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도넛에 빠진 MZ”...‘개성주악’, 건강에는 어떨까?
“고려시대 도넛에 빠진 MZ”...‘개성주악’, 건강에는 어떨까?
2024.02.20 19:37 by 임한희

[더퍼스트 임한희 기자] 최근 고려와 거란이 벌인 여요전쟁을 배경으로 한 대하드라마가 시청률 10%대를 기록하며 고려시대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당대의 식문화도 이미 우리 사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바로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를 선도하는 MZ들의 대표 간식 중 하나인 ‘개성주악’이다. 고려시대 개성 지역의 간식이 수 세기를 넘어 다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 온라인 식품판매업체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추석 개성주악의 판매량은 전월 대비 2배 증가했으며, 개성주악 전문점이 백화점과 편의점 등에 입점하는 등 2030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또한 국내 유명 개성주악 전문점의 경우 일일 1000개 이상의 주악을 판매한다고 한다.

이처럼 개성주악은 쫀득한 찹쌀반죽과 바삭한 조청 코팅의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매력으로 MZ세대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베이글, 약과, 탕후루 등 MZ세대 취향을 중심으로 식문화의 지변이 변화하는 요즘. 시대를 뛰어넘어 전성기를 맞이한 개성주악의 한의학적 효능과 이를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20일 자생한방병원 이남우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과일 토핑을 올린 개성주악
▲과일 토핑을 올린 개성주악

개성주악은 고려시대 개성 지방의 향토 간식으로서 ‘개성 우메기’, ‘조악(造岳)’으로도 불렸다. 시중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찹쌀도넛과 비슷한 외관을 가지고 있으며, 만드는 방식도 비슷하다.

먼저 찹쌀가루에 막걸리, 설탕 등을 섞어 동그란 모양으로 반죽해 기름에 튀긴다. 이후 조청에 담가 튀긴 반죽이 조청을 충분히 흡수하게끔 한 뒤 바삭하게 건조한다.

개성주악의 첫맛과 향을 담당하는 조청은 ‘지을 조(造)’와 맑은 꿀을 뜻하는 ‘청(淸)’을 합한 말로, 꿀이 부족했던 당시 곡식을 엿기름에 삭혀 꿀처럼 만들었던 감미료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조청을 약재로도 사용했으며 ‘교이(膠飴)’, ‘이당(飴糖)’ 등으로 불렀다.

동의보감은 조청에 대해 ‘허약한 몸을 보(補)하고 기력을 돋구는 데 쓰이며, 가래를 삭히고 기침을 멎게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조청은 피로회복과 항산화 효과를 가지고 있는 성분인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또한 쫀득쫀득하고 고소한 찹쌀은 조청의 달콤함을 입안에서 더욱 짙게 음미하게 해주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찹쌀은 밥을 지을 때 사용하는 멥쌀과 다르게 찰기가 많아 주로 떡, 식혜 등의 재료로 활용된다. 또한 성질이 따듯해 술을 빚는 데 알맞은 곡식이다.

특히 한의서인 본초강목에서는 ‘속을 따듯하게 해주고 설사를 멈추게 해준다’고 기록돼 있는데, 실제로 찹쌀에는 위장을 보호하고 소화 기능을 개선하는 아밀로펙틴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또한 반죽에 사용되는 막걸리의 유익균은 찹쌀반죽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장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자생한방병원 이남우 원장은 “달콤한 개성주악은 일상의 스트레스 해소 및 소화 증진에 효과적이지만 조청으로 뒤덮여 있는 만큼 당 함량이 높아 평소 고혈압∙고혈당으로 건강 관리를 하는 경우엔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특히 기름에 바싹 튀긴 음식이라 열량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 세기를 넘어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이한 개성주악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버터, 초콜릿, 생크림, 과일 등을 토핑 삼아 개인의 취향에 맞게 자유로이 변주되고 있다.

최근 연예인을 비롯한 여러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의 SNS에 다양한 종류의 개성주악 리뷰 영상을 업로드해 큰 인기를 끄는 등 개성주악의 트렌드는 나날이 발전하는 중이다.

본래 개성주악 위에는 견과류가 올라간다. 대표적으로는 호박씨가 있는데, 한의학적으로 ‘남과인(南瓜仁)’으로도 불리는 호박씨에는 마그네슘, 아연, 지방산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심장 건강관리와 당뇨병 등의 혈당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줘 당분이 높은 개성주악과 균형을 잘 이루는 토핑으로 꼽힌다. 그러나 곁들이는 토핑에 따라 주악의 열량과 영양 성분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특히 개성주악의 개당 평균 칼로리는 50~100kcal 사이지만, 대표적인 토핑인 초콜릿 잼의 경우 한 큰술당 약 80kcal로 주악 자체의 칼로리와 맞먹는다.

자생한방병원 이남우 원장은 “3고(고당·고열량·고지방) 위주의 식단을 이어가다 보면 비만뿐만 아니라 관절의 퇴행을 앞당기는 등 근골격계 질환을 야기할 수도 있다”며 “전통 간식을 재조명하는 트렌드는 흥미롭지만 섭취 시 열량을 조절해 건강에 신경 쓰는 것도 시대를 불문하고 중요한 습관”이라고 조언했다.

 

 

필자소개
임한희

산업경제부 국장. 중석몰촉 <中石沒鏃>


The First 추천 콘텐츠 더보기
  • ‘성장의 상징, 상장’…스타트업들의 도전사는 계속된다
    ‘성장의 상징, 상장’…스타트업들의 도전사는 계속된다

    자본과 인력, 인지도 부족으로 애를 먹는 스타트업에게 기업공개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다. 단숨에 대규모 자본과 주목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 파트너와 고객은 물론, 내부 이...

  • “24주 연속 1위 브랜드의 저력으로”…‘나르카’ 운영사 ‘언커먼홈’, 매쉬업벤처스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 유치
    “24주 연속 1위 브랜드의 저력으로”…‘나르카’ 운영사 ‘언커먼홈’, 매쉬업벤처스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 유치

    이제 헤어 케어도 브랜딩이다!

  •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창업팀은?”…유망 초기 스타트업 뽑는 ‘혁신의 숲 어워즈’ 막 올랐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창업팀은?”…유망 초기 스타트업 뽑는 ‘혁신의 숲 어워즈’ 막 올랐다

    현시점에서 가장 기대되는 스타트업 30개 사는 어디일까?

  •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초개인화의 기치를 내건 스타트업들이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관광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틈새에 대한 혁신적인 시도 돋보였다!

  •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기업의 공간, 자산 관리를 디지털 전환시킬 창업팀!

  •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의 등장!

  •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 맞춤형으로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