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콜드브루 레드’
선택과 집중, ‘콜드브루 레드’
2017.02.20 17:12 by 쉬운 남자

지난해 커피 업계에는 실로 다양한 이슈가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화두를 꼽으라면, ‘콜드브루’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급속하게 고급화된 국내 커피 시장에서 ‘콜드브루’는 큰 인기를 누렸고, 이 중에서도 특히 한국 야쿠르트의 동명 제품은 국내외 유명 브랜드를 제치고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한국야쿠르트는 여세를 몰아 새로운 제품도 내놓았죠. 봄가을 날씨에 맞춘 따뜻한 콜드브루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냥 보기에는 무난한 광고 같지만, 유심히 생각해보면 찜찜한 구석이 있습니다. 원래 콜드브루는 커피 추출 시 뜨거운 물이 아닌 찬물 또는 상온의 물을 사용하여 추출하는 음료로, 당연히 차가운 상태로 음료가 만들어집니다.

그렇기에 콜드브루 레드가 말하는 뜨거운 콜드브루는 엄밀히 말해 콜드브루라고 부르기 어렵죠. 이와 관련해 커피업계의 한 연구원은 "에스프레소는 고온·고압을 가해 커피 원액을 뽑아내는 방식이라면 콜드브루는 차가운 물로 원액을 뽑아내 보통 아이스로 많이 즐기는 음료"라면서 "콜드브루를 뜨거운 음료로 마신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고 마셔본 적도 없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야쿠르트 외에 다른 업체들 역시 ‘뜨거운 콜드브루를 판매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죠. 이러한 상황에 고려해 봤을 때, 우리는 콜드브루 레드의 과감한 ‘선택과 집중’에 주목하게 됩니다.

 

  선택과 집중 1     컬러

 

 

기존의 콜드브루는 골드와 브라운을 통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전달했다.

콜드브루 레드를 전하기 위해선 당연한 말이지만, 광고에선 레드라는 컬러를 반복적이고 강력하게 어필합니다. 콜드브루가 원래 가지고 있던 메인 컬러는 고급을 상징하는 골드와 브라운이었죠.

기존의 메인 컬러는 고급 커피로서 차별점을 갖게 해주는 핵심 요소였으나, 이를 과감히 포기하고, 메인 컬러를 레드로 변경한 것이죠. 일반적인 커피와의 차별성을 잃을 수 있다는 위험성이 크지만 한국 야쿠르트는 자사의 콜드브루의 아이덴티티의 강력함을 믿고 이러한 선택을 내리게 됩니다.

   선택과 집중 2     아이덴티티

로스팅일자 스티커를 뜯지 않으면 병을 못 여는 디자인으로서, 한국 야쿠르트 콜드브루의 소비자는 반드시 로스팅 일자를 보게 된다.(출처: 한국 야구르트 공식 블로그)

그렇다면 한국 야쿠르트 콜드브루의 정체성은 뭘까요? 바로 로스팅 일자입니다. 콜드브루는 추출 시간이 긴 음료인지라 로스팅 날짜의 중요성은 매우 축소됩니다. 하지만 한국 야쿠르트는 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소비자들에게 한국 야쿠르트 콜드브루만의 아이덴티티를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다른 여타 브랜드들보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야쿠르트의 콜드브루는 고급 디자인, 구매 경로의 차별화, 구매의 편리성 등 다양한 아이덴티티 요소를 가졌음에도 산만한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지 않고 정확히 자신들이 가진 가장 강력한 아이덴티티를 부각합니다. 이러한 아이덴티티에 대한 명료한 시각이 이번 콜드브루 레드 광고에서도 효과적으로 발휘됨을 볼 수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 3     정보의 생략

콜드브루 레드는 기존의 콜드브루와 달리 액상 스틱형 커피입니다. 하지만 광고를 아주 신경 써서 보지 않는다면 이러한 기존 제품들과의 차이점을 알기 힘듭니다. 이러한 부분은 후속 상품으로서 치명적인 결함이 될 수 있습니다. 브랜드 이미지에서 시각적인 부분은 크게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시각적인 부분이 달라지면 달라질수록 손실되는 브랜드 이미지의 양도 커집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라면 더욱 디테일하게 기존 제품과의 연결성을 형성시켜 안전하게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후속 제품에 옮기겠지만, 한국 야쿠르트는 과감하게 이러한 정보를 생략시킵니다. 아마도 정체성에 대해 튼튼한 기반을 갖지 못한 콜드브루 레드이기에, 정보를 더 디테일하게 다루면 다룰수록 자신들에게 불리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 같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 광고는 예전에도 있었습니다.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인지적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한국야쿠르트의 콜드브루 레드와 같이 극단적인 선택과 집중을 찾아보긴 쉽지 않습니다. 과연 이러한 한국 야쿠르트의 선택은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까요? 그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나오든 콜드브루 레드는 앞으로 우리에게 상당히 의미 있는 사례로 기억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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