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피해자 지원의 날', 끝나지 않은 과제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 끝나지 않은 과제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 끝나지 않은 과제
2014.06.25 22:18 by 권보람
김근태기념치유센터ㆍ광주트라우마센터 기념식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 포스터/제공=IRCT


 

“오늘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고통의 세월을 인내해 온 이들에게 우리의 존경을 표하는 날입니다”

26년 전 오늘, 당시 유엔 사무총장 코피아난이 한 말이다. 6월26일은 유엔이 제정한 ‘세계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 (United Nations Day in Support of Victims of Torture)’이다.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은 올해의 테마를 ‘불처벌 투쟁(Fighting Impunity)’으로 선정했다. 이 테마는 국제고문피해자재활센터(IRCT) 회원 투표로 결정됐으며, 고문에 대한 고발이나 처벌이 현실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을 의미한다.

1984년 채택된 유엔 고문방지협약(Convention against Torture and Other Cruel, Inhuman or Degrading Treatment or Punishment)에 따르면 체약국에서 고문은 형법상 범죄로 처벌된다. 이 협약은 현재까지 155개국에서 비준됐으며, 우리나라는 1995년 해당 협약을 발효했다.

그러나 최근 앰네스티가 21개국 2만1221 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고문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4%가 자국에서 구금될 경우 고문당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한국 응답자의 절반 이상(54%)이 "한국 정부 당국에 의해 구금된다면 고문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해 우리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고문에 대한 인식(Attitudes to Torture) 글로벌 여론조사’ 결과/그래픽 제공=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미국 미네소타 고문피해자센터를 찾은 피해자는 "나는 무엇을 해야 할 지 몰랐다. 나의 고통은 거의 견딜 수 없을 지경이었다. 내가 겪었던 것을 누구도 알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두려웠다" 증언했다.

죽음의 공포를 경험하거나 목격한 사람들이 겪는 외상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수십 년 전 고문이 중단된 나라일지라도 고문피해자들을 위한 관심을 놓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IRCT는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을 맞아 각국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고문근절 캠페인을 알리고 고문피해자들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촉구했다.

영국 런던에서는 관타나모 캠페인 연대를 조직했다. 이 캠페인 연대는 ‘See no evil, speak no evil: No Impunity for Tortures’이라는 슬로건 아래 고문행위 방지에 대한 시민들의 책임의식을 촉구하며 26일(현지시간) 오후 6시 30분부터 트라팔가 광장에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프리카 잠비야의 국가인권위원회는 루사카에서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 당일 일반 시민과 정부관계자, 경찰이 공동 참석하는 기념식을 개최한다. 앞서 잠비야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29일부터 한 달간 고문피해 근절과 인식 제고를 위한 토론회 등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이스라엘의 공공 고문 반대위원회(PCATI)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에 대한 학대 불만 조사 보고서를 발표한다. 해당 보고서 외에도 이스라엘 군의 포로 처우 등 즉시 개선이 필요한 영역을 소책자로 배포한다. 또 텔 아비브 대학의 인권 미네르바 센터와 함께 이스탄불 의정서의 자국내 구현을 위한 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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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참여 가능한 문화 이벤트도 준비됐다. 오스카 다큐멘터리 필름부문 후보에 오른 영화 ‘액트 오브 킬링(The Act of Killing)’은 감독 조슈아 오펜하이머(Joshua Oppenheimer)의 뜻에 따라 무료 호스팅을 실시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에이전시인 필름플랫폼(Filmplatform.net)의 담당자 이메일(elinor@filmplatform.net)로 호스팅 서비스를 신청하면 심사를 통해 무료로 해당 영화 상영권을 받을 수 있다. 무료 상영은 고문 피해자 지원의 날 캠페인의 일환으로 1회에 한해 가능하다.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 행사와 관련된 보다 자세한 내용은 IRCT가 제공하는 구글지도(https://mapsengine.google.com/map/edit?mid=zMlz4fnwi_r4.kI--EzmdgGPA) 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광주트라우마센터는 26일 고을아트스페이스 소공연장에서 고문ㆍ국가폭력생존자 이야기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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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고문 근절을 위한 희망편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기념식을 갖는다.

광주트라우마센터는 5ㆍ18민주화운동 등 국가폭력 생존자와 가족을 위한 포괄적인 치유센터로 지난 해 10월 문을 열었다.

같은 날 김근태기념치유센터 ‘숨’도 성가소비녀회 성재덕관 3층 대강당에서 개소 1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

치유센터 숨은 고(故)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국내 최초의 민간 고문피해자 전문 치료기관으로 지난해 6월 25일 개소했다.

기념식 1부 ‘이야기 마당’에서는 인권의학연구소 이화영 소장이 사회를 맡아 고문치유 프로그램 참여자들과 토론하는 시간을 갖고 2부 ‘개소 1주년 기념행사’에서는 지난해 운영 경과보고와 감사패 증정, 함께하는 공연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치유센터 숨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인재근 의원은 “지난 2012년 12월 대표발의한 ‘고문방지 및 고문피해자 구제․지원에 관한 법률안’등이 1년이 넘도록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상황에서 치유센터의 첫 돌을 맞아 마음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면서 “국민적 요구 수용과 법제화를 통한 인권 보호 차원에서 해당법의 국회통과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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