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떠보지만 몸이 천근만근이다. 입은 바싹 말랐고, 목은 깔깔하다. 감기다. 날이 추워지면 조금만 무리해도 금세 이렇게 되고 만다. 누군가 간호해줄 사람이 있다면 누워 쉬는게 최선이겠지만, 혼자서는 누워 쉬는 것이 독이다. 사람 온기가 없으면 억지로라도 몸을 깨워야 기운이 돈다. 조금은 서글프지만, 더 서글픈 꼴이 되기 전에 부산히 움직이기로 한다. 밀린 빨래를 하고, 설거지에 청소까지 마무리한다. 그나마 조금 낫다. 귀찮지만 밥도 해먹어야 한다. 손이 덜 가면서도 훈훈한 백숙이 제격이다.
재료들을 냄비에 부어넣고 불을 올린다. 물이 끓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방안이 조금 훈훈해진다. 푹 익어서 뼈가 술술 발라지는 닭을 건져서 찢어놓고, 뽀얀 국물을 떠다가 밥상을 차린다. 정신없이 먹다보면 어느새 닭다리 뼈를 빨고 있는데, 으슬으슬하던 감기기운은 감쪽같이 없고 그저 배가 불러 늘어진다. 요대로 자버리면 감기가 떨어질까 싶은 생각에 뜬끈하게 틀어놓은 장판에 몸을 뉘여본다. 혼자 아프면 서럽다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혼자서 먹고 살만 하다.
재료
생닭 한 마리(500g)
마늘 3통(18쪽)
대파 한 줄기
소면 1인분(100g)
레시피
1. 닭은 기름이 많은 꼬리부분을 제거하여 준비한다.
2. 파는 적당한 길이로 썰어 준비한다.
3. 냄비에 닭과 부재료를 넣고 닭이 잠길 정도로 찬물을 부어준다.
4. 센 불에서 끓이다가 육수가 끓어오르면 중간 불로 낮추어서 30-40분 끓여준다.
5. 닭은 따로 건져놓는다.
TIP 닭은 소금과 후추를 섞은 것에 찍어먹으면 좋다.
TIP 사진에 있는 양념장은 간장, 식초, 설탕, 와사비, 고추가루, 대파 썬 것을 섞은 것이다. 입맛에 맞게 양을 가감하여 만들면 좋다.
6. 육수에서 파와 마늘을 건져내고, 소금으로 간을 한 뒤 소면을 1인분 넣고 3-4분 끓여준다.
7. 불을 끄고 그릇에 국수와 육수를 옮겨담으면 완성.
TIP 취향에 따라 파를 썬 것을 얹어먹거나 후추를 뿌려먹으면 좋다.
/사진: 이지응