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등장한 ‘챗GPT’는 전 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대세 SNS라는 ‘인스타그램’이 두 달 만에 모은 사용자 100만명을, 단 닷새 만에 쓸어 모을 정도의 파괴력이었다. 이 기술의 가장 큰 매력은 일상성이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인공지능(AI)을 바로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탈바꿈 시킨 것이다. 실제로 개발 분야 종사자들의 절반가량은 “챗GPT를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PC와 인터넷, 스마트폰을 뛰어넘는 혁신기술’이라는 평가, 실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활용 가치는 ‘GPT’가 빠르게 일상으로 침습하는 배경이다. 초반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곳은 역시 교육 분야다. 세상 모든 지식을 보유했으며, 사람처럼 말하는 AI의 활용도가 가장 빛나는 영역 중 하나다.

지난 2020년부터 기업 코딩 교육을 진행해왔던 에듀테크 스타트업 ‘팀스파르타’는 자사의 서비스 전반에 챗GPT 등 새로운 AI 기술을 접목하며 디지털 역량 강화에 속도감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챗GPT의 접목‧활용을 통해 기존 8주 과정이었던 ‘코드 작성’ 강의를 3주로 단축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범규 팀스파르타 대표는 “챗GPT를 적용한 코딩 교육 커리큘럼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AI툴을 활용해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에듀테크 AI 스타트업 ‘투블럭에이아이’가 개발한 글쓰기 첨삭 서비스 ‘키위티(KEEwiT)’ 역시 GPT의 기술이 농축된 결과물이다. 이 회사는 ‘주제 특화 챗봇 서비스 제공 방법 및 장치’와 ‘휴먼 인터랙티브 AI를 사용한 반자동 작문 방법 및 장치’ 등 2건의 특허를 등록한 바 있는데, 이는 모두 생성형 AI 활용 방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회사의 조영환 대표는 “두 건의 특허를 기반으로 기업의 마케팅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성하거나, 개인별 학습 콘텐츠를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디지털 전환의 절정을 맞고 있는 금융 분야도 GPT의 역할이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4월, 금융 분야 최초로 GPT 기반 AI 애널리스트 ‘주디’ 서비스를 출시한 ‘타인에이아이’도 그중 하나다. 주디는 실시간으로 투자자에게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AI 애널리스트 서비스다. 종목 분석, 시황 정, 투자 포인트 등 투자자가 많은 시간을 들였던 작업들을 인공지능이 대신해준다는 콘셉트. 지난해 챗GPT의 등장 이후 발 빠르게 기술 트렌드를 접목한 기민함에 힘입어 최근 59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커뮤니티형 직거래 마켓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착한상회’가 지난 4월 출시한 ‘AI요리사’는 GPT와 F&B서비스를 접목한 사례다. 해당 서비스는 유저가 원하는 요리의 레시피를 AI요리사가 알려주고, 더 나아가 AI에게 추천받은 레시피로 생산된 밀키트를 실제로 받아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계훈 착한상회 대표는 “그동안 다양한 밀키트 제품을 직접 개발‧제조해왔던 노하우와 GPT의 확장성을 조화로이 결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AI 솔루션 기업 ‘올거나이즈’가 출시한 ‘알리(Alli) GPT’, 회계‧세무사 매칭 플랫폼 ‘택슬리’가 출시한 ‘택슬리 AI챗봇’(이하 생산성 분야), 한국 정보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이 출시한 챗봇 ‘어학당 지니’(여행 분야), 골프생활 플랫폼 ‘김캐디’가 오픈한 ‘AI 김캐디’(스포츠 분야) 등 GPT 기술이 산업 전 분야로 가파르게 확장되는 추세다. 이창수 올거나이즈 대표는 “흩어진 정보를 종합해 사용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GPT의 최대 장점”이라며 “이러한 특징 덕분에 즉각적인 업무 적용이 가능하며, 혁신적인 업무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