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예방, 사회 안전망 갖추고 공동체 회복해야
자살 예방, 사회 안전망 갖추고 공동체 회복해야
자살 예방, 사회 안전망 갖추고 공동체 회복해야
2014.09.04 11:06 by 박일준
대한민국은 2003년 이후 10년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율을 기록하고 있다. ‘OECD Health Data(2012)’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만명 당 29.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이는 OECD평균(12.1명)보다 2.4배나 높은 수치다. ‘사회 갈등지수’ 1위 국가인 터키마저도 자살률은 10만명 당 1.7명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시대별로 살펴봤을 때 우리나라의 자살율은 IMF 이후 확연히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연령별로 60대는 빈곤과 질병, 40대~50대는 경제적 문제와 실업, 20대~30대는 취업과 불투명한 미래, 10대는 입시와 학교폭력이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자살은 모든 사회문제와 연결돼 있으며 누구도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전문가들은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도 파산•실패•실연•가족의 갑작스런 죽음 등 심각한 상실을 겪게 되면 자살 위험군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자살을 개인의 병리적 문제로 보는 경향이 크다. 가족 중 자살한 사람이 있으면 정신병력으로 오해를 살까봐 쉬쉬하거나 교통사고였다고 사망 원인을 다르게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인식만이 문제가 아니다. 자살 위험군에 대처하는 우리의 말과 행동은 더욱 심각한 수준인 듯 하다.

자살 위기에 처한 사람 10명 중 7명은 주변에 SOS를 친다고 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보내는 마지막 구조요청이다. 그러나 “사는 게 다 그렇지, 소주 한 잔 마시고 잊어라”는 식의 반응들이 있다. 이 대답 속에는 경청의 자세가 없다. 자살 위기에 놓인 이들의 상황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며 술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건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죽음을 부르는 3종 세트라 할 수 있다. 특히 술은 자살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대부분의 자살은 판단력이 흐려진 음주 후, 혼자 있을 때 이뤄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죽음으로 내 몬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다.

매년 9월10일은 세계자살예방의 날이다. 그 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자살예방을 위해 위험군을 대상으로 치료와 공감, 설득을 해왔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살은 사회 전체의 문제이고 몇몇 전문가들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2월 세 모녀 자살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사회 안전망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가족과 친구 등 자살위험을 느끼는 이들의 주변인이 직접 ‘게이트 키핑(Gate Keeping)’을 통해 도움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사람 인(人)에 사이 간(間)을 쓰는 인간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제 관계에 대해 재조명해 볼 때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개인인 ‘나’ 혼자는 때론 나약할 수 있지만, 함께하는 ‘우리’는 대단한 힘을 갖고 있다. 내가 아닌 우리에 관심을 갖고 함께 노력하는 ‘공동체 운동’이 관계 부족으로 발생한 자살 문제의 자연스러운 해결책이 될 것이라 나는 믿는다.

The First 추천 콘텐츠 더보기
  • “24주 연속 1위 브랜드의 저력으로”…‘나르카’ 운영사 ‘언커먼홈’, 매쉬업벤처스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 유치
    “24주 연속 1위 브랜드의 저력으로”…‘나르카’ 운영사 ‘언커먼홈’, 매쉬업벤처스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 유치

    이제 헤어 케어도 브랜딩이다!

  •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창업팀은?”…유망 초기 스타트업 뽑는 ‘혁신의 숲 어워즈’ 막 올랐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창업팀은?”…유망 초기 스타트업 뽑는 ‘혁신의 숲 어워즈’ 막 올랐다

    최근 1년 사이 가장 주목할만한 초기 스타트업을 꼽는 '혁신의숲 어워즈'가 17일 대장정을 시작했다. 어워즈의 1차 후보 스타트업 30개 사를 전격 공개한 것. ‘혁신의숲 어워즈’...

  •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초개인화의 기치를 내건 스타트업들이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관광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틈새에 대한 혁신적인 시도 돋보였다!

  •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기업의 공간, 자산 관리를 디지털 전환시킬 창업팀!

  •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의 등장!

  •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 초록은 동색…“함께 할 때 혁신은 더욱 빨라진다.”
    초록은 동색…“함께 할 때 혁신은 더욱 빨라진다.”

    서로 경쟁하지 않을 때 더욱 경쟁력이 높아지는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