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인 관점을 세상과 공유하는 것이 나의 예술이죠.”
‘아트 인 메타버스’展 에드먼드 커크 작가 인터뷰
“독창적인 관점을 세상과 공유하는 것이 나의 예술이죠.”
2023.01.04 13:14 by 최태욱

[Artist with ARTSCLOUD]는 아트 특화 메타버스 스타트업 ‘아츠클라우드’ 주최의 국제 미디어 아트페어 ‘아트 인 메타버스’展에 참여했던 해외 작가를 소개하는 연재 시리즈입니다. 

“자신의 삶에 가치를 더하는데 관심이 많다면 예술가는 맞지 않아요. 그 가치를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죠. 제가 예술가로서의 길을 선택한 이유도 비슷해요. 저의 생각이나 관점을 세상과 공유함으로써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 끌렸죠.”

에드먼드 커크(25, Edmond Kerk) 작가는 주목받는 신예 아티스트다. 지난 2021년 싱가포르의 명문예대 ‘라살 예술 대학’(LASALLE College of the Arts)을 졸업한 이후, 유화, 설치, 사진, 영화 등 다양한 예술 분야를 넘나들며 개성을 뽐내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예술관을 필터삼아 다양한 세상만사를 재구성한다. 작가가 “내가 필요로 하는 것 대신에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작업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은유와 상징으로 점철된 그의 작품은 모두 우리가 살고 있는 동시대의 이슈와 문제들이다. 지난해 봄, 국내에서 진행됐던 <아트 인 메타버스> 전시에서도 특유의 독창적인 관점을 유감없이 보여줬던 에드먼드 작가에게, 그가 세상과 공유하고 싶은 진짜 이야기를 들어봤다.  

 

에드먼드 커크 작가(실험영상 ‘고통은 우리가 즐거움을 느끼는 이유입니다.’ 중에서)
에드먼드 커크 작가(실험영상 ‘고통은 우리가 즐거움을 느끼는 이유입니다.’ 중에서)

-주로 어떤 작업을 하는 예술가인지 궁금하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다학제 예술가이다. 학부(Fine Art)를 졸업한지 1년이 막 지났으니 신예라고 볼 수 있지만, 15년 이상 예술을 연습하고 실행해온 만큼 경험은 풍부하다. 나의 예술적 경험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유년시절부터 다양한 예술을 탐구하고 표현하는 것을 즐겼다. 덕분에 아이디어를 개념화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스킬도 두루 갖출 수 있었다. 회화 전공자로서 그림을 예술적 비전으로 활용했지만, 그래픽 디자인, 사진, 비디오, 디지털 미디어로 그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작품의 주제 및 소재는 무엇인가? 또한 영감을 얻는 과정도 궁금하다. 
“일반적으로는 주변의 사람들과 공간을 관찰한다. 그로부터 얻는 정보는 나의 호기심을 확장하고 발전시키려는 욕구로 이어진다. 결국은 인간의 삶이다. 수년 간 사람들의 의식, 신념, 감정, 감각, 소비주의 같은 주제를 탐구했다. 열거한 것들은 사회, 인류, 문화를 다루는 문제에서 발생하는데, 그로부터 얻는 호기심을 나만의 관점으로 표현하려 애썼다. 돌이켜보면, 어릴 적부터 특정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전혀 일반적이지 않은 관점에서 이를 시각화하고 묘사하는 습관이 있었다. 그런 습관이 지금은 예술가적인 강점으로 진화했다고 생각한다.”

