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향취 솔솔…“향기x기술로 디지털 후각솔루션 선도할 것”
권일봉 딥센트 대표 인터뷰
혁신의 향취 솔솔…“향기x기술로 디지털 후각솔루션 선도할 것”
2023.01.26 16:02 by 최태욱

‘Age of STYLETech’는 테크와 융합한 패션·뷰티 분야 기업들을 발굴‧지원하는 ‘스타일테크 유망기업 지원 프로그램’(4기)의 참여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시리즈입니다. 

팬데믹의 긴 터널을 벗어나는가 싶은 순간, 불황이라는 새 터널을 마주한다. 희망보단 절망이 만연한 세상에서 남은 의욕마저 한풀 꺾인다. 그야말로 치유와 힐링이 절실한 시대다. 최근 국내의 향기 산업이 급성장하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가장 ‘가성비’ 좋은 기분전환으로 첫 손에 꼽히며 심신이 위축된 소비자들을 부추긴다. 5년 전 4400억 원 규모였던 국내 향기 산업 시장이 올해 65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한 배경이다. 

‘홈 프래그런스(fragrance)’하면 일견 떠오르는 이미지가 빤하다. 향초나 디퓨저, 탈취‧방향제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전환과 산업 융‧복합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등 향기로운 혁신이 전개되고 있다. 디지털 후각솔루션 기업을 표방하는 ‘딥센트(deepscent)’도 존재감을 뽐내는 플레이어 중 하나다. 아날로그적인 향기의 감성에 AI, 빅데이터, IoT 등 디지털 기술을 덧대는 전략으로 향기 산업의 미래를 여는 스타트업이다. 한 명 한 명을 포근히 감싸는 맞춤형 향기를 통해 치유가 절실한 시대에 힘을 보탠다. 

 

권일봉(사진) 딥센트 대표
권일봉(사진) 딥센트 대표

| “향기로 세상을 이롭게”…후각 민감한 과학도의 출사표 

“오래전부터 후각과 냄새, 향기라는 분야를 연구했어요. 그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융합할 여지가 많다는 것을 발견했죠. 소위 ‘디지털 전환’이 더뎠던 거예요. 미래의 시장 가치가 크다는 확신이 들더라고요. 무엇보다 세상에 긍정적인 가치를 전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권일봉 딥센트 대표는 이성과 감성의 균형감이 빼어난 창업가다. 카이스트(KAIST)에서 데이터분석, 인공지능, XaaS 등 4차 산업의 핵심기술을 연구했지만, 기술 못지않게 사람의 감정에 대한 관심도 컸다. 그가 주목한 감정의 열쇠는 바로 ‘후각’이었다. 권 대표는 “인간의 후각은 기억과 감정을 주관하는 대뇌변연계와 직접 연결되어 있는 곳으로, 감정의 75%가 후각정보에 따라 좌우 된다”면서 “명품 브랜드가 매장에 향을 연출하는데 공을 들이는 이유도 좋은 향기로 기분이 좋아진 사람들이 제품을 더 긍정적으로 보고 매장에도 오래 머무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봄, 권 대표가 설립한 딥센트는 창업자의 균형감을 그대로 계승했다. 향기의 아날로그적 감성에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후각솔루션 기업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집콕’ 생활이 장기화되며 ‘향테리어’(향기+인테리어)의 수요가 높아지고, 호텔‧항공‧패션‧뷰티 등 타 산업에서도 향기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품는 등 시장가치가 높다는 점도 창업의 무게를 실었다. 권 대표는 “가급적 많은 사람들에게 가급적 커다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창업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런 면에서 향기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일상의 위로와 공감을 선사하는 아이템은 나의 관심과 전문성, 그리고 세상의 수요를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라고 회상했다. 

 

딥센트의 대표 제품 ‘딥센트 라운지’
딥센트의 대표 제품 ‘딥센트 라운지’

| “아버님 댁에도 ‘딥센트 라운지’ 한 대 놔드려야겠어요.”
딥센트의 사업 영역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개인 맞춤형 디지털 향기 서비스(FOD), 공간 맞춤형 디지털 향기 서비스(FaaS), 그리고 디지털 후각치료콘텐츠 솔루션(FaaS-DTx)이다. 

