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첫째 주: 지금 당신의 정신이 조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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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첫째 주: 지금 당신의 정신이 조종되고 있다
2016.10.05 18:26 by 써누

‘전자파로 당신의 신경을 조작할 수 있다.’

누군가 이렇게 말한다면, 당신은 어떠한 반응을 보일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공상영화에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웃어 넘길지도 모른다.

(사진:Syda Productions/shutterstock.com)

그런데 최근 해외 SNS에서 이런 내용의 ‘음모론’이 화제가 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북한 웹사이트 공격 등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한 게시물이었다. 어나니머스는 페이스북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일련번호를 올리며 네티즌들에게 ‘검색해보라’고 부추겼는데, 알고 보니 이 번호가 ‘전자파를 이용한 정신조작 기술’의 미국 특허등록번호였던 것이다.

‘어나니머스’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한 게시글. 이미지에 보이는 일련번호는 ‘전자파로 신경계를 조작하는 기술’의 미국 특허청 등록번호인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특허신청자인 Hendricus G. Loos는 이 특허 외에도 6개의 신경조작 및 자극 등의 특허를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더욱 가중된 상황이다. 미국의 CIA는 이미 50~60년대에 인간의 정신 조작을 목적으로 하는 ‘MK울트라’라는 계획을 실행에 옮긴 적이 있는바, 많은 네티즌이 ‘정신조작’이라는 주제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 네티즌들은 이러한 음모론에 어떠한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몇몇 네티즌들은 디스토피아(부정적인 미래세계) 영화에나 나올법한 계획적 통제와 행동조작이 현실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우리 몸의 신경과 신호는 전기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는 우리의 생각, 신경, 행동들이 외부의 전기/전자 신호에 의해 조작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군가 이러한 점을 악용한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 이처럼 세상의 말세에 누군가는 우리를 계획적인 통제 아래 두려고 끊임없이 시도할 것이다.
‘시계태엽 오렌지’ (정부에 의한 사회통제 및 행동조작을 다룬 영화)가 현실이 되고 있다.

네티즌들의 조사결과, 신경조작 기술의 특허신청자가 정부기관에 재직 중인 연구원인 것으로 알려지자 더욱 큰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음… 좀 더 조사해보니 이 특허와 다른 정신조작에 대한 특허를 6개나 갖고 있는 이 사람은 현재 DARPA(미국방위고등계획국)에서 일하고 있다. 이야기가 점점 더 재미있어진다.

: WW Point

 The plot thickens : 이야기가 점점 재미있어지다, 점점 더 복잡해지다. 어떠한 요인이나 사태로 인해 상황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문) The police and witnesses pointed out vicitm’s ex-husband as an assailant, but he was spotted at the bar when the incident happened. The plot thickens.(경찰과 증인들은 피해자의 전남편을 가해자로 지목했지만, 그는 사건이 일어난 시간, 한 술집에서 목격되었다. 사건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굳이 전자파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미 TV, 인터넷, SNS 등의 미디어로 인해 정신을 지배받고 있다고 지적하는 네티즌들도 보였다. 또한 같은 맥락에서 현대인들이 매스미디어에 쓸데없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다.

이제 더 이상 세뇌는 나치들의 행군과 만자무늬(나치의 상징)를 찍어낸 포스터를 통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제는 미디어를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권유하는 식으로 은연중에 세뇌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미디어에서 등장하는 ‘이것을 마셔라, 이것을 먹어라, 의사를 찾아가 봐라, 이것이 좋다, 저것이 나쁘다.” 등의 메시지를 은연중에 삶 속에서 받아들이고 있다. 새로운 세뇌의 시대에 온 것을 환영한다.

반면에, 이러한 음모론에 코웃음을 치는 이들도 자주 보였다. 9/11 테러조작, 일루미나티의 세계지배설 등 여러 음모론이 떠도는 가운데 이번 사태 또한 딱히 새로울 것이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맞다. 미국 정부는 TV를 통해 당신의 정신을 조작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400만 원짜리 65인치 TV를 나한테 보내준다면 이 최악의 기계를 내가 안전하게 폐기하겠다. 폐기에 관련한 질문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는 공짜로 공사용 철모를 주겠다.
정말 세상의 말세를 무서워하며 아이처럼 떨고 싶다면, 이런 식의 음모론은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다.

: WW Point

1)  (Wear)A Tin hat : 공사용 철모, 음모론 신봉자. 음모론 따위에 피해망상을 가진 사람. 직역하자면 공사용 철모를 지칭하는 단어. 독심술을 막기 위해 공사용 철모를 쓰는 행위를 지칭하는 것에서 유래되어 현재는 음모론을 신봉하여 과도한 피해망상을 가진 사람을 비꼬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예문) Don’t take the words of tin hats too seriously (음모론 신봉자의 말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2)  (Curl up into) a fetal position : 아이처럼 웅크리다, 벌벌 떨다. 어린 아기가 웅크린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말로. 무서워 벌벌 떨거나 우는 것을 의미.

예문) After the breakup with her girlfriend, she curled up into a fetal position and cried like a little baby.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그녀는 아이처럼 웅크려 펑펑 울었다.)  

한편, 이러한 음모론은 근거 없는 공포심과 두려움을 조장할 뿐이라며, 이를 퍼뜨리는 이들에 대한 환멸감을 내비치는 이들도 있었다.

이러한 음모론이 사실이라고 쳐도, 이를 알아봤자 무슨 해결책이 있는가? ‘세뇌’라는 개념을 조금만 느슨하게 적용하면, 당신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이 당신을 세뇌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어노니머스를 속임수가 만연한 세상에 대항하는 숭고한 집단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내가 보기에 이들은 그저 의미 없는 음모론이나 퍼다 나르는 선동꾼이나 다를 게 없다.

이미 SNS에 완전히 빠진 사람들이 TV, 인터넷, 등의 매스미디어의 정신세뇌에 대해 논하는 상황을 비웃는 이도 있었다.

SNS에 빠져 페이스북에서 음모론 따위의 주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으면서 TV, 컴퓨터 등의 미디어가 사회 조작에 절대 이용될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니 참 아이러니하다.

: WW Point

As plot of conspiracy theory thickens, tin hats would curl up into a fetal position and shit their pants.

puppet_400

(음모론에 대한 이야기가 점점 더 복잡해질수록, 음모론 신봉자들은 아이처럼 웅크려 벌벌 떨지도 모른다.)

 (일러스트:Krol/shutterstock.com)

월드&워드 세상은 지금 무엇을 보고, 어떻게 말하는가? 나라 밖 이슈와 그들의 반응을 갈무리한다. 외쿡에서 요긴하게 써먹을 만한 실전 영어표현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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