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스트 임한희 기자] 최근 한 TV 예능프로그램에서 공개된 가수 겸 배우 설현의 일상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유는 바로 ‘숏폼 콘텐츠(짧은 길이의 영상 콘텐츠)’에 푹 빠진 그녀의 모습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숏폼 시청으로 하루를 시작할 정도였으며, 이에 하루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약 11시간에 육박해 다른 출연진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숏폼 과몰입은 비단 그녀만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 지난해 9월 국내 한 애플리케이션 분석 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1인당 숏폼 플랫폼 월 사용시간은 평균 46시간 29분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넷플릭스와 같은 OTT 플랫폼의 경우는 약 9시간 14분으로, 사용시간이 5배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숏폼은 짧은 영상임에도 시청자를 끌어당기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영상들에 과하게 몰입하다 보면 목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간과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 시간씩 스마트폰을 보기 위해 거북이처럼 목을 앞으로 내민 자세를 유지할 경우 경추(목뼈)에 상당한 부담을 안겨주는 데다, 정상적인 C자형 곡선의 경추가 서서히 일(一)자로 펴지는 ‘일자목증후군’으로 악화되기 쉬운 탓이다.
경추의 배열이 직선 형태가 되면 머리의 무게와 외부 충격이 분산되지 않고 고스란히 목으로 전달돼 뒷목 통증, 두통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아울러 경추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추간판(디스크)이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아 손상돼 목디스크의 발생 위험도 높인다. 따라서 평소 숏폼 시청 시간이 늘어났다면 자신의 목 건강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으며 특히 뒷목에 뻣뻣한 통증이 자주 느껴지는 경우 진료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권장한다.
한방에서는 일자목증후군으로 인한 통증의 완화와 경추 기능 회복을 위해 추나요법,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활용해 척추·관절의 불균형을 바로 잡는 추나요법은 틀어진 경추를 교정해 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며, 침 치료는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뻣뻣하게 경직된 주변 근육과 인대를 부드럽게 풀어준다.
그리고 신바로약침, 중성어혈약침 등 순수 한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은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을 빠르게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여기에 환자의 세부 증상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손상된 목 주변 조직을 강화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특히 목 통증에 대한 추나요법 치료 효과는 객관적인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이 미국의사협회 공식 학술지 중 하나인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추나요법이 목 통증 감소, 기능 및 삶의 질 개선 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만성 목 통증 환자들을 추나요법군과 진통제, 물리치료 등 일반치료군으로 나눠 각각의 치료를 진행하고 치료 전후의 시각통증척도(VAS)를 측정했다.
그 결과 치료 전 추나요법군의 평균 VAS는 중증인 59.5였지만 치료 5주 후 26.1까지 떨어져 약 56%의 감소 폭을 보였다. 반면 일반치료군은 같은 기간 통증이 약 29% 줄어드는 데 그쳤다. VAS는 100mm 선상에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정도를 표시하는 평가 척도로써 숫자가 클수록 통증이 심함을 뜻한다.
일자목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평상시 바른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 시에는 화면과 눈의 거리를 40~60㎝ 정도로 유지해 고개가 앞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젊었을 때의 건강관리가 평생의 건강을 좌지우지한다는 말처럼 올바른 습관을 생활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늘도 대중교통에서 숏폼을 보며 출근했다면 잠시 천장을 올려다보며 경추에 쌓인 피로감을 해소해 주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