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1위' 타이틀을 둘러싼 자존심 승부가 펼쳐졌다. 신흥 강자 인터파크와 전통의 챔피언 하나투어의 대결이다.
지난달 18일 하나투어는 인터파크의 여행업계 ‘1등’이라는 카피를 사용한 광고에 대해 해당 표현에 문제가 있다며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어 하나투어 여행상품을 취급하는 서울·부산 등 25여개 여행사들이 같은달 3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인터파크의 해당 광고가 허위·과장이라는 내용의 신고서를 접수하며 전쟁의 막이 올랐다.
하나투어 측은 인터파크의 업계 1등이라는 주장이 4개월간 해외 항공권 발권액 1위라는 이유로 '해외여행 1등' 이라는 문구를 쓰는 것은 허위·과장 광고라고 지적했다.
인터파크는 지난달 20일부터 ‘해외여행 1등은 크다. 인터파크다’라는 브랜드 캠페인을 여름 성수기 기간을 앞두고 시작한 바 있다. 배우 전지현을 섭외한 광고 영상은 TV, 유튜브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송출 중이다.
이에 맞서는 인터파크는 '업계 1등' 표현에 아무 문제가 없으며 이를 뒷받침할 근거 자료도 충분하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해외항공권발권액이 본사 기준 3559억원, 하나투어는 본사 기준 3552억원으로 인터파크가 7억원 더 많았다고 밝혔다. 사실을 기반으로 한 자료이기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기준으로 삼은 기간에 인터파크 본사 해외항공 발권량이 타사 대비 앞서 이를 토대로 1위 키워드를 채택했고 이를 광고 하단에 부연설명 하고 있다"면서 "또한 광고 집행 전 방송심의 역시 통과했다"며 문제될 소지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여행업계에서는 양 사의 자존심 싸움으로 촉발된 사태라면서도 하나투어가 인터파크의 성장세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경쟁 환경이 완전히 뒤바뀐 상황에서 인터파크가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비책을 철저히 준비해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했던 것이 인터파크의 높은 성장을 이끈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하나투어가 인터파크를 신경 쓰이는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