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스트 임한희 기자] 인기를 끌고 있는 TV 육아 코칭 프로그램을 보면 알 수 있듯, 자녀의 성장 및 발달에 있어 엄마의 존재는 절대적으로 크다. 출산 후 적지 않은 여성들이 직장을 포기하고 전업 주부를 선택하는 이유다. 그러나 최근 재취업을 준비하며 경제 활동을 시작하는 중년 여성들이 늘고 있다는 흥미로운 통계 자료가 발표됐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50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70.5%로 모든 여성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자녀가 성인이 된 이후 다시 가계에 도움이 되기 위해 취업에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됐던 여성들이 취업하는 곳의 상당 수가 전문직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여성들의 경력단절 이후 첫 일자리 현황을 분석한 결과 판매직과 서비스직 업종의 비중이 각각 14%, 1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트 계산원, 백화점 판매원, 가게 점원 등 판매ㆍ서비스직종 대부분은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 까닭에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족부 질환 중 하나인 ‘족저근막염’이 대표적이다. 특히 노화로 인해 척추ㆍ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경우 더욱 주의를 요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족저근막염 환자 가운데 50대 여성의 수는 5만7251명으로 모든 성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 근육을 감싸고 있는 얇고 긴 막인 족저근막이 손상되면서 염증과 통증을 발생시키는 근골격계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아침에 일어나서 처음 땅을 디딜 때 날카롭게 느껴지는 ‘찢어질 듯한’ 발바닥 통증을 꼽을 수 있다. 수면 중 수축돼 있던 족저근막이 갑자기 펴지면서 근육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혹은 앉았다 일어나서 걸음을 시작하려 할 때 발뒤꿈치 쪽이 몹시 아프거나 오래 서 있는 경우 발에 뻣뻣한 느낌이 지속된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야 한다.
또한 족저근막염의 특징 중 하나는 통증 이후 몇 걸음 걷다 보면 족저근막이 자연스럽게 이완되어 증상이 완화된다는 점이다. 이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지 않는 환자도 많다. 그러나 족저근막염은 진행될수록 통증이 악화되기 때문에 계속해서 방치하면 보행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심한 경우 무릎과 척추에도 변형을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증상 초기에 의료진을 찾아 전문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한방에서는 침·약침 치료와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침 치료를 통해 발바닥 주변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풀어 통증을 완화하고, 한약재 유효 성분을 추출한 약침 치료로 약해진 근막에 생긴 염증을 해소한다. 더불어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맞는 한약을 처방해 손상된 근막을 강화하고 재발을 방지한다.
족저근막염 치료에 대한 약침의 효과는 객관적인 연구 논문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대전자생한방병원과 대전대 한의학과 공동연구팀이 발표한 임상증례 보고 논문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환자의 통증 숫자척도평가(NRS) 수치는 약침 치료 전 격한 통증인 10이었던 반면 치료 후 경증인 2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NRS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 정도를 0~10 사이 숫자로 표현한 지표로 값이 클수록 통증이 심함을 의미한다.
치료와 함께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지압법도 도움이 된다. 안쪽 발등과 발바닥 사이 움푹 파인 곳에 위치한 ‘연곡혈(然谷血)’과 종아리 한 가운데 근육이 갈라지는 곳에 있는 ‘승산혈(承山血)’을 지압하면 발과 종아리의 근육을 풀어줘 족저근막염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더불어 일과 중이나 이후 발에 쌓인 긴장을 수시로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휴식시간 중에 골프공이나 테니스공을 발바닥 아래에 두고 밟은 상태에서 굴리면 족저근막을 이완할 수 있다. 귀가 후 온수로 족욕을 하는 것도 좋다. 온수 족욕은 혈액순환을 돕고 발의 피로와 족저근막의 긴장을 완화시킨다.
발은 신체의 대부분을 지탱하고 있는 만큼 ‘몸의 뿌리’ 역할을 한다. 뿌리가 꺾이면 줄기도 꺾여 결국 꽃을 피울 수 없게 된다. 뿌리가 건강해야 예쁜 꽃이 피어나듯이 아름다운 노후를 위해 발 건강 관리를 철저히 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