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왜 우리에게 묻지 않습니까?”
“한국은 왜 우리에게 묻지 않습니까?”
“한국은 왜 우리에게 묻지 않습니까?”
2014.06.23 22:11 by 황유영
예산 2,500억원, 자원봉사자 4만명 英 민간해양구조단 RNLI  

해양안전1


  2014년 4월16일 오전 8시 48분 세월호가 침몰했다. 많은 이들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은 한국 사회에 많은 질문을 남겼다. 지금 우리의 안전 시스템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정부와 각 단체들이 문제점을 분석하며 대책을 세우고 있다.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12명의 생명을 생각하면 해양안전 대책 마련은 몇 번이고 고민해도 넘치지 않는다.

  ㅣ민간단체 RNLI 해양탐색구조 85% 이상 담당…민간-정부 유기적 협력  

선진국의 사례는 해양안전과 예방 그리고 재난 발생시 위기 대처 능력에 있어 여전히 걸음마 단계인 대한민국에 좋은 교보재가 된다. 해양안전에 대해 조언하기 위해 2014 해양안전컨퍼런스를 찾은 제임스 보간(James Voughan)은 RNLI(영국왕립구명보트협회;Royal National Lifeboat Institution) 국제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RNLI는 ‘왕립’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만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순수민간단체로 1824년 설립된 이후 190년의 긴 역사를 거치면서 40만 명 이상의 생명을 구조했다. 평균적으로 매일 22명을 구조하며 영국 해양 탐색구조(SAR, Search and Rescue)의 85%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도서국가인 영국의 해양 안전 시스템은 체계적이며 민간과 정부가 효율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해양안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영국 정부는 MRCC(해양구조조율센터)를 운용하면서 해양안전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해양구조 업무는 해안경비청이 담당하고 있다. 이 공식 구조체계에 RNLI가 포함되어 있다. RNLI는 해안경비청과 함께 해양구조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실질적인 구조 활동은 RNLI가 전담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자원봉사와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민간단체지만 전국적으로 촘촘한 조직을 갖추고 체계적인 인명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국의 해안가 240여곳에 RNLI 지부가 있어 해양 사고가 발생하면 신속히 출동해 인명 구조 활동을 펼칠 수 있다.

각 지부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본부는 구조 및 시설 관련 정보를 취합해 가장 적정한 위치해 절적한 시설이 설립할 수 있도록 조율하고 지시한다. RNLI가 활용하는 구명선의 종류는 연안용과 전천후 구명선으로 나뉘는데 지형적 조건에 맞게 구명선 스테이션을 배치하는 일 역시 본부가 하는 일이다. RNLI는 해안가를 순찰하며 익사 방지에 앞장설 뿐 아니라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에도 현장의 최전방에서 구조 활동을 돕는다.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는 소방청과 협력해 종합적인 대응에 나선다.

단순 구조를 넘어서 예방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철저한 모니터링도 필수다. 제임스 보간 이사는 “RNLI는 매년 해안가에서 8천여 명을 구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수가 해안가에서 목숨을 잃는다. 10년 내에 이 숫자를 반으로 줄이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며 “익사자를 사고 사망과 자살 사망으로 분류해 트렌드를 파악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ㅣ한해 예산 2,500억원 “안전을 위해 꼭 치러야 할 대가”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RNLI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전용 공장에서 구조 선박을 건조해 구조대원들의 활동을 뒷받침한다. 구명선과 구좨원의 헬멧에 카메라를 장착해 구조 활동을 촬영하고 있다. 이 영상은 추후 안전 교육과 구조 교육 자료로 사용한다. 자원봉사자의 교육에도 충분한 시간과 비용을 할애한다. 구명정 440척, 자원봉사자 4만명을 갖춘 RNLI의 한 해 예산은 약 2,500억 원. 제임스 보간은 “절대 적은 비용이 아니지만 꼭 필요한 비용이다. 안전을 위해 당연히 치러야 할 대가다”고 강조했다.

RNLI가 190년 동안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시민들의 주인의식이다. RNLI의 구조대원은 대부분이 자원봉사자다. 초창기에는 어부 출신이 많았으나 어업이 쇠퇴하면서 성별과 직업을 초월한 봉사자들이 구조대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RNLI 유니폼을 입으면 남다른 사명감과 책임 의식을 가지고 구조활동에 임한다. 지역사회와의 유기적인 관계도 눈여겨 볼 만하다. RNLI 본부가 전반적인 운용을 콘트롤 하지만 구명선이 있는 RNLI 스테이션과 지부는 지역사회의 자산이다. 때문에 지역 사회와 자원봉사자들의 주인의식이 주철하다. 제임스 보간은 “RNLI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생명을 구하겠다는 커다란 열정과 동기가 있다. 해양 구조 수색 작업에 대한 자긍심이 높다”고 말했다.

  ㅣ미래세대를 위한 해양안전 교육…책임감이 중요   해양안전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구조가 아니라 예방이다. 그렇기에 교육은 해양 안전의 시작이자 끝이다. RNLI는 영국 내에서 구조 활동 뿐 아니라 청소년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예방 교육을 진행한다. 여러 기관이 협력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제임스 보간은 “교육의 핵심은 해안가에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하는 것이다. 물을 두려워하거나 해양레저 활동을 막으면 안 되겠지만 위험을 깨닫게 하고 책임있는 행동을 하도록 해야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영국 해양전문 컨설턴트인 엠디 마린(MD Marine)의 마이크 데렛(Mike Derrett) 대표는 “영국의 경우 컨트롤 타워가 확실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익사 방지를 위한 청소년 교육도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위험이 닥쳤을 때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실질적 기술인 수영도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여러 대책을 세우고 있는 한국의 움직임을 주의깊게 바라보면서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왜 이미 해양구조 시스템을 구축한 선진국에게 노하우를 묻지 않느냐는 것이다. 마이크 데렛은 “제임스 보간과 RNLI는 해양 안전과 구조 활동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협력할 자세가 되어있다. 한국이 우리에게 물어온다면 언제든지 노하우를 함께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며 보다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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