사업 초반 가장 힘을 쏟고 있는 영역은 FOD와 FaaS 부문. 딥센트가 추구하는 가치를 가장 대중적 혹은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파트다. 최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선보인 ‘딥센트 라운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9일 펀딩률 545%를 달성하며 시장에 안착한 해당 제품은 자신이 원하는 향으로 공간을 가득 채우는 방법을 새롭게 제시한다. 세계 3대 조향학교 출신의 전문조향사들이 만든 20개의 향기 캡슐을 취향에 따라 조합하고, 모바일을 통해 완벽하게 제어하는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 가전이다. 우수디자인(GD) 선정으로 ‘향테리어’의 가치를 높였고, 5대 중금속 검출 실험, 원적외선 방출실험 등을 무사히 거치며 안전에도 합격점을 받았다.

 

딥센트 라운지의 향기 캡슐(왼쪽)과 제품을 모바일로 제어하는 모습
딥센트 라운지의 향기 캡슐(왼쪽)과 제품을 모바일로 제어하는 모습

딥센트의 잠재력은 단순히 제품 한 두 개로 끝나지 않는다. ‘디지털 전환’을 표방하는 만큼, 이전과는 다른 방식을 제안하며 전혀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축적된 향기 데이터다. 이를 테면 이런 식이다. 고객이 딥센트 라운지 제품을 사용하는 동안, 디지털 향기, 후각환경 정보, 헬스케어 데이터 등이 딥센트 DB에 고스란히 축적된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가 지금까지 약 22만 세트. 이를 기초로 상황별 심리케어 및 맞춤형 뷰티 제품에 대한 융합이 가능하다. 

데이터의 힘은 두 번째 영역인 ‘공간 맞춤형 디지털 향기 서비스(FaaS)’의 완성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최근 호텔‧리조트, 공유오피스, 스포츠센터, 스터디카페, 학원 등에서 공간의 개성을 가진 향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권 대표는 “향기라는 매체의 성질은 본질적으로 공간 위생과도 연결된다”면서 “FaaS는 여러 공간의 실내 후각환경을 센싱한 후 이에 적합한 향기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통합 관제 시스템의 기능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디지털 후각솔루션 분야의 ‘대체불가’ 기업으로!
딥센트의 비전은 향기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는 정도가 아닌, 전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그 영토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후각기술 연구개발팀, 향 원료 시장 전문가, 의료 전문의, 헬스케어 R&D전문가 등으로 드림팀을 꾸리고, 51개의 기술특허 출원 등 핵심 자산을 차곡차곡 쌓고 있는 것도 개척자가 되기 위한 묵직한 발걸음이다. 세대융합창업캠퍼스 최우수팀(2018), 카이스트 창업어워드 우수상(2019),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2020), 혁신기업국가대표1000 선정(2021),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2022) 등 일련의 성취는 올바르게 나아가고 있다는 작은 징표들에 불과하다.  

 

딥센트가 추구하는 향기 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고객들에게 전혀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
딥센트가 추구하는 향기 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고객들에게 전혀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

개인 및 공간 맞춤형 디지털 후각솔루션을 통한 퍼포먼스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최종단계인 디지털 후각 헬스케어로 진입할 청사진도 완성해 놓은 상태다. 이미 카이스트, 충남대병원 등과 함께 후각감각자극을 활용한 수면질환, 중독장애, 스트레스 개선 등의 치료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5000억 원 규모의 국내 디지털 향기 시장을 접수한 후, 글로벌 홈 향기 시장(9조원), 글로벌 수면시장(49조원), 글로벌 멘탈 웰니스 시장(121조원) 등으로 점차 전장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딥센트가 추구하는 향기로운 혁신은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셈이다. 

“현대인들은 유독 공허함을 많이 느낀다고 해요.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는 거죠. 바로 그 빈자리를 따뜻한 향으로 채워 공감과 위로를 선사하고 싶어요. 그게 우리가 추구하는 향기의 혁신이죠. 앞으로 개인‧공간‧의료 세 분야에서 독특한 향취를 내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사진: 딥센트 제공

 

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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