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넘어 ‘언맨드’…“매장에서 사람을 지워라!”
‘언택트’ 넘어 ‘언맨드’…“매장에서 사람을 지워라!”
2023.11.24 14:39 by 최태욱

불과 한 두 해 전만해도 ‘키오스크’(kiosk‧무인 주문 기계)는 생경한 물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일상적인 풍경이 됐다. 동네 어느 매장에 들어서도, 점원 대신 우두커니 선 기계가 손님을 맞는다. 

키오스크의 일상화는 무인화 트렌드의 상징이다. 실제로 무인화 서비스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로 우뚝 선지 오래다. 팬데믹을 거치며 자리 잡은 언택트 소비와 관련 기술의 발전. 그리고 지속적인 인건비 증가가 밀고 당겨준 덕분이다. 점점 고도화되는 ICT혁신과 개인화되는 소비 심리 등도 스마트 소매 시장의 성장세를 부추긴다. 

관련 스타트업들의 약진도 성장세의 한 축이다. 간판부터 제조, 응대, 결제, 관리까지 다양한 구간에서 매장 무인화에 힘을 싣는다. ‘언택트’를 넘어 ‘언맨드’를 추구하는 스타트업들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무인화가 세계적인 유통 트렌드로 떠올랐다.
무인화가 세계적인 유통 트렌드로 떠올랐다.

무인화가 가장 쉽게 연결되는 영역은 역시 F&B 분야. 식음료 영역 무인화의 핵심은 ‘로봇키친’이다. 무인카페의 핵심이 자동화된 커피머신인 것과 같은 논리다. 100억원 가량의 누적 투자 유치를 통해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웨이브라이프스타일테크’는 이 분야의 대표적인 플레이어다. 조리로봇 설계, 제어,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용 반도체 개발을 통해 외식업에 특화된 로봇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 이미 350종 이상의 메뉴를 처리할 수 있는 조리로봇으로, 대형 F&B 프랜차이즈, 호텔, 단체 급식 등 외식업 전반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협동로봇에 대한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한화로보틱스와 MOU를 맺으며 영역의 확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김범진 웨이브라이프스타일테크 대표는 “앞으로 푸드테크를 넘어 다양한 산업에서 로봇을 서비스화하여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를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 ‘본촌인터내셔날’로부터 전략적 투자 유치를 이뤄낸 ‘퓨처키친’ 역시 외식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스타트업이다. 로봇을 통해 자동으로 음식을 주문받고 제조까지 완료하는 주방 자동화 플랫폼을 개발하고, 해당 플랫폼을 도입한 매장까지 직접 운영한다. 자사의 주방 자동화 시스템으로 구축한 치킨 브랜드 ‘왓어크리스프(Whatacrisp)’의 경우, 주문 수락부터 육계 부위 선택, 치킨 반죽 묻히기, 튀기기까지의 작업이 모두 자동화로 이뤄진다. 미슐랭 셰프의 레시피라도 똑같이 구현할 수 있는 맛의 일관성은 로봇키친의 또 다른 묘미다. 한상권 퓨처키친 대표는 “치킨 조리 영역에서 쌓은 노하우를 다양한 요리에 접목시켜 주방 자동화 테크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브라이프스타일테크x한화로보틱스의 주방 자동화 시스템 구상도(사진: 웨이브)
웨이브라이프스타일테크x한화로보틱스의 주방 자동화 시스템 구상도(사진: 웨이브)

매장 무인화의 바람은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는 물론, 동네의 정육점이나 과일가게조차 무인화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인쇄‧출판의 영역도 마찬가지. ‘클라피24’라는 무인 프린트숍을 운영하는 ‘비와이정보시스템’도 그중 하나다. 출력‧복사‧스캔‧팩스‧제본 등 다양한 인쇄 관련 서비스를 무인으로 제공하는데, 개인식별번호가 필요 없는 심플한 시스템이 강점으로 꼽힌다. 급한 업무나 과제 등을 민첩하고 부담없이 처리할 수 있어 직장인과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병국 비와이정보시스템 대표는 “현재 관공서, 학교, 아파트단지 등을 중심으로 900여 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면서 “직관적이고 심플한 시스템은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은 회전율과 수익률은 사업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서비스를 시작한 ‘브라우니’는 점점 늘고 있는 무인 매장 점주들의 니즈를 포착한 스타트업이다. 점주들이 겪는 반복‧단순 노동을 해결하여 무인매장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 지난 여름, 에어컨 관리 업체 ‘서비스마스터’와의 협약으로 시도한 ‘에어컨 클린케어’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특히 점주들의 높은 만족도로 유명하다. IOT 기반의 무인 매장 정기관리의 경우, 93%의 고객 리텐션이 유지될 정도다. 현재 서울, 인천, 경기 지역 등을 중심으로 1000개 이상의 무인 매장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향후 전국은 물론, 글로벌 무대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외식 운영 데이터 전문 기업 ‘데이터온’, 더나음의 무인매장 전용 밀키트 상품몰 ‘푸딩마켓’ 등 외부 자원과의 지속적인 협업도 눈길을 끈다. 권민재 브라우니 대표는 “무인 매장에 대한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며 효과적인 매장관리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향후 더 나은 비즈니스 환경을 위해 지속적인 혁신과 서비스 개선이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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