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수입·판매한 '홈플러스 시그니처 포도씨유'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기준보다 초과 검출돼 곤혹을 겪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된 제품이 '홈플러스 시그니처' 라인업에 속한만큼 홈플러스가 야심차게 준비한 고품질 자체브랜드(PB)에 대한 신뢰도도 함께 휘청이고 있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수입해 판매하는 '홈플러스 시그니처 포도씨유' 제품에서 벤조피렌 기준·규격 부적합이 확인돼 판매를 중단하고 회수 조치 중이다.
회수 대상 제품은 유통기한이 2024년 5월 1일까지인 홈플러스의 '포도씨유 1천㎖' 제품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벤조피렌의 검출 기준은 2.0㎍/㎏ 이하지만, 회수 대상 제품에서는 3.0㎍/㎏이 검출됐다.
벤조피렌은 다환방향족탄화수소 그룹에 속하는 유해화학물질로, 300도에서 600도 사이 고온에서 유기물의 불완전연소로 생성된다. 내분비계 장애물질이면서 발암물질로 잔류기간이 길고 독성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벤조피렌은 여성들의 자궁질환, 생리통, 성조숙증 등을 유발할 수도 있는 위험성 높은 물질이다. 특히 벤조피렌에 오랫동안 노출될 겨우 폐암이나 피부암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벤조피렌을 1군(확실한 발암물질)으로 지정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프리미엄 PB 상품이라서 선택했는데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는 반응이다.
한 소비자는 "이런 심각한 문제가 있는 식품들이 출시 전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질 좋은 제품을 좋은 가성비로 선보이는것이 PB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뭘 믿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PB는 마트, 백화점 등이 자사의 특성에 맞춰 자체 개발한 상품을 말한다. 출시 당시 홈플러스는 시그니처 라인에 대해 자사가 품질과 차별성, 지속적인 사용 만족도 등을 모두 고려해 까다롭게 엄선한 상품만을 일컫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홈플러스 측은 해당 제품의 발암물질 검출에 대해서 인정하는 한편, 벤조피렌이 초과 검출된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타 이커머스 등에서 유통된 같은 제품에서 벤조피렌이 검출돼 당사에서 제품검사를 추가 진행했고, 문제가 발견돼 리콜을 실시하고 식약처에 알린 상황"이라며 "기존 제품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에 들여온 제품만 벤조피렌이 기준치를 넘어 검출됐다. 유통 과정에서 생긴 문제일 가능성이 있기도 하지만 자세한 것은 조사 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