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부터 디지털예술까지…끊임없이 진화하는 미디어아티스트
‘아트 인 메타버스’展 예프게니 셰글로프 작가 인터뷰
벽화부터 디지털예술까지…끊임없이 진화하는 미디어아티스트
2022.12.29 17:28 by 최태욱

[Artist with ARTSCLOUD]는 아트 특화 메타버스 스타트업 ‘아츠클라우드’ 주최의 국제 미디어 아트페어 ‘아트 인 메타버스’展에 참여했던 해외 작가를 소개하는 연재 시리즈입니다. 

“지금 이 순간 제가 하는 작업은 이제까지의 모든 실험과 연구, 관찰과 공부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각각의 작업은 매번 새로운 주제와 창작으로 이끌어요. 창조가 또 다른 창조의 원천이 되는 셈이죠. 끊임없이 진화하여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걸 예술가의 첫 번째 덕목으로 꼽는 이유입니다.”

예프게니 셰글로프(51, Evgeny Shchelglov) 작가는 창조의 경험이 풍부한 아티스트다. 1990년대 중반부터 각종 전시회에 활발히 참여하면서 그림과 조각, 사진과 비디오, 그래픽디자인과 디지털 예술 분야까지 차례로 섭렵했다. 기법은 다양하지만 추구하는 바는 한 점으로 모인다. 창작자의 감정을 강하게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관람자들의 성찰과 감동을 이끌겠다는 비전이다. 작가는 “온갖 예술적 경험을 통해 흥미로운 주제를 발견하고, 이를 창작으로 연결했던 것이 나의 예술적 여정”이라고 말한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국내에서 진행됐던 <아트 인 메타버스> 전시에서도 새로운 여정을 써내려갔던 예프게니 작가에게, 그의 진화와 창의력의 비결을 직접 들어봤다.

 

예프게니 셰글로프(사진) 작가
예프게니 셰글로프(사진) 작가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것으로 들었는데, 주로 어떤 작업을 하는지 궁금하다. 
“나를 온전히 소개하기 위해선 화가, 벽화가, 그래픽 아티스트, 멀티미디어 작가 등 많은 수식어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출발은 역시 화가였다. 학생 시절 고전 회화와 그림을 공부했다. 그림 공부는 나에게 자유를 주었다. 내가 품고 있는 창의적인 생각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자유였다. 도화지부터 벽화까지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을 많이 만들었고, 다양한 전시회에도 참여했다. 이후에 사진과 영상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그로 인해 디지털 예술 분야로 넘어올 수 있었다. 현재는 3D 조각과 비디오 구성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다양한 형식을 활용하는 이유가 따로 있나?
“예술의 표현 양식은 내 창의력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감정적으로 뜨거워지는 무언가가 있을 때 작가는 이를 표현해야하고, 보는 사람들에게 성찰과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기법이 다양하다보니, 자연스레 주제 또한 확장된다. 개념적 사실주의, 추상화와 그래픽, 3차원 구성과 조각 등이 내가 선호하는 예술적 주제다.” 

 

예프게니 작가의 회화 작품 ‘At the Cafe’_90x100_oil on canvas
예프게니 작가의 회화 작품 ‘At the Cafe’_90x100_oil on canvas

-장르를 넘나드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어떤 노력들이 필요했나.
“예술가의 활동은 결국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예술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이다. 나의 경우에는 다양한 시험과 실험, 미술사 연구, 사조 관찰 등을 통해서 새로운 문제를 발견했다. 그 과정에서 언제나 흥미로운 주제와 맞닥뜨렸다. 특이한 점은 서로 다른 분야들이 실상은 모두 이어져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창조적인 작업을 진행하는 중에 다른 주제나 기법이 떠오른다. 내가 지금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은 3D 조형물 작업인데, 이는 이전의 플라스틱 조각 프로젝트와 추상화 그래픽 작업을 통해 도달한 세계다.”

-작품세계가 무척 다채롭다. 그중에서도 특히 애착을 가진 작품이 있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Hamburger Eaters-Happiness Eats’라는 그림을 제일 좋아한다. 170x200 캔버스의 대형 회화이며 3부작(Triptych) 시리즈이다. 현대인과 소비의 친밀감을 주제로 작업했다. 작가의 감정을 가장 강렬하게 표현하려고 한다는 차원에서 예술가로서의 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늘 새로운 도전을 즐긴다는 점에선 ‘flower from the future№3008’라는 비디오 영상물도 꼽고 싶다. 비디오와 3D조각을 하나의 작품으로 결합한 새로운 시도로, 가장 최근에 집중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Hamburger Eaters-Happiness Eats’(위)와 ‘flower from the future№3008’(영상 캡처)
‘Hamburger Eaters-Happiness Eats’(위)와 ‘flower from the future№3008’(영상 캡처)

-한국에서 열린 ‘아트 인 메타버스’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앞서 언급했든 지금의 내가 빠져 있는 분야는 디지털 예술이다. 성대한 디지털 전시 프로젝트에서 다양한 작품을 만나는 것, 특히 그 자리에서 나의 디지털 작품을 보는 것은 언제나 환영한다. 지난해 가을, 굉장히 흥미로운 인상을 가진 전시회 소식을 들었고, 매우 긍정적으로 그 자리에 참여했다. 한국의 더 많은 미술관, 수집가, 관객들이 내 작품에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한다.”

-‘아트 인 메타버스’에 출품한 작품을 소개해달라. 
“전시에서 선보인 작품은 ‘브라질 №1(brazil№1)’이라는 작품이다. 연작으로 기획된 작업의 첫 번째 작품으로, 브라질 카니발을 주제로 한 감성이 3D그래픽과 영상으로 표현된 형태다. 이 작품은 몇 가지 단계를 거쳐 제작됐다. 먼저 조각들이 만들어졌고, 몇 가지 선택된 조각들이 비디오와 결합됐다. 추상적인 조각들로 구성된 그래픽 시리즈는 나의 최신작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스타일이다. 한때 사실주의를 표방했던 적도 있었지만, 디지털 아트에 진입한 후부터는 감정적인 의미를 가지는 추상적인 영상 구성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아트 인 메타버스 출품작 ‘brazil№1’(영상 캡처)
아트 인 메타버스 출품작 ‘brazil№1’(영상 캡처)

-어느덧 중견 작가의 위치다. 앞으로는 어떤 활동을 구상하고 있나.
“처음부터 내 감정에 가장 충실한 작업을 하려고 노력해왔다. 지금은 그게 디지털로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메타버스의 확장은 창의적 실현의 확대를 의미한다. 세계 예술사에 있어서 그것은 발전의 새로운 단계가 될 것이다. 개인의 역사로 봐도 마찬가지다. 새롭게 펼쳐진 세상에서 나의 감정을 꾸준히, 그리고 열정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면 명성과 인기는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

 

/사진: 예프게니 셰글로프 작가

 

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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