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스트 임한희 기자] 코로나19 유행과 함께 시작된 테니스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테니스 동호회 인구는 약 60만명으로 추정되며 시장 규모도 2021년 2500억원에서 올해 36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라고 한다.
여름이 끝나고 날씨가 점차 쾌적해지면서 테니스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내달 7일부터 서울에서 개최되는 ‘2023 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에 전 세계랭킹 1위 비너스 윌리엄스와 5위 제시카 페굴라가 출전을 예고하고 있어 동호인들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 지고 있다. 여기에 테니스장 예약도 실외와 실내를 막론하고 하늘의 별 따기 수준으로 어렵다는 풍문도 들린다.

테니스는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의 특징을 모두 갖춘 스포츠로서 근력과 체력을 함께 기를 수 있는 운동이다. 경기 중 달리기, 방향 전환, 점프 등이 쉴새 없이 병행되기에 뼈에 자극을 주고 골밀도를 높여 골다공증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격렬한 스포츠인 만큼 부상의 위험도 다분하다. 가장 큰 원인은 테니스가 한 쪽 팔만을 이용해 주로 스윙하는 편측운동이기 때문이다. 어깨 회전운동이 과도하게 반복될 경우 대표적인 어깨 질환인 ‘어깨충돌증후군’을 야기할 수 있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 관절을 덮고 있는 견봉 뼈와 어깨를 움직이는 힘줄인 회전근개가 서로 충돌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어깨에서 소리와 함께 무언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며, 팔을 들어올릴 때 통증이 없다가도 어느 정도 높이 이상일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가을 환절기에는 부상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근육이 쉽게 경직되고 혈액 순환도 원활하지 않아 관절과 인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심할 경우 회전근개파열이나 석회화건염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어깨충돌증후군 치료에 틀어진 어깨 관절 및 근육의 위치를 교정하는 추나요법,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이완하고 염증을 해소하는 침·약침 등 통합적인 치료를 실시한다. 특히 통증이 심한 경우 동작침법(MSAT)이 탁월한 치료 효과를 보인다.
동작침법은 한의사가 통증 부위 주변 경혈에 침을 놓은 상태에서 환자의 움직임을 유도해 통증을 경감시키고 운동범위를 넓히는 치료법이다. 실제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탐구(EXPLOR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한방통합치료와 동작침법을 병행할 경우 어깨 질환 치료에 더욱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어깨 통증 환자 80명을 동작침법군과 대조군에 각각 40명씩 배정했다. 두 환자군 모두 한방통합치료를 받았고 동작침법군의 경우 추가로 동작침법을 진행했다. 치료 2주차 시기 두 환자군의 어깨 가동범위를 분석한 결과 동작침법군이 대조군에 비해 가동범위가 향상됐다.
특히 팔을 어깨 위로 드는 어깨 외회전의 경우 대조군의 가동범위가 약 8도 증가한 반면 동작침법군은 20도 가까이 늘어 2.5배 가량 개선 효과가 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통증 완화 측면에서도 동작침법군의 효과가 더욱 좋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테니스를 비롯한 야외 스포츠 활동을 즐길 때 어깨 질환을 완화 및 예방하기 위해서는 경기 중간마다 스트레칭을 통해 어깨 관절의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 수건의 양쪽 끝을 어깨 너비만큼 잡아 날개뼈를 모아준다는 느낌으로 수건을 양쪽으로 늘려주고 되돌아가길 반복하면 어깨 이완 효과를 볼 수 있다. 스트레칭과 함께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는 점도 잊지 말자.
한시라도 빨리 테니스 코트에 뛰어들고자 주말을 기다리는 테니스 동호인들의 심정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깨는 안정성이 다른 부위에 비해 낮기 때문에 무리는 금물이다. 환절기는 항상 건강관리에 어려운 시기인 만큼 무엇을 하든 건강을 먼저 생각하며 행동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