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심상 오롯이 표현하고 싶어서”…어느 디자이너의 예술 입문기
‘아트 인 메타버스’展 리나 라센 작가 인터뷰
“내 심상 오롯이 표현하고 싶어서”…어느 디자이너의 예술 입문기
2023.01.10 11:11 by 최태욱

[Artist with ARTSCLOUD]는 아트 특화 메타버스 스타트업 ‘아츠클라우드’ 주최의 국제 미디어 아트페어 ‘아트 인 메타버스’展에 참여했던 해외 작가를 소개하는 연재 시리즈입니다. 

“제가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하고, 또 그렇게 살아왔던 이유는 창의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더라고요. 나만의 목소리로, 오롯이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죠. 그래서 예술가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리나 라센(32, Lina Rasen) 작가는 이제 막 창작의 나래를 펴기 시작한 신예 아티스트다. 기업이나 기관의 니즈를 대변하는 멀티미디어 디자이너로 두터운 경력을 쌓았지만, 두 해 전 봄부터 순수 예술 분야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작가는 “이제 나는 무언가에 대해 나만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을 만큼의 경험과 지식을 축적했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 아닌, 자신의 창작을 펼칠 수 있는 준비가 끝났다는 얘기다. 지난해 초, 국내에서 진행됐던 <아트 인 메타버스> 전시에서도 자신만의 스토리를 선보였던 리나 작가에게, 그녀가 그려가고 싶은 예술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리나 라센(사진) 작가
리나 라센(사진) 작가

-2021년 초반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계기는 무엇이었나.
“표면적으론 디지털 아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 계기였다. 많은 참가자 그룹과 예술 관련 게이밍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첫 여정을 시작했다. 모스크바에서 열린 ‘Game Junction’ 전시회에서 예술게임으로 선보인 ‘Peaceful Room’이 당시 선보인 작품이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계기는 창작에 대한 열정이다. 멀티미디어 디자이너로서 줄곧 외주 용역을 수행하는 일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온전히 나의 마음을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싶더라. ‘이제 때가 됐다’고 여긴 시기가 바로 재작년 초부터였다.”

-작업 개시 이후의 활동에 대해 소개해 달라. 
“2021년 봄 무렵, 모스크바의 ‘W&P 갤러리’에서 전시한 디지털 인쇄물이 최초의 시도였다. ‘우리(us)’라는 이름의 자화상인데,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나의 목소리를 시각화한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무엇에든 도전할 수 있다. 우리 안의 수많은 ‘하지만’을 이겨낼 수 있다면 말이다’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비슷한 시기에 런던의 ‘아트넘버23 온라인 갤러리’에 참가했고, 가을에는 모스코바 ‘러시아 아트 위크’의 디지털‧레디메이드 아트 부문에서 3개의 상을 받았다.”

 

리나 작가의 데뷔작 ‘우리’(self-portrait of ‘us’)_digital art
리나 작가의 데뷔작 ‘우리’(self-portrait of ‘us’)_digital art

-주로 어떤 형식을 활용하며, 무엇에 대한 이야기를 표현하나. 
“멀티미디어 디자이너의 경력이 풍부한 만큼, 디지털 그래픽이나 영상을 활용하는 편이다. 관심 있는 영역은 방대하다. 심지어 과학을 좋아하기도 해서, 생물학이나 화학과 관련된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있다. 그럼에도 축이 되는 주제는 ‘나의 감정과 의견’이다. 나의 예술은 내 삶의 어느 시점에서 내가 걱정하거나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을 담는다. 예전처럼 고객들의 돈을 받고서는 절대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다.(웃음)”

-자신의 감정과 의견을 담은 작품의 예를 든다면?
“가끔씩 편안히 앉아있는 동안에도 마음속이 분주한 경우가 있다. 지금 나에게 중요한 기분이나 감정, 특별하게 느껴지는 상황들,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없는 문제들을 포착하는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인 ‘무지개 공간 안(Inside the Rainbow Space)’도 그런 순간을 포착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그라데이션과 밝은 색을 가지고 있는데, 각각의 색은 살아있는 다른 형태(탄소, 규소, 질소 등)를 상징한다. 거대한 우주, 그 속에서 빛나는 다양한 생명체 등을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아직 우리가 교차하지 않은 수많은 길들이 남아 있다.”

 

리나 작가의 최애작 ‘무지개 공간 안(Inside the Rainbow Space)’
리나 작가의 최애작 ‘무지개 공간 안(Inside the Rainbow Space)’

-아츠클라우드의 ‘아트 인 메타버스’에는 어떻게 참가하게 됐나. 
“신진 아티스트로서, 아츠클라우드의 첫 번째 디지털 아트페어는 너무나 좋은 기회였다. 처음으로 해외에서 내 작품을 선뵐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상위 100명의 예술가 그룹에 포함되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다. 앞으로도 아츠클라우드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소망한다.”

-‘아트 인 메타버스’에서 선보였던 작품은 무엇이었나.
“대도시 음식 문화에 대한 나만의 감상을 다룬 작품으로 제목은 ‘닭에게 먹이를 주는 것’(Feeding the Chickens)이다. 이 작품을 구상할 때 나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심슨 시리즈에 나오는) 호머 심슨을 상상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도넛과 현재 시장에서 가장 대중적인 재료인 닭고기를 연결했다. 닭고기는 매우 고약하고 잔인한 산업의 결과물이다. 매우 끔찍한 환경에서 자행되는데, 우린 닭들이 뭘 먹었는지도 모른 체 그 고기를 즐긴다. 콜라주와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이루어진 해당 디지털 아트를 통해 그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싶었다.”

 

‘아트 인 메타버스’ 출품작 ‘Feeding the Chickens’_video art(영상 캡처)
‘아트 인 메타버스’ 출품작 ‘Feeding the Chickens’_video art(영상 캡처)

-본격적인 활약은 지금부터인 것 같다. 향후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은가.
“사실 지금은 ‘어떤’ 작가보다는 그저 ‘작가’로 기억되는 것이 목표다.(웃음) 개인적으로는 NFT가 디지털 아티스트들에게 여러 가지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새롭게 피어오르는 시장 안에서, 새롭게 피어나는 감상과 메시지를 아름답게 표현하려 애쓸 것이다.”

 

/사진: 리나 라센 작가 

 

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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