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30일부터 의료기관, 약국 등 일부 필수시설을 제외하고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권고 수준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이는 2020년 10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일상생활의 필수품이었던 마스크를 완전히 벗을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마스크는 외부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는 가장 기본적인 방역 수단이 됐다. 실제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마스크 착용과 함께 개인위생 관리가 생활화되면서 호흡기 감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 2020년 3월부터 7월까지의 국민의 의료이용 행태 변화를 분석한 결과, 감기와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 등 호흡기 감염으로 의료를 이용한 환자 수는 802만6839명으로 전년 대비 51.9%나 감소했다.
역으로 보면 마스크를 벗게 될 경우 호흡기 질환의 발생 우려가 커질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요즘 같이 춥고 건조한 겨울철은 기관지가 약한 시니어들에게 천식 발생 위험이 커져 주의가 필요하다.

천식은 폐로 연결되는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고 통로가 좁아져 기침과 천명(쌕쌕거림), 호흡곤란 등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밤이나 새벽에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만성화되면 기관지 뿐만 아니라 폐 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의심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료에 나서야 한다.
한방에서는 천식을 목에서 소리가 나고 호흡이 급박한 증상이라는 의미로 ‘효천’(哮喘)이라 부르며 ‘담’(痰)을 주요 원인으로 본다. 담이란 몸 안의 체액이 정상적으로 순환되지 못하고 탁하고 걸쭉하게 변성된 것을 말하는데, 기도점막에 염증을 일으켜 발작적인 기침과 호흡곤란 등을 유발한다.
한의학적으로 천식 치료는 이러한 담을 제거하는 데 중점을 둔다. 먼저 항염증 효과가 있는 한약을 처방한다. 기침, 오한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마황이 배합된 갈근탕이 대표적이다. 또한 침과 뜸 치료를 통해 기혈순환을 촉진하고 체내 노폐물의 배출을 도와 면역력을 상승시킨다.
따라서 천식을 비롯한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일상생활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시로 실내 환기를 실시하며 매트리스나 이불 등 먼지가 쌓이기 쉬운 곳을 청결히 관리해야 한다. 특히 요즘 같이 건조한 겨울철에는 실내 습도를 50% 정도로 유지해 기관지에 수분이 상실되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이 좋다. 흡연자라면 담배를 끊는 게 최우선이다,
따뜻한 차를 평소 마시는 것도 호흡기 건강에 좋은 습관이다. 쌍화차에 들어가는 감초는 폐의 기운을 원활하게 해 기침을 멈추게 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압법도 호흡기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뒷목에서 가장 높게 튀어나온 뼈 바로 밑에 위치한 ‘대추혈’을 지압하면 호흡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스크를 벗는다는 해방감으로 더 중요한 건강 관리에 해이해질 수 있는 시점이다.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개인위생에 신경 써서 건강하게 따뜻한 봄을 맞이하도록 하자.
글=부산자생한방병원 김하늘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