 반면, 육성사업 창업 기업은 93.8%가 생존했다. 기술과 예산 등 다각도의 지원이 낳은 결과다.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창업 기업과 일반 창업 기업의 생존율 차이. (사진: 창업진흥원)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창업 기업과 일반 창업 기업의 생존율 차이. (사진: 창업진흥원)

용어 알아두기(이것만 알아도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전문가!)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총괄기관이 창업지원 인프라와 역량이 우수한 대학을 선정, 창업지원사업을 일괄 지원해 대학중심의 창업지원 기관으로 육성하는 사업.

참여기관- 주관기관 소속 산학협력단으로, 필요시 주관기관으로부터 사업비 관리 권한을 위임받아 주관기관 및 창업기업의 사업비를 집행·관리하는 기관.

협력기관(컨소시엄)- 주관기관 업무의 일부를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주관기관과 컨소시엄을 맺고 사업 운영 및 사업비 집행과 관련한 사항을 주관기관에 요청할 수 있는 기관.

전략형 주관기관- 유망 성장산업 기술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총괄기관이 제시한 전략 업종에 특화된 창업 지원 역량을 보유한 기관.

창업아이템 사업화- 재료비, 외주용역비, 특허권 등 무형자산 취득비, 광고선전비 등을 지원하는 창업사업화 지원과 제품(서비스), 아이템의 디자인 및 성능개선 등을 위한 사업화 후속지원.

대학생 창업강좌- 창업에 필요한 지식, 정보를 제공하고 창업능력을 개발하고자 창업선도대학에 개설된 학점으로 인정되는 정규강좌.

일반인 실전창업강좌- 창업에 관심 있는 예비창업자 및 3년 이하의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아이템선정, 사업계획서 작성, 창업절차 등에 대한 창업 준비교육을 실시하는 강좌.

입소형 프로그램- 입소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지정받은 창업선도대학에서 창업아이템 사업화 프로그램에 선정된 창업기업에 창업사업화지원과 창업활동공간 제공, 집중식 교육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것.

대학별 자율·특화프로그램- 주관기관에서 창업 촉진을 위해 자체 개발운영하는 창업친화적 학제구축, 창업동아리 발굴육성, 기타 대학별 프로그램.

창업지원 전담조직- 주관기관 내에서 독립적인 기구로 구성되어 본 사업 관련 업무를 전담해 수행하는 조직체. 명칭은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지정할 수 있다.

집중식 교육 및 멘토링- 입소형 창업선도대학이 창업아이템 사업화에 선정된 창업기업의 창업역량강화를 위해 운영하는 교육 및 멘토링 프로그램.

창업활동공간- 입소형 창업선도대학의 창업아이템 사업화에 선정된 창업기업에 주관기관이 제공하는 창업준비공간.

기술창업 스카우터- 고급신기술 보유인력을 수시 발굴해 창업 활동을 지원하는 주관기관 내외부 전문인력.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으며 편집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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