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붐은 온다”…충전인프라‧배터리 솔루션 봇물
“전기차 붐은 온다”…충전인프라‧배터리 솔루션 봇물
2023.12.01 13:31 by 최태욱

동시대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흐름은 친환경이다. 최근 몇 년 간 이어진 전기차 열풍도 ‘친환경’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적 이슈 두 가지가 맞물린 결과다. 전 세계의 유명 자동차 기업들을 압도하는 테슬라의 행보는 그래서 더 상징적이다. 최근 ‘전기차 리스크’가 급속도로 번지며 기세가 한풀 꺾인 감이 있지만, 결국 거스를 수 없는 방향이란 사실은 자명하다.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나 자율주행 같은 모빌리티 혁명이 나아가는 바로 그 방향이다. 

‘컴퓨터를 타는 시대’의 주연은 자동차 브랜드들이지만, 그 시대를 조속히 완성하기 위해 다양한 우군들도 필요하다. 최근 안전, 인프라, 가격 등 다양한 문제점들이 부각되는 이유도 시장이 아직 여물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기차와 관련된 밸류체인을 가진 스타트업들의 활약은 그래서 더 반갑다. 벤처투자 업계 역시 해당 스타트업들에 지갑을 활짝 열며 모빌리티의 미래를 부추기는 분위기다. 

 

전기차 관련 스타트업들이 모빌리티의 미래를 앞당기고 있다.
전기차 관련 스타트업들이 모빌리티의 미래를 앞당기고 있다.

전기차가 험난한 과도기를 겪는 이유는 단연 충전 인프라 때문이다. 실제로 겪어보니 턱없이 부족한 충전소 문제가 생각보다 크게 다가오는 것.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얘기가 솔솔 들리는 것도 단시간 내에 구축되기 힘든 인프라의 특성 탓이다. 

올해 초 모빌리티 플랫폼 회사 ‘레브모빌리티’가 ‘서울도시가스’, ‘서울씨엔지’, ‘아우토크립트’ 등과 함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에너지 기업과 자율주행 회사, 그리고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힘을 합쳐 충전소 설치 공간 확보, 급속충전소 구축 및 운영 사업, 신규 사업 발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것. 심상홍 레브모빌리티 대표는 “협약에 참여한 각사의 장점을 활용하여 전기차 충전사업에 대한 벨류체인을 구축하면 마케팅, 시공, 관리 등 전방위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달 두바이에서 열린 ‘GITEX 2023’에서 ‘스마트시티’ 부문의 혁신 스타트업으로 선발됐던 ‘한국전기차인프라기술’ 역시 전기차 충전서비스 및 EV 통합 운영 솔루션에 올인한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한정된 전력에서 효율적인 전력사용을 이끌어내는 ‘스마트차징 솔루션’을 통해 국내외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 및 운영 중이다. 강점은 뛰어난 기술력. 국제 개방형 충전기 통신규약 ‘OCPP 2.0.1’ 인증을 세계 최초로 획득한 것을 포함, 전기차 충전 기술 쪽의 국내외 특허만 6개를 보유했다. 지난 9일에는 서울시와 서울경제진흥원이 주관하는 ‘2023 하이서울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전기차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배터리는 모빌리티 분야 스타트업의 주요 관심사가 된지 오래다. 중고차 구매 동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바조’가 최근 전기차 배터리 상태 측정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문 진단기기를 활용해 배터리 관리 상태 및 잔여 용량을 예측하는 등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전반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회사는 향후 전기차에 대한 검수 영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영업용 전기차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피트인’은 택시와 화물차량 등 영업용 전기차의 배터리를 교체해주는 구독형 서비스 모델을 다듬고 있다. 해당 서비스의 핵심은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 아닌 갈아 끼워주는 방식이다. 일반 전기차 대비 주행거리가 많고 운영 기간이 긴 영업용 전기차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 이를 위해 풀 충전된 배터리를 15분 이내에 교체할 수 있는 ‘배터리 스왑’ 기술을 완성했으며, 현재는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김세권 피트인 대표는 “영업용 전기차 운영에서 발생하는 고민을 해결하는 전문기업으로서, 미래 모빌리티 운영의 한 축을 담당하는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피트인이 구축 중인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 조감도. 이 회사는 지난 9월, 프리A 투자를 유치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피트인이 구축 중인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 조감도. 이 회사는 지난 9월, 프리A 투자를 유치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사용한 배터리 활용에 대한 고민과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4’에서 ‘CES 혁신상’을 수상한 스타트업 ‘포엔’이 대표적이다. 현대자동차의 사내벤처 기업 출신의 이 회사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재제조하는 기술로 전기차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최성진 포엔 대표는 “우리의 지속 가능한 기술과 비전이 전기차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0년 설립된 ‘알디솔루션’은 폐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희귀금속을 선택적으로 회수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하여 큰 주목을 받은 회사다. 지난 4월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약 45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으며, 최근 신용보증기금의 스타트업 성장 지원 프로그램 ‘퍼스트펭귄’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손일 알디솔루션 대표는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오는 2040년까지 2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앞으로 세계적인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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