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워진 다대포와 송도를 다시 걷다
새로워진 다대포와 송도를 다시 걷다
2017.04.04 11:00 by 이한나

연재를 시작한 지 1년, 바다는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렇기에 바다를 향한 발걸음은 언제나 설렌다.

그런데 이전에 소개했던 곳 중 정말로 많은 변화가 생긴 두 바다가 있다. 바로 ‘바다쓰기’의 포문을 열었던 다대포와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인 송도. 다대포에는 새로운 생태길인 ‘고우니 생태길’이 열렸고, 절반만 열려 있던 송도의 스카이워크는 온전하게 즐길 수 있는 멋진 해안 산책로가 되었다. 그 변화들을 꼭 소개하고 싶었다.

 

| 고우니 생태길, 다대포의 새로운 명소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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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만 해도 다대포 해변의 오른쪽 끝(해수욕장을 바라보는 방면 기준)은 휑하게 비어 있었다. 그것도 꽤 오랫동안. 간간이 공사까지 하는 바람에 경치를 해치는 것이 늘 아쉬웠는데, 기나긴 기다림 끝에 고우니 생태길이 개방되었다. 원래 있던 땅을 다듬은 것이 아닌, 육지와 바다가 만나는 지점 위에 목조다리를 올린 것이 더욱 색다르게 느껴졌다.

낙동강 하구 최남단에 위치한 다대포엔 질 좋고 고운 모래들이 많다. 고우니 생태길은 이러한 다대포의 특징과 장점들을 고스란히 압축해놓은 코스가 ‘이미’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입구로 가는 길목부터 바다와 모래사장의 모호한 경계가 빚어내는 풍경은 몽환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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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길목에 자리한 날씨는 산책의 감흥을 더했다. 간간이 물살에 몸을 맡긴 오리들의 모습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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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사람들을 위한 벤치와 조형물이 특색 있는 모양으로 여러 개 배치되어 있다.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면서도 전반적인 통일성을 갖는 디자인은 이 길이 무척 신경 써서 만들어졌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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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으로 된 이곳은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이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자 바다를 볼 수 있는 망원경이 두 대 설치되어 있었다. 몰아치는 파도와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망원경으로 보는 파도결과 사람들의 표정은 맨눈으로 볼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하늘의 별만 망원경으로 보란 법은 없다. 평범한 장면도 다른 시선으로 보면 비범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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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은 지난여름부터 야경 명소로 인기가 높았다. 밤이 되면 모든 조명이 켜져 낭만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고, 시원한 바닷바람 덕분에 열대야를 피하기엔 최고였던 것. 1화에서도 소개했듯 여름에는 꿈의 낙조분수까지 개장하기 때문에 가족, 연인, 친구 등 많은 사람들이 이 고우니 생태길에서 잠깐의 쉼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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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의 끝은 해수욕장에서 가장 먼 곳과 닿아 있다. 사하구에서 아동들을 위한 생태체험학습장 안내소가 설치된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이곳은 4월부터 정상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라 한다. 안내소에서는 모래갯벌 체험용 도구를 무료로 대여해 주고, 책자 또한 제공한다. 아이들과 함께 찾는 부모들에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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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대포는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예정이다. 이전에는 지하철이 들어오지 않아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지 않았는데, 4월 20일에는 드디어 다대선이 개통되어 부산지하철 1호선을 타면 해수욕장까지 쉽게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 올여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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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완전체가 된 송도 구름산책로

한편, 송도 해수욕장의 스카이워크는 더욱 길어졌다. 그냥 길어진 정도가 아니라 절반 이상이 새로 완공됐다. 원래 길은 ‘거북섬’에서 시작해 바다와 가장 가까운 지점인 ‘행운의 자리’까지였는데, 모래사장과 더욱 가까운 곳에 진짜 입구가 생겨 바다 위를 걸으며 거북섬까지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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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는 한 척의 요트처럼 재미있게 디자인되어 있다. ‘송도호’라는 이름까지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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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스카이워크는 ‘스카이워크’란 이름이 무색하게 바다가 잘 보이지 않아 청량감과 스릴이 덜했는데, 새로 지어진 길은 다르다. 뻥 뚫린 채 유리가 아닌 철창 위를 걸어야 하기 때문. 겁이 많은 사람들은 걸을 수 없다. 다행히 가운데 부분만 그렇기 때문에, 양옆으로 피해서 다니면 된다. 필자도 겁이 많지만 그래도 용기 내어 가운데에 발을 얹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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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일렁이는 바다는 참 아름다웠다. 그래도 무섭긴 마찬가지여서 결국 몇 걸음 떼지 못하고 옆으로 물러서야 했다. 시원시원하게 바다 위에 떠 있는 길을 걷기만 했을 뿐인데도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리는 듯했다. 그렇게 거북섬까지 스릴 있는(?) 산책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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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역시 또 한 번의 변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과거 송도 해수욕장의 명물이었던 해상 케이블카를 다시 건설하고 있기 때문. 늦어도 5월 말엔 운행이 시작된다는 소식이다. 관광호텔 역시 추가로 건립을 검토 중이라고 하니, 남포동-부산역과 가까운 이 해수욕장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다.

이처럼 바다를 더욱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들은 충분히 박수받을 만하다. 두 해수욕장의 모습처럼 생태를 훼손하지 않는 변화라면 더더욱 그렇다. 늘 그렇듯 지나치게 ‘인간 지향적인’ 개발만은 어디서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바다는 이미 충분히 우리에게 빛나는 보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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