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땐스는 멈추지 않는다”…어느 기업가의 ‘무용’담
“나의 땐스는 멈추지 않는다”…어느 기업가의 ‘무용’담
2023.03.31 12:07 by 최태욱

“계속 춤을 추는 거야. 발을 멈추면 안 돼. 아무리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그런 데 신경 쓰면 안 돼. 제대로 스텝을 밟아. 계속 춤을 추어대란 말이야. 왜 춤추느냐 하는 건 생각해선 안 돼. 의미 같은 건 애당초 없는 거야. 그런 걸 생각하기 시작하면 발이 멈춰버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댄스댄스댄스’의 한 구절이에요. 학창시절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인데. 유독 이 구절의 여운이 길더라고요. 그런데 이 문구를 되뇌다보면, 불현듯 떠오르는 사람이 한 명 있어요. ‘파파타팩토리’라는 프레젠테이션 디자인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는 신강식 대표가 그 주인공이에요.

그에게 춤은 ‘기업(起業)’과 같은 말이에요. 춤을 통해 스스로 일의 주인이 되는 방법을 깨달았고, 발을 멈추지 않으면서 기업가정신을 성장시키고 있죠. 그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었던 걸까요?

 

신강식(사진) 파파타팩토리 대표
신강식(사진) 파파타팩토리 대표

Sub.  1  ‘가시나’라 놀림 받던 소년, 춤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인생을 바꾸는 특별한 순간이 찾아온다고 해요. 그 순간을 잘 캐치해서 기회를 움켜쥔 사람은 찬란하게 빛날 것이고, 그 때를 놓쳐버린다면 삶은 그저 그렇게 흘러가고 말겠죠.

신강식 대표에게는 중학교 때 바로 그런 순간이 찾아온 것 같아요. 어느 축제를 구경하러 갔다가 무대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을 목도한 순간이었어요. 자기도 모르게 ‘와…멋있다.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는 말을 내뱉고 말았대요.

흔한 바람 같지만, 당시 신 대표에게는 조금 특별했을 거예요. 어릴 적부터 심각할 정도로 내성적이고 소심했기 때문이에요. 주변 어른들이 죄다 걱정할 정도였대요. 그런 그가 남들 앞에서 춤이라니, 대단한 각오와 결심이 필요했겠죠?

그런 결심은 봄 소풍 장기자랑을 통해서 꽃을 피웠어요. 며칠 밤을 준비해 선보인 무대의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었다죠. 그 반응으로 인해 신 대표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어요.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된 기분이랄까…그를 거들떠도 보지 않던 사람들이 말을 걸기 시작했고, 그의 곁으로 모여 들었어요. 쉬는 시간마다 교실 뒤편은 춤 교습소가 됐고, 그 중심에는 늘 신 대표가 있었대요. 자신도 모른 사이에 활달하고, 외향적이며, 리더십 있는 성격으로 바뀌고 있었던 거예요.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춤바람은 더 거세졌어요. 아예 직접 댄스팀을 결성해 공연을 다닐 정도였어요. 그 사이 춤 실력은 일취월장해 ‘돈 주고 볼 만한 정도’가 됐죠. 전국의 축제 현장을 돌며 댄스공연을 펼쳤어요. 신 대표가 “전국을 돌며 헤드스핀하던 시절”이라고 회상하는 시기죠.

전국구 수준의 댄스대회에도 자주 나섰는데, 전국 상위랭커에 올라설 정도로 실력이 출중했대요. 급기야 재능 있는 친구들을 발굴해 연습생으로 키우는 활동까지 병행하게 돼요. 마치 지금의 연예기획사가 하듯 말이죠.

사실 일련의 활동은 회사를 경영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어요. 하루가 멀다 하고 무대를 꾸미며 공연비를 벌고, 그 돈으로 연습실이나 사람에게 재투자하며 끊임없이 가치를 창출했으니까요. 경영의 3요소라는 사람‧돈‧물자를 충분히 충족시키는 활동이었죠. 신강식 대표는 지금 현재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방향성은 모두 그때의 경험으로 완성된 것이라고 말해요.

“비록 고등학생 신분이지만, 너무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뭔가 기획하고, 그게 실제로 돌아가는 경험, 그걸 계속 쌓은 거예요. 이런 성취의 경험들이 축적되면서 ‘일’에 대한 태도가 점점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꼈죠.”(신강식 대표)

 

신강식 대표가 고등학교 때 결성‧운영했던 댄스팀 ‘거스트패밀리’
신강식 대표가 고등학교 때 결성‧운영했던 댄스팀 ‘거스트패밀리’

 

※해당 칼럼을 이어서 보고 싶다면...

 

 

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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