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혁신은 소비자를 점점 더 스마트하게 만든다. 정보 비대칭을 극복하려는 스타트업들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점차 비효율적인 소비나 불합리한 선택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정보 혁명이 소비자 친화적인 시장의 촉매로 작용하는 셈이다.
구매자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전형적인 솔루션은 ‘비교’ 플랫폼이다. 아는 만큼 보이기 시작한 소비자들은 선택지의 여유를 가지며 보다 합리적인 결정에 도달한다. 자연스레 전반적인 소비자 만족도 역시 높아진다. 대출, 보험, 상조, 렌탈부터 모바일 요금까지, 비교하고 추천하는 플랫폼들이 봇물을 이루는 배경이다.
빠르게 성장하지만 그만큼 고객들의 불편도 쏟아져 나왔던 분야. 바로 온라인 렌탈 유통 시장이다. 렌탈테크 플랫폼 서비스를 표방하는 ‘렌트리’는 이 시장의 정보 비대칭을 해결하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이다. 앱 하나로 제품 비교부터 온라인 상담, 계약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기존의 번거로움을 없앴다는 평가. 실제로 출시 12개월 만에 누적 거래액 56억원을 돌파하는 등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데이터에 기반하여 고객에게 맞춤형 렌탈 제품을 추천하고, 전국 판매자들의 견적을 취합해 제시하는 ‘역경매 방식’을 도입하는 등 소비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것이 성장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 등으로 알뜰폰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알뜰폰을 비교 추천하는 서비스도 각광받고 있다. 올해 초 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모요’가 대표적인 플레이어다. 24개의 알뜰폰 통신사의 요금을 한눈에 모아서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와 자급제 단말기의 최저가 구매 방법 등을 제공한다. 지난 달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지원프로그램 '팁스(TIPS)'에 최종 선정됐던 스타트업 ‘폰비’ 역시 알뜰폰 요금제 비교 추천 서비스가 핵심인 회사다. 1000개 이상의 알뜰폰 요금제를 수집하고 분류하여 알뜰폰 초심자들이 요금제를 쉽게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김천일 폰비 대표는 “공급자 중심이었던 통신 시장을 소비자 주도 시장으로 바꿔나가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질적인 정보 비대칭 문제로 고민하던 보험 분야 역시 비교 플랫폼의 활약이 기대되는 영역이다. 론칭 3개월 만에 이용건수 10만 건을 돌파한 보험 비교 플랫폼 ‘보답’이 좋은 예다. 해당 서비스는 실시간 데이터 크롤링을 통해 실손 보험, 운전자 보험, 암 보험, 종신보험 등 국내에서 판매중인 1500개 이상의 보험 상품의 검색과 비교를 가능하게 해준다. 회원가입이나 전화번호 입력 등의 절차가 필요 없다는 점도 소구력을 더하는 점. 해당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웰그램’의 이길웅 대표는 “출시 3개월 동안 시장의 니즈를 여실히 확인했다”면서 “앞으로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보험 시장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택의 기준이나 품질의 개량이 애매했던 상조회사도 비교를 통해 기준점을 잡을 수 있게 됐다. 장례 스타트업 ‘고이장례연구소’가 론칭한 ‘후불제 상조 비교 서비스’ 덕분이다. 믿을 수 있는 상조회사와 소비자를 다이렉트로 연결하여, 장례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는 평가. 회사 관계자는 “100% 소비자가 작성한 후기를 토대로, 신원 및 자격, 평판, 인성, 실무 면접이 검증된 후불제 상조만 비교해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스타트업은 지난 2021년 카카오벤처스로부터 4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한 바 있으며, 같은 해 ‘도전! K-스타트업’ 최우수상 선정, 신용보증기금 스텝업 도전기업 선정 등 차곡차곡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