 

에드먼드 작가의 유화작품 ‘유적’_2020_골판지에 기름_27x34.6인치
에드먼드 작가의 유화작품 ‘유적’_2020_골판지에 기름_27x34.6인치

-회화 전공자이지만 최근 디지털미디어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그림은 분명 나의 예술적 자양분이지만, 언젠가부터 그 속에 갇히는 느낌이 들었다. 최근 미술계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는 불리함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런 고민의 결과, 나는 새로운 회화 기법의 실험을 시작으로 작품에 새로운 매개체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물론 시행착오는 있었다. 내가 가장 편하고 익숙한 영역은 그림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편안한 영역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던 셈이다. 다행히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능숙해질 수 있었다. 이제는 나를 가두고 있는 경계가 많이 옅어졌음을 느낀다. 기술적으로나 개념적으로 나의 창의력을 표현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믿고, 그에 대한 관심이 크다. 적어도 향후 몇 년 동안은, 끊임없이 탐구하고, 창조하고, 진화하는 다학제 예술가로서 여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자신의 예술관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작품을 소개해달라. 
“나의 예술적 미션은 세상의 경향이나 현상을 나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이를 세상과 공유하는 것이다. 늘 내가 필요로 하는 것 대신에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어느 공동체이든 내 작품에 반향을 일으킬 때 큰 만족감을 느낀다. 그런 면에서 ‘고통은 우리가 즐거움을 느끼는 이유’라는 제목의 시리즈 작품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 명실상부 나의 대표작이며, 가장 최근의 해외 프로젝트 결과물이다. 이 작품은 두 개의 유화와 한 개의 비디오 공연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021년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2021 국제현대미술제 아트스테이’에서 좋은 평가를 얻기도 했다.” 

 

두 개의 유화와 하나의 영상으로 구성된 ‘고통은 우리가 즐거움을 느끼는 이유’_2021
두 개의 유화와 하나의 영상으로 구성된 ‘고통은 우리가 즐거움을 느끼는 이유’_2021

-지난해 ‘아트 인 메타버스’ 전시에는 어떻게 참가하게 됐나. 
“2021년 가을 무렵,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시회 소식을 알게 됐다. 사실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다. 해당 전시의 시각적 개념과 나의 작품이 일치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결과적으론 너무나 만족스런 경험이었다. 해당 전시는 신진 아티스트였던 내 예술 경력의 하이라이트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현재의 예술과 미디어 산업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꼽는 것은 신흥 인재들이 기회를 제공받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아츠클라우드의 행보는 새로운 세대의 아티스트들이 길을 닦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아트 인 메타버스’ 전시의 출품작을 소개해 달라. 
“전시회에서 선보인 작품은 ‘무제(untitled)’라는 이름의 3분 25초짜리 비디오이다. 해당 작품은 인간, 기억 및 기술 사이의 관계, 세 가지 사이의 상호 연결에 대해 탐구하는 프로젝트다. 우리의 모든 행동이나 말, 생각이나 관점 등은 모두 기억에 반영된다. 그리고 그러한 기억은 인간의 마음에 무겁게 박혀 우리를 이끌어간다. 하지만 기술의 고도화로 인간의 효율성은 의심받기 시작했고 기억은 점점 평가 절하된다. 그것은 과연 긍정적일까, 부정적일까? 이러한 관계들에 대해 상징적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에드먼드 작가의 아트 인 메타버스 출품작 ‘무제(untitled)’(영상 캡처)
에드먼드 작가의 아트 인 메타버스 출품작 ‘무제(untitled)’(영상 캡처)

-최근 예술계에도 메타버스의 바람이 거세다. 그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메타버스는 분명 흥미로운 개념이지만, 현재 받고 있는 정도의 관심을 능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선 반신반의한 마음이 있다. 경제‧산업 분야의 활용도는 차치하고, 예술에 대해서만 생각해보면 말이다. 예술은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활동인데, 메타버스 내에서 인간의 욕망이 온전히 충족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인터넷에 널려 있는 모나리자 그림을 보기 위해, 기꺼이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늘고 있는 가상 미술 전시회에서 얻어지는 성취가 향후 아트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결정하지 않을까?” 

-앞으로의 활동이 더 기대되는데, 향후 어떤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나.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굳히는 작품이나 전시경력도 부족하다. 지금까지처럼 제가 성취한 다양한 관점에서 세상을 표현하려 애쓸 것이다. 그렇게 표현된 작품이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고, 세상과 소통하는 매개체다. 앞으로 작품을 통해 기억되는 아티스로 성장하고 싶다.”

 

/사진: 에드먼드 커크 작가 

 

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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