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가는 사람이 있긴 있구나”
속초로 포켓몬을 잡으러 가겠다 했을 때 주변의 누군가 말 했다. 남들은 다 하는데 서울에선 못한다고 하니 궁금했다. 나만 못해보는게 게이머로서 뭔가 억울하다. 그래서 떠났다. 게골녀와 함께한 29시간의 여정. 따라오시라.
AM9:00
게임은 역시 현질이다. 포켓몬 마스터의 꿈을 이루기 위해(혹은 속초로 떠나기 위해) 렌트카 이동수단을 마련했다.
Quest. 흠 많은 사람들이 포켓몬 마스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속초로 향하다 보니 차표가 매진 되어 버렸지 뭔가? 차를 빌려 직접 가는 방법이 있긴 한데, 자네의 열정이 어느 정도 일지…
차를 빌리시겠습니까? (Y/N)
퀘스트 진행을 위한 필수 아이템 : 면허증
게임 하는데 이유가 어디있어. 걍 하는거지! 가랏 체크카드!
자신있게 당당하게 차를 빌렸다!
기동성이 300% 좋아졌습니다.
현금이 -90,000 원 감소하였습니다.
사당역 롯*렌트카 에서 차량을 획득한 게골녀는 망설임 없이 영동 고속도로로 질주… 하고 싶었지만 평일 오전의 러시아워 덕분에 서울을 빠져 나가는데에 모든 기력을 써 버렸다.
PM1:00
세 시간을 쉼 없이 달려 횡성으로 진입. 사실 속초마을로 바로 가는 것도 3시간의 여정이지만, 용평이 내린 맛집 ‘남경식당’의 꿩만두국과 막국수의 충동을 참지 못하고 횡성으로 오는 기염을 토하였다.
먹방 후 강릉을 지나 동해안 고속 도로를 한시간쯤 달렸을까.
포켓몬고에서 진동이 오기 시작한다!!!
PM2:00 드디어 첫 포켓몬 획득!
포켓몬고 알람은 근처에 포켓몬이 있다는 뜻. 첫 포켓몬의 등장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채 게골녀는 당황했다! 한손에는 아이폰은 한손에는 핸들을(운전 중 딴짓 금지!) 잡고 있는 모습에 생명의 위협을 느낀 조수석 지인이 차분히 첫 포켓몬을 포획! 뭔가 정신 없이 몬스터볼(포켓몬을 포획하고 휴대하는데 쓰이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을 던지다 보니 어느새 ‘이브이'(여러 속성으로 진화시킬 수 있는 귀여운 포켓몬)를 획득했다! 이브이 넌 내꺼야!!!
잠깐, 포켓몬은 어떻게 잡나요? 백문이 불여일견! 영상으로 게임을 배워보자!
몬스터볼을 꾹 누르고 있으면 초록색(포켓몬이 강할수록 색이 변한다. 중급은 주황!) 원이 점점 줄어 든다. 이 원이 가장 작아 지는 순간 포켓몬을 향해 정확히 던지면 획득!
간혹 도망가는 경우가 있어 끝까지 집중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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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최고의 포켓몬 트레이너를 위한 꿀팁
1. 이동은 차량으로!
포켓몬 스테이션을 지나거나, 포켓몬 알람은 걷는 것 보다 차로 이동할때 훨씬x100 효율적이다. 단, 안전을 위해 운전중에는 절대 포켓몬고 금지! 2인 1조로 움직이는 것이 효율적이다
2. 하지만 알을 깔때는 걸어다녀야 함
포켓몬을 잡고 물건을 보급 받을때는 차가 최고지만, 종종 스테이션에서 나온 알을 깔때는 꼭 걸어다녀야 한다. 일정 속도가 넘으면, 걷는 것으로 체크되지 않는 것으로 보임!
고생해서 깠는데 ‘꼬렛'(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가장 흔한 쥐 포켓몬) 나왔다…. 내 기대감 돌려줘
PM6:00 레벨 5를 찍고 체육관으로
포켓몬을 정신 없이 잡다보면 레벨 5를 찍게 된다. 지도에 나오는 무언가 화려해 보이는 이 스팟이 바로 포켓몬 체육관.
레벨5가 되고 처음 들린 체육관에서 팀을 정하라고 한다. 강제로 레드팀에 배정된 게골녀.
체육관과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위치 안에서 (우리 팀 체육관에선) 트레이닝이 가능하고 상대편 체육관에서는 관장에 도전 할 수 있다. 실제로 포켓몬들의 싸움을 관전 하는 것 뿐 아니라 터치, 슬라이드 등으로 대전에 직접 참여 하는 것도 가능.
‘야도란'(물가에 사는 하마 포켓몬)에게 처참히 당하고 있는 게골녀의 ‘잠만보'(체중이 가장 무거운 포켓몬)…
낙산사시운 체육관에서 탈탈 털렸습니다… 지금 보니 CP가 어마어마 하게 높네요
PM08:00 산책을 하며 보급을 받다
포켓몬고의 아이템은 대략 이렇게 구성 되어 있다.
포션 – HP 20 회복
수퍼포션 – HP 50회복
부활아이템 – 쓰러진 포켓몬을 부활 시키며 HP 풀 회복
럭키에그 - 30분간 경험치 2배
향 – 특수 포켓몬 출현 확률 30분간 증가
몬스터볼 – 모두가 아는 그것
라즈베리 – 포켓몬에게 먹이면 잡기 쉬워진다
인큐베이터 – 알 까기 도구
그리고 이것들은 포켓스탑에서 보급이 가능하다. 혹은, 캐시로 구매할 수 있으니 돌아 댕기면서 노가다를 하거나, 돈을 쓰거나. 역시나 ‘돈이 최고의 아이템’ 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 하고 있다.
하지만 포켓스탑이 꽤나 도처에 분포해 있고 다시 획득 할 수 있는 시간 역시 체감 5분 내외로, 굳이 돈을 쓰지 않고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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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는 지금 축제 중
스마트 폰을 들고 있는 사람은 포켓몬을 플레이 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을 만큼 속초 곳곳에서 포켓몬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생생한 속초의 모습을 사진으로 만나보자.
“포켓몬 많이 잡으셨어요?”
다음날 AM 9:40
강원도는 여러번 와봤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 같다. 게임 덕분에 하루를 꼬박 투자하여 움직여 본 경험과 그 때마다 함께 했던 흥분 덕분이다. 더욱이 지역 전체가 하나의 IP 콘텐츠에 열광하며 즐기고 있다는 것은 게이머로써 자부심 넘치는 가슴 벅찬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휴가철도 벌써 막바지에 접어 들지만 아직 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면 자신있게 추천한다.
속초 중앙시장의 닭강정은 식어도 맛있다. 보조 배터리를 챙겨 들고 강원도로 떠나자!
/사진:박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