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와 빗썸홀딩스가 국세청으로부터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세무조사로 800억원 규모의 추징금을 부과한 지 4년만이다.

국세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0일 오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직원 수십명이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빗썸코리아와 빗썸홀딩스 본사에 사전 예고 없이 투입돼 세무조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정기세무조사가 아닌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를 담당하고 있으며, 특별세무조사는 일반 정기세무조사와 다르게 기업 탈세 혐의나 비자금 조성 등에 관련한 혐의가 있을 때 증거확보 또는 확인 조사를 위해 사전 통지 없이 투입되는 강도 높은 세무조사다.

이날 현장 조사를 통해 최근 몇년 간 빗썸의 가상자산 거래 관련 자료를 확보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일 것으로 전해진다.

조사 대상 법인은 △빗썸코리아 △모회사 빗썸홀딩스 등 주요 계열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특별세무조사가 지난해 논란이 된 '비덴트 사태'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12월부터 빗썸홀딩스의 주요 주주사였던 비덴트와 인바이오젠 등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먼저 착수했다. 

이에 빗썸 실소유주이자 관계사 횡령 사건 핵심 인물이라는 의혹을 받는 사업가 강종현 씨와 그의 동생 강지연 씨와 관련해 탈세 정황이 없는지도 확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도 최근 횡령 혐의를 받는 강 씨 남매에 대해 소환 조사를 벌였다. 

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채희만 부장검사)는 강씨를 횡령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강씨는 빗썸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관계사 횡령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빗썸 관계사 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 대표이사인 강지연씨 친오빠이기도 하다.

동생 강지연 씨도 지난주 두 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남매가 공모해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주가를 조작한 정황을 잡고 지난해 10월 비덴트와 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 등 빗썸 관계사를 압수수색했다.

강씨 남매는 빗썸의 실소유주로 지목된다. 이들 남매가 지배하는 비덴트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34.22%)이기 때문이다. 키오스크 유통업체 인바이오젠은 비덴트의 최대주주이며, 콘텐츠 유통업체 버킷스튜디오는 인바이오젠의 최대주주다.

그리고 버킷스튜디오의 주요 주주인 이니셜1호투자의 최대주주인 이니셜은 강지연씨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강지연→이니셜→이니셜1호투자→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빗썸홀딩스'로 이어지는 구조인 셈이다.

한편, 빗썸은 업비트와 국내 가상자산 거래 시장을 양분하는 가상화폐 거래소다. 빗썸은 전체 이용객은 800만 명 이상으로 업계 2위 규모다. 빗썸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737억원과 누적 영업이익 1517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